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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실격' 최민정, 한국 쇼트트랙 실격 잔혹사

2018-02-14 수, 17:36 By 케이비리포트
"과정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500m 결승을 마치고 난 후 인터뷰에서 최민정이 보인 반응이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최민정이 동계올림픽 첫 출전에서 쇼트트랙 전종목 석권에 도전했지만 첫 종목이었던 500m 결승에서 안타깝게 실격 처리되고 말았다.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쇼트트랙 500 미터 결승 경기에서 경기에서 이탈리아 아리아나 폰나타 선수와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이희훈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대부분 순간적인 스피드와 파워가 필요한 단거리보다 체력과 스케이팅 기술이 주효한 중장거리 종목에 특화되어있다. 

때문에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는 유독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이후 여자 5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경우는 1998년의 전이경과 2014년의 박승희가 동메달을 따낸 게 전부였다.

그래서 첫 금메달을 최민정의 각오는 남달랐다. 대표팀 쇼트트랙 에이스인 최민정은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막혀있던 500m의 금맥을 열겠다는 각오였다. 실제로 전종목 석권을 노렸지만 그 중에서도 500m에 대한 애착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선부터 순항했던 최민정이기에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특히 준결승에서 중국의 500m 전문선수인 판커신을 제치고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면서 기대치를 올렸다. 하지만 결승전서 3위에서 2위로 추월하는 과정에서 캐나다의 킴 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처리 되고 말았다.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최민정의 팔이 킴부탱의 진로를 막는 듯한 장면이 있어 실격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 선수에게 엄격한 룰이 적용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아쉬운 실격을 당한 것은 꽤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작은 '쇼트트랙 심판 판정 논란'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1500m 결승이다.

당시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하던 김동성은 두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위해 힘차게 질주했다. 앞서 열린 1000m에서 중국의 리지아준의 손에 밀려 넘어졌으나 어드밴스를 받지 못한 석연치않은 판정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였다. 결승전에서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나와 단 한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1위로 통과하는 완벽한 레이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판정은 김동성의 실격이었다. 마지막 1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로 통과한 오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판정이었다. 큰 신체 접촉도 없었고 단지 오노가 파고 드는 길을 열어주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역대급 오심이었다. 이 오심의 충격은 워낙 커서 아직도 올림픽 시즌마다 회자되며 오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나오곤 한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조우했던 김동성과 오노. '김동성은 이제 지난 일이라며 오노와 함께웃으며 사진을 찍는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오노는 이번 평창에서도 美 NBC 쇼트트랙 해설로 참가한다.ⓒ KBS스포츠 SNS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남녀 에이스 안현수와 진선유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며 8개의 금메달중 6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선전에 묻힌 안타까운 실격 사례가 있었다.

당시 대표팀은 에이스인 안현수와 진선유외에도 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있었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안현수에 가려진 2인자 이호석이 1000m와 1500m에서 간발의 차이로 은메달을 따내며 그 역시 세계정상급 스케이터임을 알렸다.

여자 대표팀에도 최은경과 변천사가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호석처럼 확실히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최은경은 1000m에서 변천사는 1500m에서 각각 결승 실격을 당하며 받아야 할 메달을 받지 못했다.

레이스에서 크게 실격을 당할 상황이 없었다. 한국의 메달 독점을 견제하는 듯한 아쉬운 판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실격은 에이스들의 선전에 묻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한번 더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국 대표팀의 실격 잔혹사는 계주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서 여자 대표팀은 30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 여자 쇼트트랙은 부동의 에이스 왕멍과 1500m 1000m 2관왕 조우양이 버티고 있어 기량적으로 한국 대표팀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여자 대표팀은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개인전보다는 계주종목에 초점을 맞추고 올인했다. 벤쿠버 올림픽 계주 결승은 한국 대표팀의 작전과 팀웍이 객관적인 실력을 뒤엎은 짜릿한 명승부였다.

하지만 판정은 대한민국의 실격, 금메달 획득에 기뻐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던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2010 벤쿠버 올림픽 계주 결승에서 아쉬운 판정에 눈물을 흘리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 대한체육회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년 올림픽 이후 대한민국은 항상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항상 견제의 대상이 되곤 했다.

심판 판정은 물론이고 경기 중 일부 다른 나라 선수들의 몸싸움과 이른바 '나쁜 손'에 당해 넘어지는 것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장면이다. 

하지만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를 모두 극복해내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500m에서 아쉬운 실격을 당한 최민정이 아픔을 털어내고 남은 종목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