상승세 이대호, 부진한 애덤 린드, 감독의 선택은?

FA를 앞두고 잭 그레인키처럼 최고의 성적으로 돈방석에 앉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좋지 못한 성적으로 FA 재수를 하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 팀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선수는 팀 이적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올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시애틀의 애덤 린드는 밀워키에서 시애틀로 옮긴 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애덤 린드는 현재 타율 .212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125로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시애틀이 아담 린드를 영입한 것은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애덤 린드는 오른손 투수 상대 통산 타율 .290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통산 타율 .215 로 부진했다.애덤 린드의 이런 약점 때문에 시애틀은 왼손 투수 스페셜리스트로 이대호를 선택했다.

▲ 사진: 시애틀 매리너스 트위터

시애틀의 계획대로 애덤 린드가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잘쳐주고 이대호가 왼손 투수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둬주면 바랄 것이 없었겠지만 현재 아담 린드는 그간 강점을 보이던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도 타율 .192로 부진에 빠져 있다. 반면 이대호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353를 기록하며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 완성형 타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팀 공헌도 fWAR 수치로 보면 애덤 린드는 fWAR -0.8로 메이저리그 야수 594명 중에 590위로 다저스의 하위 켄드릭, 텍사스의 프린스 필더 등과 함께 최하위 그룹에 속해 있다. 애덤 린드는 1루수로서 수비 지표마저 좋지 못하다. 

시애틀 서비스 감독은 시애틀 타임즈에서 애덤 린드의 문제점으로 볼에 배트가 자주 나가는 것을 지적했다. 애덤 린드는 지난 시즌보다 볼넷율(11.5%->3.4%)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반대로 삼진율(17.5%->25.8%)은 늘었다. 

메이저리그 평균 O-Swing%(스트라이크 존 밖 스윙 비율)이 27.4%인 반면, 애덤 린드의 O-Swing%는 42.7%로 매우 높다. 아담 린드의 컨택율 역시 72.5%로 메이저리그 평균 78.1%보다 낮다. 기록에서도 보여지듯 애덤 린드은 선구에 있어 약점을 드러낸 상태다. 

애덤 린드의 부진과는 별개로 이대호는 멀티 안타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 이대호 vs 애덤 린드 주요 성적 비교

현시점 시애틀 1루수 주전인 애덤 린드와 백업 플레이어인 이대호의 주요 성적을 비교해 보자. 어느 스탯 하나 애덤 린드가 앞서는 기록이 없다. 특히 wRC+(조정 득점 생산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wRC+100이 평균이고 160 이상일 경우 아주 뛰어난 타자이며 60 이하는 최악의 타자에 속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스탯은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이다. 타자는 투수와 달리 BABIP이 개인 특성을 띄기도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 BABIP은 2할9푼대 후반이고 이대호의 BABIP은 .258로 리그 평균 BABIP보다 낮고 자신의 타율 .286보다 낮다. 

2015년 규정타석을 채운 4.3%에 해당하는 선수만이 BABIP이 타율보다 낮았다. 대부분 선수들은 BABIP이 타율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이대호의 기록이 적은 경기수에서 나와 큰 의미를 둘 수는 없지만, 이대호의 BABIP이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낮고 타율보다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대호의 성적이 추가 상승 내지는 현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든 기록에서 앞서고 있는 이대호가 시애틀 1루 주전이 될 가능성은 현재 높지 않다. 한 시즌을 놓고 월별로 보면 1할대나 2할대 초반 기록이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애덤 린드의 성적이 앞으로도 부진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선 모든 지표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이대호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할애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기록 출처: fangraphs, MLB.com

양승준 칼럼니스트/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