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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KBO 2014시즌 홈런의 영양가에 관한 통계

2015-03-12 목, 11:39 By KBReport

누가 더 영양가있는 홈런타자인가?

 (사진: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지난 14시즌 프로야구에서는 1162개의 홈런이 나왔습니다역대급 타고시즌답게 13시즌에 비하면 45% 12시즌에 비하면 89%가 늘어난 숫자입니다시즌 전체 득점이 6477점이었는데 그중 30%가 넘은 1952점이 홈런으로 만들어진 점수입니다.

하지만 홈런의 가치가 다 같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자가 없을 때의 1점홈런과 만루의 4점 홈런이 서로 다르고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 터져나온 홈런인가가 소위영양가에서 다릅니다. 

홈런으로 가장 많은 타점을 만들어낸 타자는?

14시즌의 홈런1위는 박병호(52)였습니다그렇다면 홈런으로 만든 타점이 가장 많은 타자는 누구일까요?

홈런이 많은 타자가 역시 홈런에 의한 타점도 많습니다.  77타점으로 박병호와 강정호가 공동1위입니다.  그러나 강정호는 40홈런으로 박병호보다 12개 적은 홈런으로 그것도 70타석 적게 나와서 같은은 77타점을 기록한 것입니다

대체로 홈런순위와 홈런타점순위가 비슷하긴 하지만 몇군데 특이한 것들도 있습니다.

박병호는 52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단 1개의 만루홈런도 없었던 반면 강정호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했습니다.  3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한 또다른 타자는 이범호와 이병규(7)입니다.

이병규는 16개의 홈런밖에 때려내지 못했지만 그중에서 만루홈런이 3개였고 그래서 홈런순위 24위이지만 홈런타점 순위는 14위에 오릅니다 

리그전체에서 만루홈런은 총 37개였고 전체 홈런 중 3.2%입니다가장 비중이 높은 건 역시 1점홈런으로 1162개 중 607개로 52%를 차지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교조(?) 빌제임스는 그의 십계명에서 “3점 홈런과 리드오프의 출루를 거룩하게 여기라. Honor the three-run homer and the leadoff walk.”고 했는데 이에 어울리는 타자가 바로 강정호입니다가장 많은 홈런타점, 리그최다인 3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한 강정호는 3점 홈런에서도 9개로 최고이며 6개로 공동2위에 오른 나성점, 유한준, 모창민과 격차가 꽤 큽니다유한준은 18개의 홈런 중 6개가 3점홈런이라 14시즌을 기준으로라면 기꺼이 쓰리런의 남자라 불러도 좋겠습니다.

빌제임스, [세이버메트릭스 십계명http://baseball-in-play.com/32

홈런에 의한 타점비중이 가장 높은 선수는 역시 홈런 1위 박병호로 자신의 124타점 중 65.8% 77타점을 홈런으로 만들었습니다다음으로는 72타점 중 60% 43타점을 홈런으로 만든 박석민이고 이호준이 53.8% 3위 나성범이 52.5% 4위에 오른 타자들입니다.

이병규(7), 피에, 김강민 등이 홈런순위에 비해 홈런타점의 순위가 높은, 즉 주자가 쌓여야 담장을 넘기는 스타일의 선수들입니다.

기대득점RunExpectancy와 홈런의 순수한 가치 

14시즌 홈런1개당 타점은 1.68점입니다만루이 홈런은 4점을 만들긴 하지만 1162개의 홈런 중 1점홈런의 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그렇게 됩니다그런데 홈런에 의한 타점이 전적으로 홈런타자의 몫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좀 있습니다왜냐하면 홈런타자 앞에서 출루한 팀 동료의 기여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타점은 최근 특히 세이버메트릭스의 대두 이래로 재평가되고 있는 타격스탯이며 그런 시각은 타당합니다세이버메트릭스의 기대득점RunExpectancy 의 모델을 기반으로 KBO 14시즌 홈런타자들의 좀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득점기여도를 계산해보겠습니다.

기대득점RE 이란 0/1/2 3종류의 아웃카운트 상황과 없음/1/2/3/12/13/23/123 8종류의 베이스 상황의 조합인 24종류의 Base/Out 상황 각각에 대해 통계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득점값을 말합니다예를들어 KBO2011 시즌의 경우 1아웃 2루 상황이 1512번 있었고 그 상황에서 실제로 기록된 득점은 1109점이었습니다그렇다면 [12] 상황의 평균적인 기대득점RE 1109/1512=0.733점이 되는 것입니다.

