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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센터라인분석-키스톤콤비(1편: 삼성, 넥센, NC, LG, SK)

2015-02-26 목, 15:30 By KBReport

‘공격은 승리를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NBA(미국 프로농구)의 오랜 격언이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격언은 비단 농구나 축구뿐 아니라, 야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는 물샐 틈 없는 수비로 ‘SK 왕조를 만들었고, 2014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인 넥센 히어로즈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2009시즌부터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암흑기에 빠져든 원인도 아쉬운 수비 탓이 크다. 

이렇듯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비, 야구에서 이 수비의 핵심에는 센터 라인이 있다. 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를 잇는 정중앙의 라인을 지칭하는 이 센터라인이 굳건해야만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강한 수비력을 갖춰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팀의 센터라인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팀의 수비력, 나아가 2015시즌 해당 팀의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팀의 센터라인에는 어떤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②팀의 척추, 키스톤 콤비

키스톤이란 아치를 이루는 벽돌 중 가장 꼭대기에 있는 돌로, 이 돌이 없으면 아치 전체가 파괴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돌로 불린다. 유격수와 2루수의 위치가 내야진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기에 유격수와 2루수를 묶어 키스톤 콤비라 부르기도 한다. 키스톤 콤비는 그라운드의 중심에 있는 2루 베이스를 사이에 두고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 포수가 팀의 리더이자 두뇌라면, 키스톤 콤비는 몸 전체를 지탱하는 척추라고 할 수 있다. 이 키스톤 콤비가 내야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내야진 전체, 나아가 팀의 수비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2015시즌 각 팀의 척추에는 어떤 선수들이 자리잡을까?

삼성 라이온즈 : 김상수-나바로 조합 ‘확정적’ – 공수 안정 최상의 조합

공수겸장 내야수, 김상수와 나바로 [사진: 삼성 라이온즈]

‘최강’ 삼성답게 키스톤 콤비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강정호가 떠난 뒤 최고의 유격수 자리를 이을 선수로 주목 받는 김상수, 테임즈와 함께 최고의 용병 타자로 인정받은 나바로로 구성된 삼성의 키스톤 콤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김상수는 류중일-박진만을 잇는 삼성 유격수 계보의 적자다. 데뷔와 동시에 6시즌 연속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뛰며 평균 116경기에 출장, 삼성 내야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로 주전 유격수를 꿰찼지만 최근에는 공격력도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데뷔 시즌인 2009시즌 타율 0.244에 그쳤지만 2011시즌 타율 0.278을 기록했고, 2013시즌에는 타율 0.298을 기록하며 공수 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2014시즌에는 무려 53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도루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그의 유일한 아쉬움은 골든글러브. 유격수 최초 4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강정호에 밀려 단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차지하지 못했다. 강정호가 떠난 2015시즌, 그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노린다.

삼성의 주전 2루수는 ‘복덩이 용병’ 야마이코 나바로의 차지다. 영입 당시에는 다른 용병들과 달리 화려하지 않은 커리어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며 삼성의 ‘복덩이’로 자리잡았다. 1번타자로 출장하면서도 31홈런 98타점을 기록, 강력한 파괴력을 뽐냈다. 파워만 강했던 것이 아니다. 도루도 25개나 곁들이며 배영섭의 리드오프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6경기 동안 무려 4홈런-10타점을 기록하며 2루수 최초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2015시즌에도 삼성 2루의 주인은 당연히 나바로다. 그가 2년차 징크스 없이 2014시즌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의 통합 5연패 도전은 보다 수월해질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 2루수 서건창 ‘확정적’, 유격수 ‘경합’ - 유격수 강정호의 대체자는 누구?

공수겸장 강정호는 없다. 공격의 윤석민과 수비의 김하성이 맞붙는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2014시즌 넥센의 키스톤 콤비는 단연 최강이었다. 2014시즌 최고를 넘어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키스톤 콤비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타자 부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2위도 넥센의 키스톤 콤비인 강정호와 서건창의 차지였다. 

2014시즌 프로야구 최초로 단일시즌 200안타를 기록하며 리그 MVP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한 서건창이 2루수 주전 자리를 놓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신고선수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 그의 질주는 2015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루수 서건창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유격수 자리는 불확실하다. 유격수 최초 40홈런-100타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4회에 빛나는 강정호는 MLB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났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던 그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넥센은 강정호의 빈 자리를 부족하게나마 메꿔줄 수 있는 선수로 윤석민과 김하성을 꼽고 있다. 

윤석민은 손쉽게 두 자리 수 홈런을 칠 수 있는 공격력이 장점이지만, 프로에서는 주로 3루수로 나서 유격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김하성은 민첩성과 수비 센스 면에서 윤석민보다 우위에 있지만, 2014시즌 1할대 타율에 그치며 공격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현재까지는 윤석민이 김하성에 비해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윤석민이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낸다면 곧바로 김하성이 치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공격력의 윤석민과 수비력의 김하성, 체격도 스타일도 크게 다른 둘 중 주전 유격수를 차지하는 선수는 누가 될까.

