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센터라인분석-키스톤콤비(두산, 롯데, KIA, 한화, KT)

2015-03-04 수, 15:42 By KBReport

‘공격은 승리를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NBA(미국 프로농구)의 오랜 격언이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격언은 비단 농구나 축구뿐 아니라, 야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는 물샐 틈 없는 수비로 ‘SK 왕조를 만들었고, 2014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인 넥센 히어로즈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2009시즌부터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암흑기에 빠져든 원인도 아쉬운 수비 탓이 크다. 

이렇듯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비, 야구에서 이 수비의 핵심에는 센터 라인이 있다. 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를 잇는 정중앙의 라인을 지칭하는 이 센터라인이 굳건해야만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강한 수비력을 갖춰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팀의 센터라인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팀의 수비력, 나아가 2015시즌 해당 팀의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팀의 센터라인에는 어떤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②팀의 척추, 키스톤 콤비

키스톤이란 아치를 이루는 벽돌 중 가장 꼭대기에 있는 돌로, 이 돌이 없으면 아치 전체가 파괴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돌로 불린다. 유격수와 2루수의 위치가 내야진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기에 유격수와 2루수를 묶어 키스톤 콤비라 부르기도 한다. 키스톤 콤비는 그라운드의 중심에 있는 2루 베이스를 사이에 두고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 포수가 팀의 리더이자 두뇌라면, 키스톤 콤비는 몸 전체를 지탱하는 척추라고 할 수 있다. 이 키스톤 콤비가 내야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내야진 전체, 나아가 팀의 수비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2015시즌 각 팀의 척추에는 어떤 선수들이 자리잡을까?
관련기사
두산 베어스 : 김재호-오재원 조합 ‘유력’ – 백업도 탄탄해

2015시즌, 이들은 백업의 도전을 물리칠 수 있을까?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의 야수층은 두텁기로 유명하다. 주전과 백업이 격차가 크지 않고, 한 선수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른 선수가 금방 그 자리를 메워낸다. 특히 내야진은 두텁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두산의 백업 내야수들은 대부분 다른 팀에서는 주전으로도 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덕분에 현재 주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라 할지라도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2014시즌의 주전 키스톤 콤비는 김재호와 오재원이었고, 2015시즌에도 이 두 명이 주전 키스톤 콤비로 뛸 가능성이 높지만, 두산의 백업 내야수들은 언제든 치고 들어올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도, 2루수 자리는 그나마 경쟁이 덜하다. 2007시즌 1군에 데뷔한 이후 2루 자리를 절대 내주지 않고 있는 오재원이 있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폭넓으면서도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을 무기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실책을 10개 이상 기록한 시즌은 단 두 시즌뿐이고, 2011시즌 도루왕에 오르는 등 최근 5시즌동안 평균 3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백업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고영민이 버티고 있지만 오재원의 아성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전 유격수 자리는 좀 더 경쟁이 치열하다. 2015시즌 주전 유격수는 김재호가 차지할 확률이 높지만 허경민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한다. 허경민은 최근 3시즌간 평균 90경기를 소화하며 준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선수. 김재호가 잠시라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부진에 빠진다면 주전 유격수 자리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최주환도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다. 최주환은 2015시즌 유격수보다는 주전 3루수 경쟁에 끼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김재호가 빈틈을 보인다면 치고 들어올 능력이 충분한 선수다. 아직까지는 2015시즌의 출발을 김재호가 맡을 가능성이 높지만, 개막전 유격수 자리에 다른 이름이 보이더라도 두산 팬들은 그다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 문규현-정훈 조합 ‘확정적’ – 백업은 글쎄

