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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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센터라인분석-중견수(2편: 두산, 롯데, KIA, 한화, KT)

2015-03-13 금, 18:52 By KBReport

‘공격은 승리를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NBA(미국 프로농구)의 오랜 격언이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격언은 비단 농구나 축구뿐 아니라, 야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는 물샐 틈 없는 수비로 ‘SK 왕조를 만들었고, 2014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인 넥센 히어로즈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2009시즌부터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암흑기에 빠져든 원인도 아쉬운 수비 탓이 크다. 

이렇듯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비, 야구에서 이 수비의 핵심에는 센터 라인이 있다. 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를 잇는 정중앙의 라인을 지칭하는 이 센터라인이 굳건해야만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강한 수비력을 갖춰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팀의 센터라인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팀의 수비력, 나아가 2015시즌 해당 팀의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팀의 센터라인에는 어떤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③팀의 다리, 중견수
중견수는 그라운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가장 넓은 범위를 수비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단순히 자신의 수비범위 내로 들어오는 공을 잡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코너 외야수의 백업을 맡아 끊임없이 움직이며 외야 수비를 지휘한다. 중견수는 팀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책임져야 하기에 타구 판단력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라운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기에 먼 거리를 송구할 수 있는 강한 어깨 또한 필요하다. 포수가 팀의 두뇌로서 경기를 리드하고 키스톤 콤비가 팀의 척추로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중견수는 팀의 다리로서 가장 넓은 범위를 책임지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다니며 팀 수비의 최후방을 책임지는 중견수, 2015 프로야구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이 자리를 차지할까?

두산 베어스 : 정수빈 ‘확정적’ – 군입대 대비는 필수
 

정수빈은 군입대를 앞두고 또 한번의 성장을 노린다. [사진=두산 베어스]

2013시즌을 마치고 두산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팀의 간판이었던 손시헌과 이종욱이 NC로 FA이적한 것. 특히 ‘허슬두’로 대변되는 두산의 팀컬러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선수였던 이종욱이 팀을 떠나면서 두산은 톱타자와 중견수 찾기라는 두 가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언뜻 두 과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화수분 야구의 저력은 대단했다. 2014시즌 두산의 톱타자 자리는 민병헌, 중견수 자리는 정수빈이 각각 차지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민병헌은 타율 0.345 12홈런 79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정상급 리드오프로 우뚝 섰고, 정수빈 역시 리그 정상급 수비력에 곁들여 타율 0.306 6홈런 32도루로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15시즌에도 두산 중견수 자리의 주인은 정수빈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타구도 잡아내는 그의 수비력은 이미 리그 정상급. 2014시즌을 마치고 나서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수비상을 탔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시즌 도중 타격폼을 넥센의 서건창과 비슷하게 바꾸며 타격 능력도 향상됐다. 

하지만 두산이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수빈의 군입대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 정수빈은 당초 2014시즌을 마친 뒤 군입대 예정이었으나 군입대를 1년 연기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두산은 다시 한 번 중견수 자리가 비기 때문에 2015시즌 중에도 계속해서 차기 중견수 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수빈은 군입대 전 화려한 마무리를, 두산은 정수빈의 군입대 후의 공백 최소화를 꿈꾼다. 이 두 가지 목표는 모두 이루어질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 ‘미확정’ – 아두치의 포지션은 어디?

2015시즌, 아두치의 포지션이 궁금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2014시즌까지 롯데의 고민은 좌익수 자리였다. 2012시즌이 끝난 후 김주찬이 KIA로 이적하면서 좌측 외야를 지킬 선수가 사라졌기 때문. 이우민(개명 전 이승화), 김문호가 좌익수를 맡아줄 것이라 기대했으나 두 선수 모두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김대우와 김민하를 기용하기도 하고, 궁여지책으로 타자 전향 1년차인 하준호, 1루수 박종윤을 좌익수로 기용하기도 했으나 확실하게 주전을 차지한 선수는 없었다. 게다가 2015시즌을 앞두고 전준우가 경찰청에 입대하면서 중견수 자리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전준우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롯데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아두치를 용병 타자로 데려왔다. 당초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아두치를 중견수로 기용할 것으로 보였으나 이종운 감독의 속내는 조금 다른 듯 하다. 공격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타격이 좋은 국내 선수를 좌익수로 놓고, 수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수비가 좋은 국내 선수를 중견수로 놓아 아두치의 포지션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수비가 좋은 이우민과 임재철, 타격이 강한 김대우를 이용해 폭넓은 선수 운용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용병 타자의 포지션을 계속해서 이동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수일 수도 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외야 구성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겠지만, 아직까지 롯데 중견수 자리의 주인은 정해지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 ‘혼전’ – 이대형을 보호하지 않은 이유는?