NC 다이노스 : 손시헌-박민우 조합 ‘확정적’ – 경험과 패기의 조화
 

NC의 ‘신구조화 키스톤 콤비’는 2015시즌에도 이어진다. [사진 출처=NC 다이노스 홈페이지]

2013시즌 1군에 진입한 NC는 키스톤 콤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유격수 자리에는 노진혁이 자리를 잡았지만 타율 0.223에 그쳤고, 2루수 자리에는 지석훈, 이상호, 차화준 등이 기용되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2014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을 FA영입하며 유격수 포지션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2루의 주인은 확실치 않은 듯 했다. 하지만 NC에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박민우가 있었다. 2013시즌 막판 가능성을 보였던 박민우는 2014시즌 타율 0.298에 무려 50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주전 2루수와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공수에서 모두 존재감을 드러내며 넥센의 조상우, 삼성의 박해민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2015시즌에도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다.

단 한 시즌만을 같이했지만, 손시헌과 박민우의 조합은 꽤나 안정적이다.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만 35세의 베테랑 손시헌과 93년생으로 만 22세인 박민우의 조합은 경험과 패기를 모두 갖추고 있다. 박민우가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낸다면 NC는 안정된 센터라인을 기반으로 2015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LG 트윈스 : 유격수 오지환 ‘확정적, 2루수 손주인 ‘유력’ – 한나한 활약이 변수

2015시즌 LG의 주전 키스톤 콤비는 바로 우리! [사진: LG 트윈스 홈페이지]

지난 2014시즌 LG의 내야는 변동이 심했다. 수 년간 LG의 3루를 지켜온 정성훈이 1루수로 보직을 옮겼고, 용병 타자인 조쉬벨이 3루수를 맡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 조쉬벨이 부진을 거듭하며 퇴출되고 외야수인 스나이더가 들어오면서 다시 한 번 내야진에 변동이 생겼다. 결국 2루수로 뛰던 손주인이 3루로 이동했고, 박경수와 김용의가 2루를 맡았다. 다행스럽게도 시즌 초반과 중반 계속된 내야진 변동에도 LG의 내야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안정된 내야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며 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의 구성이 계속해서 변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특히 서로간의 호흡이 중요한 내야진의 변동은 수비 조직력에 치명적이다. 2014시즌 내야진 개편을 통해 좋은 효과를 봤으나, 2015시즌에는 내야진이 변동 없이 유지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내야진 안정의 핵심은 키스톤 콤비를 맡게 될 오지환과 손주인이다. 

오지환은 2009시즌 데뷔한 이래 LG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왔다. 타격의 정확성과 많은 실책수는 다소 아쉽지만 빼어난 장타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통해 LG 내야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5시즌간 2011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2015시즌에도 LG의 주전 유격수로 기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LG의 2루는 다시 손주인이 차지할 전망이다. 2014시즌 중반 이후 3루수로 출장하며 좋은 활약을 했지만, 손주인의 주 포지션은 엄연히 2루수다. 삼성에서는 좀처럼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LG로 이적한 이후 2시즌 연속 120경기 이상을 출장하며 LG 내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손주인은 3시즌 연속 세 자리 수 경기 출장을 노린다. 

변수가 있다면 3루수를 맡게 될 용병 타자 한나한이다. 한나한의 3루 수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을 정도이지만 공격력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있다. 단순한 3루수가 아닌 용병 타자이기에, 타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2014시즌 조쉬벨의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다. 2015시즌 LG 키스톤 콤비의 키는 오지환, 손주인이 아니라 한나한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 와이번스 : 유격수 김성현 ‘유력’, 2루수 ‘혼전’ – 정근우의 빈자리가 크다

김성현과 나주환은 2015시즌에도 키스톤 콤비로 손발을 맞출 수 있을까? [사진: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도 LG와 마찬가지로 2014시즌 내야진의 변동이 컸다. 최정과 함께 SK 내야의 핵을 담당하던 정근우가 한화로 이적했고, 주전 유격수 박진만이 시즌 초반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19경기 출장에 그치며 2013시즌의 주전 키스톤 콤비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다행히도 김성현과 나주환이 주전 유격수와 2루수로 자리잡으며 정근우와 박진만의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지만, 2015시즌에도 이들이 주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5시즌 SK의 주전 유격수 후보는 김성현과 박진만이다. 박진만은 불혹의 나이와 무릎 부상 여파로 인해 순발력에서 문제가 있다. 타격 능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에 2015시즌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 김성현은 만 27세로 아직 젊고, 안정된 수비력도 갖췄다. 2014시즌에는 타율 0.284를 기록하며 약점이던 타격 능력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기에 2015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는 김성현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진만은 대한민국 유격수 계보를 논할 때 빠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력과 경험을 자랑하는 선수이기에 김성현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전 유격수 자리는 김성현이 앞서고 박진만이 추격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구도다. 하지만 주전 2루수 경쟁은 여전히 복잡하다. 2014시즌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 좋은 성적을 낸 나주환이 가장 앞설 것 같지만, FA 협상 과정에서 다소 불협화음을 겪었고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주전 자리를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이 틈을 노리고 여러 명의 경쟁자가 가세했다. 

신현철은 넥센에서 SK로 이적한 뒤 데뷔 최다인 60경기에 출장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박계현은 신인임에도 62경기 타율 0.341을 기록하며 SK 내야의 미래로 떠올랐다. 여기에 유격수 골든글러브 출신인 이대수가 포지션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경쟁 구도에 끼어들었다. 이들 중 치열한 경쟁을 통해 2루의 주인이 될 선수는 누가 될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
(2편에서 계속)

계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