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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100승 투수 장원삼

2015-04-08 수, 22:58 By KBReport

지난 4월 7일, 대구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장원삼은 6.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통산 100승째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24번째이자 송진우에 이은 좌완 2번째 100승. 성준(97승), 김정수(92승), 주형광(87승), 이상훈(71승) 등 전설적인 좌투수들도 이뤄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괴물’ 류현진(98승)도 KBO 통산 100승은 달성하지 못했다. 장원삼이 이 투수들보다 위대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이들보다 많은 승리를 따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기는 자가 강한 자라는 속설을 증명하고 있는 장원삼, 그는 어떤 투수일까?

승리의 아이콘 장원삼. 그는 삼성 선발진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이기도 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될성부른 씨앗, 삼성에서 승리에 눈 뜨다

장원삼은 말 그대로 ‘될성부른 씨앗’이었다. 2006년 현대에 입단하자마자 기회를 얻었고, 29경기 183 1/3이닝 12승 10패, 142탈삼진을 잡아내며 ERA 2.85를 기록, 신인 투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같은 해 한화에서 데뷔한 ‘괴물’ 류현진이 30경기에서 무려 201 2/3이닝을 던지며 18승 6패, 204탈삼진, ERA 2.23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쓸어가는 바람에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그가 신인 때부터 ‘A급 좌완’의 풍모를 풍겼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는 이후에도 2007, 2008시즌 연속으로 150이닝-100탈삼진을 달성하며 리그 정상급 좌완으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는 김광현의 화려한 등장으로 스포트라이트는 또 그의 몫이 아니었지만.

그리고 2008시즌 종료 이후, 자금난에 시달리던 히어로즈는 삼성에게 30억을 받고 장원삼을 내주는 현금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결국 KBO가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하며 일단락됐지만, 장원삼에게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2009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5.54라는 최악의 ERA를 기록했고, 트레이드 논란 이후 1년 만에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완납하며 삼성과의 트레이드된다.

트레이드 이후 장원삼은 ‘승리 DNA’를 가진 삼성에서 승리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이적한 2010시즌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고. 이후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하며 ‘삼성 왕조’를 개척했다. 삼성의 ‘승리 DNA’를 흡수한 장원삼은 2012시즌 다승왕에 오르는 등 이적 후 5시즌에서 평균 12.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장원삼의 이적 전, 후 성적을 비교해보면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장원삼은 현대, 히어로즈 시절 평균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 115탈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였지만, 삼성 이적 이후에는 이닝 소화 능력, 탈삼진 능력 모두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ERA 역시 0.50이상 올라가며 4.00의 ERA에 그쳤다. 하지만, 승리와 승률 부문만은 크게 좋아졌다. 삼성 이적 이후 한 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리수 승수를 거뒀고, 승률은 단 한 번도 5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삼성의 견고한 수비와 불펜 덕을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승리에 확실히 눈을 떴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는 결국 좌완 2번째 100승을 이뤄내며 ‘이기는 자가 강한 자’라는 것을 입증했다.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변신, 우승에도 눈뜨다

혹자는 장원삼이 개인 기록에 비해 승리와 승률이 높은 것을 두고 ‘운이 좋은 것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화려하지 않은 기록으로 많은 승리를 챙겨간다고 해서 ‘운원삼’이라는 다소 비아냥이 섞인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실제로 장원삼은 삼성에서의 5시즌동안 이닝, 탈삼진 등 주요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기록을 본다면 ‘운이 좋은 투수일 뿐’이라는 비아냥은 쑥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데뷔 시즌인 2006시즌 현대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2 2/3이닝동안 1패, ERA 6.75에 그쳤던 장원삼은, 삼성으로 이적 후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변신했다. 그는 이적 후 5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8경기 44 2/3이닝동안 ERA 1.41의 짠물 피칭을 펼쳤다. 삼성 이적 후 정규시즌에서는 2점대의 ERA조차 기록한 적이 없는 장원삼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차례도 3점대 이상의 ERA를 기록하지 않으며 철벽과도 같은 면모를 보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탈삼진 능력은 압권. 44 2/3이닝동안 무려 44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마치 류현진과 같은 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언제 강해져야 하는지 잘 아는 영리한 투수였고,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으며 삼성의 4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 없이 삼성의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이 가능했을까?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삼성과 함께한 최고의 5시즌 – 삼성 선발진의 과거∙현재∙미래

장원삼이 없었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도 없었을 것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위에서 살펴봤듯, 장원삼과 삼성의 궁합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삼성은 장원삼에게 승리하는 법을 가르쳤고, 장원삼은 삼성에게 우승을 안겨줬다. 비록 엄청난 임팩트를 지닌 화려한 투수는 아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승리하는 법을 잘 아는 투수다. 개인적인 능력도 분명 뛰어난 투수이지만, 야수의 수비와 불펜 투수의 도움을 잘 이용해 결국 승리를 가져온다. 혹자는 팀 덕을 본 투수라고 비판할지 몰라도, 그는 승리하는 자가 강한 자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에 벌써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한 장원삼. 그는 우여곡절 끝에 삼성으로 이적해 2010년대 초∙중반 삼성 왕조를 일궈낸 과거의 영웅이자, 좌완 2번째 100승을 달성한 현재의 영웅이다. 그리고 그의 나이는 아직 만 31살. 그의 어깨에는 삼성 선발진의 미래까지 걸려 있다. 그는 삼성의 최전성기를 함께했고, 함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다.

계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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