기대득점RunExpectancy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

기대득점(RE)과 득점가치(RV), 톰탱고의 24states 혁명  http://baseball-in-play.com/70

이 방식으로 모든 홈런의 정확한 득점기여도를 알 수 있습니다

1사 주자없음 상황의 기대득점은 KBO07_11 기준으로 0.292점입니다이 상황에서 홈런이 나올경우 스코어보드에 1점이 추가되고 그대로 1-주자없음 상황입니다이 홈런의 득점가치는 그대로 1점입니다왜냐하면 홈런 전후의 기대득점 상황이 같기 때문입니다.

만약 1-12루에서 홈런을 치면 3점이 기록되고 1-주자없음 상황이 됩니다.  1-12루의 기대득점은 0.980점인데 홈런 이후 1-주자없음 상황의 기대득점은 0.292점입니다그래서 홈런의 가치는 ( 3 - 0.980 + 0.292 = 2.312) 이 됩니다.  (홈런으로 인한 실제 득점 - 홈런 이전 상황의 득점가치 + 홈런 이후의 득점가치) 가 순수하게 홈런으로 만들어진 득점의 크기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KBO07_11시즌 기준의 기대득점RunExpectancy의 메트릭스와 24종류 상황의 기대득점에 따른 홈런 순수득점가치 메트릭스입니다이것을 홈런의 REA(Run Expectacy Added)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주자없는 상황의 홈런은 그로인한 타점과 순수득점가치가 일치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두번째 표가 24종류의 홈런이 통계적으로 얼만큼의 득점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계산한 결과입니다무사 주자3루 상황에서 홈런은 2타점을 얻지만 애당초 그 상황은 통계적으로 1.477점의 기대득점RE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순수가치는 1점홈런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2-1.477+0.533=1.056점입니다.

아웃카운트가 많아지면 같은 주자상황이라도 홈런의 순수득점가치는 높아집니다그만큼 점수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같은 만루홈런이라고 해도 무사만루의 홈런과 2사만루의 홈런은 1점 이상 순수득점가치에서 차이가 납니다.

다음은 14시즌 9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47명의 타자를 대상으로 뽑은 홈런의 순수득점가치 TOP20 입니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실제 홈런랭킹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그렇지만 몇가지 살필만 한 것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홈런에 의한 타점에 비하면 순수득점가치 REA 는 그보다 작습니다박병호의 홈런타점 77점 중 68.1점이 자신의 몫이고 나머지는 앞서 출루한 동료 선수들의 몫이라는 뜻입니다홈런타점과 REA의 격차가 좀더 큰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격차가 작은 경우가 좀더 순도가 높은 영양가있는 홈런을 많이 친 타자들입니다.

52개의 홈런1위 박병호와 40개의 2위 강정호의 격차가 거의 없어졌습니다나성범, 이범호, 피에, 안치홍, 이병규(7), 김태균, 김강민 같은 선수들의 REA 순위는 실제 홈런순위보다 약간 높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의 클러치 홈런타자는 누구였을까?

2014 624일 한화-롯데전에서 홈팀 한화는 4-4 로 맞서던 7회초 최준석에서 적시타를 맞고 4-5 한점 뒤진 상태로 9회말 1사까지 몰렸습니다패배까지 아웃카운트 2개만 남긴 상황이때 1루에 김경언을 두고 롯데 투수 김승회에게 역전 끝내기 2점 홈런을 때려냅니다.

이런 홈런은 두고두고 기억되는 소위 클러치 홈런입니다그런데 클러치 홈런은 팬들의 기억에만 각인되는 것이 아니라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중 하나인 승리확율기여WPA(Win Probabiliy Added)로도 남습니다김태균이 타석에 선 시점에서 한화의 승리확율은 통계적으로 23.7%에 불과했습니다이는 수많은 경기기록을 토대로 “9회말 1점을 뒤진 홈팀이 11루 상황에 처했을 때 실제로 몇번이나 승리를 했는지 분석한 결과입니다

한화는 매우 낮았던 승리확율에도 불구하고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홈런 직전의 팀승리 확율은 23.7%이었고 홈런 직후 승리확율은 이미 끝내기 승리가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100%입니다그래서 김태균의 홈런은 승리확율기여WPA +76.3%입니다.

경기의 승패는 여러 플레이를 통해 점차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 타석 당 승리확율기여WPA의 평균적인 수치는 3% 정도입니다이와 비교하면 WPA 0.763 은 굉장한 수준입니다실제로 김태균의 이 홈런은 2014시즌의 전체 팀의 모든 플레이 중 WPA가 가장 높았습니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이 얼마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통계적 기준이 레버리지 인덱스(LI) 입니다이것은 방금 소개한 WPA (승리확율변화)를 기준으로 [3종류 아웃 by 8종류 주자상황 by 이닝 by 득점차] 각각에 대해 평균 1.0 을 기준으로 작거나 큰 수치가 부여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이를 "상황 중요도" 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5점차 이상 스코어가 벌어진 9회초 선두타자 타석의 레버리지인덱스 0.1 입니다.