 144경기 체제, 백업 발굴이 시급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2015시즌에도 롯데의 키스톤 콤비는 문규현과 정훈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문규현은 2010시즌 80경기에 출장하며 기회를 잡았고, 최근 5시즌간 평균 93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정훈은 2010시즌 데뷔 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고, 2012시즌 78경기에 출장한 후 2013, 2014시즌에는 모두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이 두 선수 모두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문규현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2014시즌을 제외하면 최고타율이 0.242일 정도로 타격 능력이 아쉽다. 시즌 최다홈런은 3개, 최다도루는 5개로 공격에서는 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잔부상이 많아 최근 2시즌간 평균 78경기 출장에 그친 점도 위험 요소다. 정훈은 괜찮은 수비력을 갖췄고, 타격 능력 역시 최근 상승세를 탔지만 주전 경험이 두 시즌에 불과해 아직 긴 시즌을 치러내는 노하우가 부족하다. 

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것이고, 두 선수는 분명 한 팀의 주전 키스톤 콤비를 맡을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하지만 문제는 백업의 존재 유무다. 롯데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문규현밖에 없다. 백업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신본기는 경찰청에 입대했고, 오승택은 1군 경기 기록이 58경기에 그친, 검증되지 않은 선수다. 2루수 백업에는 박준서가 있지만, 2014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애리조나 전지훈련 중 부상으로 귀국하며 시즌 준비에 다소 차질이 생겼다. 

든든한 백업이 있다면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고, 일시적인 부상이나 부진이 찾아와도 다소 여유 있게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마땅한 백업이 없다면 단점은 오히려 더 부각되고, 일시적인 부상이나 부진도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롯데가 빠르게 백업 키스톤 콤비를 발굴해내야 하는 이유다.

KIA 타이거즈 : 유격수 강한울 ‘유력’, 2루수 춘추전국시대 - 베테랑이 필요해

주전 키스톤 콤비 이탈은 KIA에겐 위기, 강한울에겐 기회다. [사진: KIA 타이거즈]

2015시즌 KIA의 센터라인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포수, 유격수, 2루수, 중견수 할 것 없이 모두 구멍이 났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숙제는 키스톤 콤비 발굴이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과 주전 2루수 안치홍이 동반 입대하며 내야의 중심이 텅텅 비게 됐다. 이 둘은 2009시즌부터 6시즌동안 주전 키스톤 콤비로 손발을 맞추며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맹활약, 리그 정상급 키스톤 콤비로 자리매김한 선수들. 기존의 백업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노리며 경쟁하겠지만, 이들만한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유격수 자리는 그나마 숨통이 트여 있다. 2014시즌 김선빈이 부상으로 33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여러 자원들을 시험했고, 어느 정도의 희망도 얻었다. 시즌 후반 신인 강한울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으며 좋은 성적을 올렸다. 비록 실책을 11개 저지르며 수비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신인 유격수가 데뷔 첫 시즌부터 93경기에 나서며 타율 0.264를 기록하고 4개의 3루타까지 보탠 것은 분명 희망적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2015시즌에도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이 정도의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KIA에겐 큰 힘이다.

2루수 자리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내야수 김민우와 박기남, 2년차 기대주 박찬호, 슈퍼 루키 황대인, 서른 살 유망주 최용규 등이 주인 잃은 2루를 차지하려 경쟁하고 있다. 심지어 외야수인 김주찬도 2루수 연습을 병행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중 누가 주전 2루수로 기용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김기태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이들을 실험하며 누가 주전에 가장 적합한지 가려낼 것이다.

이렇듯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베테랑이다. 주전으로 기용될 경우에는 후배들의 교과서가 되어야 하고, 백업으로 뛰더라도 후배들이 흔들릴 경우 바로 올라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유격수 강한울은 분명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지만 아직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고, 주전 2루수 경쟁을 하고 있는 박찬호, 황대인, 최용규 등도 1군 경험이 일천하다. 김민우, 박기남 등 베테랑 선수들이 주전 여부와 관계없이 충실하게 중심을 잡아줘야만 KIA의 리빌딩도 성공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한화 이글스 : 2루수 정근우 ‘확정적’, 유격수 ‘경합’ – 한상훈의 관록과 강경학의 패기

