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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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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투구’ 배영수, '억지춘향'식 사과는 이제 그만

2017-08-23 수, 14:56 By KBReport

[프로야구] 부정 투구 적발과 사과 과정, 뒷맛 개운치 않아

▲ 한화 배영수 ⓒ 한화 이글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의 열기에 비견될 정도로 KBO리그를 뜨겁게 달군 특정 선수의‘부정 행위'가 한 야구팬의 예리한 지적을 통해 공론화 됐다. 바로 한화 이글스 배영수의 부정 투구다. 

발단은 지난 2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이날 경기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7이닝 4피안타 2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리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가 종료된 뒤 한 네티즌이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 올린, ‘배영수의 부정 투구가 의심된다’는 요지의 글이 동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20일 경기 동영상 속의 배영수는 로진 백을 오른쪽 허벅지에 묻힌 뒤 공을 허벅지에 문지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로진을 맨손으로 만질 수는 있지만 유니폼에 묻히는 것은 투수는 물론 야수에 이르기까지 KBO는 규정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배영수의 부정 투구가 분명했다. 

다음날인 21일 모케이블 TV 스포츠채널 생방송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일대 논란에 휩싸였다. 배영수의 부정 투구를 당일 경기 심판들이 왜 적발하지 못했는지도 비난이 빗발쳤다. 

배영수의 직접 사과는 23일 경기를 앞두고야 이뤄졌다. 그는 “잘못했다. 불필요한 행동이었다.”면서도 “18년 동안 마운드에 서서 비겁하게 공을 던진 적은 없다”며 ‘계획적이었다’는 비판을 부정했다. 

그런데 배영수의 부정 투구 논란은 지난 5월에도 있었다. 게다가 부정 투구가 의심스러운 장면은 그가 삼성 라이온즈에 몸담았던 2014년 경기 동영상에서도 발견되었다. 허벅지는 물론 글러브에까지 로진을 묻히고, 다시 공을 허벅지에 문지르는 장면이 드러난 것이다. 이쯤 되면 ‘상습적’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 배영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배영수가 누구인가. 2000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134승으로 현역 투수 최다승을 거둔 레전드급 투수다. 2000년대 중반 손민한, 박명환과 함께 우완 정통파 ‘빅3’로 불렸으며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비롯해 수차례의 수술과 재활을 극복하고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배영수의 사과는 그의 과거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으며 진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정당당함’으로 승부해야 하는 스포츠맨이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도 떳떳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레전드급 선수의 부정행위는 배영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통산 210승으로 KBO리그 최다승 기록 보유자 송진우(전 한화)는 2015년 4월 방송 해설 도중 “글러브에 바셀린을 발랐다”, “(공이) 끈적끈적해서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다”며 명백한 부정 투구를 스스로 입에 올렸다. 이후 그는 인터뷰를 통해 “편법을 쓴 적은 없었다”며 수습하려 했다. 야구팬들이 기대했던 진솔한 사과는 없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현대 유니콘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숭용은 해설위원 신분이었던 2013년 5월 야구 토크쇼에 출연해 “한국시리즈에서 각성제를 복용한 적이 있다”고 약물 복용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내가 사용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 선수를 통해 전해들은 말이다. 방송의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했다”며 수습했다. 역시나 솔직한 사과는 없었다. 

최근 KBO리그는 음주 운전, 승부 조작, 불법 도박, 약물 사용 선수의 승승장구, 성 범죄, 구단 고위 관계자의 심판에 대한 금품 제공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비리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 와중에 불거진 현역 최다승 투수의 부정 투구 적발과 사과 인터뷰 내용은 정정당당함이 생명인 스포츠맨십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KBO리그에는 언제쯤 “성적에 대한 유혹에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자신의 금지 약물 사용이나 부정 투구같은 행위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야구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선수가 나타날까? 야구만 잘하면 어떤 잘못도 순간의 실수로 포장되는 작금의 현실에 비춰볼 때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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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용선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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