평균에 비해 1/10 정도의 승패 영향력을 가진다는 뜻입니다반대로 동점상황의 9회초 선두타자의 LI 2.4 입니다.  2.4배 중요도가 높습니다.  LI가 가장 높은 순간은 1점 뒤진 홈팀의 9회말 공격에서 2사 주자만루 상황입니다.  10.9 로 평균보다 11배 높습니다.

WPA(승리확율변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

클러치(clutch) 또는 결정적 순간에 관한 세이버메트릭스 - http://baseball-in-play.com/110

레버리지인덱스LI 를 전편에서 소개한 홈런의 순수득점가치REA에 적용하면 소위홈런의 영양가에 대한 통계적인 측정지표가 됩니다홈런 각각의 순수득점가치에 LI 를 곱해주면 그 홈런이 팀의 승리확율을 변화시킨 정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홈런으로 만든 순수한 득점가치에 그 순간의 중요도가 가중치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그야말로 [홈런 영양가]에 대한 통계입니다.

클러치에 강한 홈런타자들 - 강정호, 피에, 이병규

이제 홈런의 REA에 더해서 홈런이 기록된 시점의 상황 중요도인 레버리지인덱스LI 를 가중치로 적용했습니다박빙의 경기후반에 때려낸 홈런은 점수가 더 높고 점수차가 많이 나서 승패에 뒤집힐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홈런은 점수가 낮아집니다그것이 wREA 수치입니다.

1위는 강점호입니다그는 시즌 40홈런으로 1위 박병호의 52개보다 12개나 뒤져 있었습니다그러나 홈런으로 만든 타점에서 77개로 박병호와 같았습니다특히 홈런을 기록한 타석 상황의 중요도 LI 에서 박병호가 0.73 이라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강정호는 0.97 로 이보다 상당히 높았습니다결국 단순한 홈런의 갯수가 아니라 홈런의 득점가치와 상황 중요도를 함께 고려했을 때 강정호는 상당한 격차를 두고 가장 영양가 기준 홈런 1위가 됩니다.    

1위 박병호가 3위로 내려앉고 4위 나성범이 10위로 밀려나는 동안, 3위 테임즈와 5위 이승엽이 한단계씩 올라섭니다

wREA 순위(상황 중요도를 가중치로 적용한 홈런의 순수득점가치 - 좀 길군요)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간은 5위부터 9위까지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입니다피에와 이병규(7)는 둘다 홈런순위 20위권 밖입니다그러나 단순한 홈런의 갯수가 아니라 세부적인 득점가치와 상황중요도를 고려하자 놀랍게도 4위와 5위에 오릅니다

이범호, 김태균, 안치홍도 홈런 20개 미만으로 홈런순위 15위 밖이지만 이들이 홈런이 승패결정의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wREA 순위에서는 상위권에 속합니다.  

물론 홈런 시점의 LI 그러니까 wREA의 순위를 가지고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합당한 일은 아닙니다더구나 그것이 누가 더 강한 심장을 가졌다는 끔찍한 오해나 왜곡이 되어서는 더욱 안됩니다.   왜냐하면 득점권 타율이 그런것처럼 어느 시즌에 wREA가 높았던 선수라 하더라도 다른 시즌에 그것이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시즌이 반복되다보면 결국 더 많은 홈런을 치는 선수들이 더 많은 만루홈런을 치고 더 많은 결정적인 홈런을 치게 됩니다선수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면 그래서 WPA LI 같은 상황적인(situational)한 지표가 아니라 중립적인(neutral)한 지표들을 기준으로 하는게 맞습니다.  RC XR, wOBA 같은게 그런 종류의 지표입니다.

이번 시즌 결정적인 홈런이 많았다고 다름 시즌에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결정적인 홈런을 쳤다는 것도 또다른 팩트이긴 합니다능력의 척도로 오해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미 있었던 기여도를 폄훼할 필요도 없습니다만루홈런을 친 타자가 1점홈런을 친 타자보다 더 뛰어나다 오해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팀에 4(혹은 RE기준으로 3)을 기여한 것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구통계 또는 세이버메트릭스가 대체로 구단의 운영과 선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면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립적인(neutral) 평가스탯들이 더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라면 야구없이 지난 시즌을 되새기며 지낼 겨울시즌에 좀 색다른 통계와 스탯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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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통계 또는 세이버메트릭스의 가치는 콤마 단위로 선수를 평가해서 줄세우는데 있지 않습니다그것의 엄격함과 정밀함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함입니다그리고 야구를 좀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있게 해줍니다.  ( 글의 저작권은 필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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