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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승리의 '빅이닝', '호수비'가 불렀다

2017-10-19 목, 12:39 By 케이비리포트

빅 이닝으로 갈린 PO 1,2차전, 흐름 뒤바꾼 양 팀의 호수비

▲  2차전 결정적 호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한 두산 오재원
ⓒ 두산 베어스

잠실구장에서 1,2차전이 진행된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화끈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지닌 두 팀의 맞대결 답게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벌의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가 쉴 틈없이 터졌다. 

양 팀의 내노라하는 투수들이 올랐음에도 달아오른 방망이를 당해내질 못했다.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는 와중에 승리를 거둔 팀은 먼저 빅이닝을 만든 팀이었다.

팽팽한 힘겨루기 속에서 진행된 1차전은 당초 예상처럼 두산이 힘으로 NC를 누르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5회초 스크럭스의 만루홈런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은 NC는 8회초 대거 7점을 뽑아내며 두산을 완전히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2차전 역시 흡사한 경기흐름이었지만 팀간 승패는 달라졌다. 전날의 기억을 되살린듯한 NC가 두산 마운드의 실질적 에이스 장원준을 두들기며 2차전도 힘으로 가져오는듯 했다. 

그러나 끌려가던 두산이 6회말 최주환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한 이닝에 8득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에도 NC 불펜은 두산의 불붙은 타선을 전혀 제어할 수 없었다. 게임은 그대로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승부의 향방을 가른 것은 순식간에 7점 이상을 뽑아 낸 빅이닝이었다. 1차전은 NC, 2C차전은 두산, 각각 대량득점에 성공한 팀이 승리를 쟁취했다.

그러나 빅 이닝에 앞서 숨겨진 승부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큰 경기에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는 호수비의 존재였다.

1차전 스크럭스의 만루홈런이 터지기 전 이닝인 4회말, NC는 선발 장현식이 흔들리며 두산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2아웃 만루, 추가 실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제프 맨쉽을 상대로 민병헌이 중견수 쪽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완전히 빠져 3타점 적시타가 될 것으로 보였던 타구는 그림같이 몸을 날린 NC 중견수 김준완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야말로 'The catch', 경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고 NC는 이를 발판 삼아 역전에 성공했다.

▲  1차전 민병헌의 장타성 타구를 잡아낸 NC 중견수 김준완
ⓒ NC 다이노스

1차전에 김준완의 호수비가 있었다면 2차전 두산에는 오재원이 있었다. NC와 두산이 홈런 공방을 주고 받으며 4-4 동점 상황이던 4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그림같은 호수비가 나왔다. 

2아웃 득점권 상황을 맞은 타자 박민우는 장원준의 초구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마운드를 스치고 지나갔다. 중전 적시타가 나오나 싶던 그 순간 2루수 오재원이 안타가 확실해 보이던 타구를 몸을 날려 낚아챈 후 1루로 송구했다. 

1루수 오재일 역시 그 송구를 멋지게 걷어 올리며 실점을 막는 호수비를 완성시켰다. NC 타선의 거침없는 기세에 적지않게 당황했던 두산이 경기의 흐름을 바꾼 장면이었다.

오재원의 호수비가 나오고 난 뒤 경기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 전까지만 해도 1차전 대승을 거둔 NC의 기세와 철저한 준비를 통한 공격에 두산이 흔들리며 승부가 NC쪽으로 기우는듯한 분위기였다. 만약 오재원의 수비로 실점을 막지 못했다면 2차전 역시 NC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았다.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두산에게는 '미라클 두산'이라는 기분좋은 별명이 있다. 그 중심에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상승세를 꺾고 분위기를 바꾸는 호수비들이 있었다. 2차전 오재원의 호수비는 두산의 저력이 여전함을 확인시키는 장면이었다.

2차전에는 양 팀 합해 무려 8개의 홈런이 터지며 가을 하늘을 수놓았다.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낸 선수에게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그래서 빅 이닝과 장타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빅 이닝 뒤에는 그 분위기를 조성한 놀라운 수비들이 있었다. 

홈런과 장타가 쏟아지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멋진 수비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마산으로 장소를 옮긴 3차전에서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팀 승리를 이끄는 호수비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호수비'에 막혔던 민병헌, 오늘은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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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정민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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