KIA는 이들을 믿기에 이대형을 보냈을 것이다. KIA의 선택은 재평가 받을 수 있을까? [사진=KIA 타이거즈]

2014년 11월 28일, KIA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2014시즌 팀의 주전 중견수이자 톱타자로 맹활약한 이대형이 특별 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한 것. 이대형을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한 팀의 결정에 수많은 팬들과 언론은 의문을 표했다.  준수한 수비력에 더해 타격에서도 반등한 모습을 보인 선수를 FA로 영입한지 한 시즌 만에 떠나 보낸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물론 과거는 잊고 이대형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중견수 발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KIA에는 이대형의 공백을 메울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리그에서 빠르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김주찬과 신종길이 버티고 있지만, 이들은 중견수 수비가 익숙하지 않다. 김주찬은 롯데에서 이미 중견수 수비에 대한 약점을 노출했고, 신종길 역시 중견수보다는 코너 외야수가 익숙한 선수다.

결국 중견수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김원섭, 박준태, 김다원 정도인데, 모두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김원섭은 어느덧 우리 나이로 38살이고,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 소화는 불가능하다. 김다원은 어느덧 서른 살이지만 1군 출장 경험은 150경기에 불과하고, 박준태는 젊고 유망하지만 이제 2년차 선수이기에 경험이 부족하다. 이대형이 잔류했더라면 김원섭은 체력을 아끼고, 김다원과 박준태는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KIA의 선택이 재평가 받기 위해서는 주전 중견수 후보들이 좀 더 분발해야만 한다.

한화 이글스 : 모건 ‘유력’ – 잇단 2군행 문제 없나?

한화 외야 3인방. 이들을 동시에 1군에서 볼 날은 언제일까? [사진=한화 이글스]

강동우 이후 마땅한 중견수감을 찾지 못한 한화는 2013시즌을 마치고 4년 67억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이용규를 FA 영입했다. 이용규는 어깨 수술로 인해 시즌 중반 합류가 예상되었으나, 예상을 뒤엎고 개막전부터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이른 복귀가 독이 됐을까, 이후 이용규는 좀처럼 어깨 수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단 한 번도 외야수로 출장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당초 우익수를 볼 것으로 예상되었던 피에가 중견수로 이동,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이용규의 공백을 메웠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로 중견수 수비를 잘 소화했고, 타율 0.326 17홈런 92타점으로 타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보였다.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보너스. 

하지만 2015시즌에는 피에를 볼 수 없다. 계약 기간과 금액을 두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재계약이 결렬된 것. 계약 과정에서 재계약 결렬을 예상한 것인지 한화는 발 빠르게 다른 용병 타자를 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일본 프로야구 경험도 있는 나이저 모건이 주인공. 

모건은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율을 두 차례나 기록했고, 특히 2009시즌에는 내셔널리그 타율 10위(0.307), 도루 2위(42도루)를 기록하는 등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어깨는 강하지 않지만 수비범위 하나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이미 김성근 감독은 모건을 중견수, 이용규를 우익수로 기용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이기에 2015시즌 한화의 주전 중견수는 모건이 차지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최근 모건이 잇달아 2군 캠프행을 지시 받으면서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전지훈련 초반 몸상태를 이유로 모건을 서산 2군 캠프로 보냈고, 이후 모건이 다시 1군 캠프에 합류한 뒤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오키나와 2군 캠프행 지시를 내렸다. 일각에서 제기한 불화설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팀의 핵심 외야수인 모건의 잇단 2군행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여러 논란을 딛고 모건이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화 팬들의 염원인 탈꼴찌를 위해서는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KT 위즈 : 이대형 ‘확정적’ – 감사합니다, KIA 

센터라인 구성을 고민하던 KT는 경험과 실력, 인기를 겸비한 이대형을 단돈 10억원에 데려왔다. [사진=KT 위즈]

불안한 센터라인에 고심하던 KT는 20억원으로 포수와 중견수 고민을 해결했다. 특별 지명을 통해 롯데에서 포수 용덕한을, KIA에서 중견수 이대형을 영입한 것. 특히 2014시즌 KIA의 주전 중견수이자 톱타자로 활약한 이대형을 10억원에 데려올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타격에서는 다소 기복이 있지만 최근 향상된 모습을 보였고, 뛰어난 수비력과 빠른 발은 여전하다. 단숨에 주전 중견수와 톱타자 고민을 해결하며 2015시즌 준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대형 영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대형은 프로에서 1201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으로서 외야의 중심을 잡아줌과 동시에 KT의 젊은 외야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다. NC의 나성범이 이종욱의 경험을 전수받아 뛰어난 성적을 내고 박민우가 손시헌과 호흡을 맞추며 신인왕을 차지한 것처럼, KT의 김사연, 김동명, 배병옥 등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이대형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대형은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많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이기에 관중 증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여러모로 KT에게 이대형은 ‘굴러들어온 복덩어리’인 셈. 시즌이 끝나봐야 KT와 KIA의 득실을 가늠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KT 팬들이 KIA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K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