 정근우의 짝꿍 찾기 시즌 2가 곧 시작된다. [사진: 한화 이글스]

최근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의 최대 약점은 마운드와 수비였다. 특히 내야수들의 실책으로 자멸하며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더 이상 한화의 내야는 약하지 않다. FA로 영입한 정근우, 굳건한 수비를 자랑하는 한상훈이 버티고 있고, 군에서 복귀한 유망주 강경학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권용관, 이학준, 전현태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고, 오선진, 하주석, 최윤석 등은 상무와 경찰청에서 칼을 갈고 있다. 이제 한화는 키스톤 콤비 자원에 있어서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
2015시즌 한화 2루의 주인이 정근우라는 것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을 것이다. 통산 타율 3할(역대15위)을 기록할 정도로 정확한 타격, , 그리고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타구마저 낚아채는 수비력, 통산 300도루(역대 8위)를 기록한 빠른 발까지 공수주를 모두 갖춘 정근우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을 차지할 수 있는 선수다. 특히 SK시절 스승인 김성근 감독을 다시 만나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한상훈이 돋보인다. 한상훈은 2003시즌 데뷔한 이후 한화에서만 10시즌을 뛰며 1008경기에 출장한 베테랑이다. 타격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한 시즌 최다 실책이 8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과거 한화의 감독을 맡았던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수비력 하나만큼은 국가대표급’이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을 정도다. 주전으로 시즌을 출발한 적은 없지만, 10시즌 동안 평균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항상 주전 자리를 따냈다. 2014시즌에도 송광민이 수비 난조로 3루수로 보직을 옮기며 주전 자리를 따내는 듯 했지만 시즌 중반 수비 도중 정근우와 충돌하며 발목 부상을 입었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강경학에게 내줬다.

강경학은 한상훈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기회를 얻었다. 데뷔 첫 안타를 결승 역전 스리런으로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41경기 타율 0.221, 1홈런 7타점으로 타격 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만 22세의 어린 나이와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5시즌 한화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수비에서도 기복이 있어 선배 한상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상훈은 시즌을 마친 후 발목 수술을 받으며 재활 중이기에 시즌 초반 기회를 잘 잡으면 생애 첫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KT 위즈 : 박기혁-박경수 ‘확정적’ – FA 효과 볼까

KT 센터 라인의 중심인 둘은 사진에서도 가운데다. [사진: KT 위즈]
앞서 말했듯, 센터 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KT의 야수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어리고 경험이 적기에, 센터 라인에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줘야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KT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FA로 베테랑 내야수 두 명을 영입하며 키스톤 콤비 구성을 마쳤다. 2015시즌 KT의 키스톤 콤비는 ‘FA 듀오’ 박기혁과 박경수로 구성될 전망이다.

롯데에서 이적한 박기혁은 프로 통산 13시즌 1006경기를 소화한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유격수다. 통산 타율이 0.239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 능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수비로 KT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최근 세 시즌에서는 평균 34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KT에서 주전 유격수로 고정될 확률이 높은 만큼 공수에서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LG에서 이적한 박경수는 고교 시절 ‘천재 유격수’로 불릴 정도로 초고교급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2003년 무려 4억 3천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으며 LG에 입단했고, 데뷔 첫 해부터 8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3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05시즌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며 LG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KT는 박경수의 수비력과 잠재력에 주목했다. 비록 통산 타율은 0.241에 불과하지만, 유격수와 2루수 포지션에서 모두 수준급의 수비력을 보였고 2014시즌 홈스틸을 두 차례나 성공하는 등 야구 센스도 출중하기에 KT의 2루를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 것이다. 실제 박경수는 2014시즌 결정적인 홈스틸을 통해 LG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고, 시즌 중반에는 경기 막판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하는 등 기록 외적인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KT의 팬들은 2015시즌 박경수가 팀 이적을 계기로 ‘천재 유격수’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계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