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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스페셜리스트와 반쪽이 사이, 좌우 불균형 투수들

2015-02-04 수, 17:58 By KBReport

   상대 선수의 유형에 따라 기록이 크게 달라지는 선수들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다. 한 유형에게 압도적으로 강해 ‘스페셜리스트’라는 칭호를 받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한 유형에게 압도적으로 약해 ‘반쪽 짜리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는 선수들도 있다. 

물론 지난 기사에서 각 유형에게 강한 선수들에 대해 알아봤지만, 이렇듯 한 유형에게만 상대적으로 강한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좌/우타자를 상대로 큰 차이를 보이는 투수, 좌/우투수를 상대로 큰 차이를 보이는 타자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기로 했다. 

이번 기사의 기록 역시 지난 기사와 마찬가지로 타자의 경우 1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125명, 투수의 경우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76명의 선수들에 한하여 조사했다. 

좌우 불균형 투수(VS우타자 강세) TOP5

표를 살펴보면, 한화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타투스코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우타자 피안타율이 2할도 되지 않는 타투스코이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무려 3할5푼이 넘는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차는 무려 0.168. 심각한 좌우 불균형이다. 커터에 가까운 궤적을 보이는 그의 직구는 우타자에게는 때려내기 힘든 공이었지만, 좌타자에게는 손쉬운 먹잇감이었던 듯하다. 

넥센 불펜의 핵심인 한현희도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에게 약점을 보였다. 한현희는 사이드암이라는 무기를 이용해 우타자들의 악몽으로 자리잡았지만, 이 무기는 좌타자들에게는 잘 먹히지 않았다. 그는 좌타자를 상대로 3할 피안타율, 4할 피출루율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좌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453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거리지만 선발로 뛰게 될 2015시즌에는 상대해야 할 좌타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넥센에는 한현희 이외에도  좌타자에 상대적으로 약한 투수들이 많았다. 2015시즌 3년 연속 4강을 위해서는 좌타자 봉쇄는 필수적. 특히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삼성에는 최형우, 이승엽, 박한이, 채태인 등 수준급 좌타자들이 즐비하다. 다가오는 2015시즌 좌타자를 주의해야 할 넥센의 선수는 한현희뿐만이 아니다.

이외에도 SK 역시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윤길현, 전유수가 좌타자에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윤길현은 우타자를 상대로 0.295의 낮은 피장타율을 기록하며 짠물 투구를 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0.574의 높은 피장타율로 아쉬움을 남겼고, 전유수 역시 좌타자를 상대로 극심한 낯가림을 보였다.

2015시즌 한현희는 좌타자를 넘어 선발로 안착할 수 있을까? [사진: 넥센 히어로즈]

좌우 불균형 투수(VS좌타자 강세) TOP5

한화의 유망주 송창현이 단연 눈에 띈다. 송창현은 모든 부문에서 2위 안에 들며 극심한 좌우 불균형을 보였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꽤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OPS 1.140을 기록하는 등 난타를 당했다. 2014시즌의 송창현에게 우타자들은 모두 강정호 급의 선수였던 셈.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우타자 극복이 절실해 보인다.

넥센의 차세대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은 하영민도 우타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며 선발로 자리 잡는 데 실패했다. 그가 우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피안타율 0.382, 피장타율 0.669는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토종 선발투수가 부족한 넥센의 선발진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는 2014시즌 우타자에게 고전한 이유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넥센의 수호신 손승락은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하며 넥센의 2년 연속 4강을 견인했으나, 우타자를 상대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우타자 상대 3할이 넘는 피안타율과 5할이 넘는 피장타율은 한 팀의 마무리라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 하지만 2013시즌에는 우타자 상대 2할대 피안타율, 3할대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15시즌에는 좌우 불균형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 기대해 볼만하다.

한편, 순위권에 든 대부분의 선수들과 달리 삼성 안지만과 LG 유원상은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안지만은 피안타율차, 피출루율차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좌타자를 상대로 워낙 극강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지, 우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안지만은 좌타자 상대 피OPS 0.528, 우타자 상대 피OPS 0.748로 어느 유형의 타자에게나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유원상 역시 마찬가지. 좌타자를 상대로 0.250의 낮은 피장타율을 기록하며 좌타자를 완벽 제압했고, 우타자를 상대로도 모든 부문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코끼리의 남자’였던 송창현이 ‘야신’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우타자를 이겨내야 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좌우 불균형 투수들 : 대부분이 불펜 투수  "선발 노린다면 타자를 가리지 않아야"

일반적으로 투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직은 선발투수다. 선발투수는 등판 간격이 일정해 컨디션 관리가 쉽고, 휴식일이 보장된다. 자신이 한 경기를 책임진다는 자부심 역시 선발투수의 매력이다. 뿐만 아니라, 선발투수의 연봉이 계투에 비해 대체로 더 높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긴 이닝을 책임지며 많은 타자를 상대해야 하고, 자연히 다양한 유형의 타자를 모두 공략할 수 있어야 선발투수로 버텨낼 수 있다.

위 기록을 통해서도 좌우 불균형 투수는 선발로 자리잡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좌우 불균형 투수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투수는 총 16명. 그 중 5명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에서 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그나마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5명의 선발투수 중 타투스코와 마틴은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했고, 하영민은 선발로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상대 타자의 유형에 따라 성적이 요동치는 선수들은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이다. 

위 기록의 순위권에 든 선수들 중, 2015시즌 선발 보직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한현희, 하영민, 송창현 등이 있다. 이 선수들이 약점을 극복하고 좌우 균형을 갖춘 선발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2015시즌 관전의 묘미가 될 것이다.

 계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