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우승 DNA' 듀브론트, 롯데에서도?

2018-03-13 화, 00:36 By 케이비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2018시즌 롯데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 (기록-영상 포함)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 (사진: OSEN)

지난해 롯데는 시즌 초중반까지의 부진을 딛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정규시즌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는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이 큰 몫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개막을 앞두고 파커 마켈이 팀을 이탈했고 급하게 영입한 애디튼이 전반기를 넘기지 못하며  외국인 투수 구상이 꼬이기도 했다. 하지만  3년차에 에이스로 도약한 레일리, 내야 중앙을 견고한 수비로 지키며 사직구장에서는 불방망이까지 곁들인 '사직 본즈' 2루수 앤디 번즈가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였다.

여기에 후반기 복귀한 린드블럼이 힘을 보태면서 롯데는 8월부터 대질주를 시작해 당시 7위였던 순위를 시즌 마지막에 3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역라이벌 NC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물러선 탓인지 시즌 후 분위기는 썩 좋지 못했다. 거기에  부동의 안방마님 강민호마저 삼성으로 떠났고 후반기 상승세에 기여한 린드블럼과는 거짓말 논란 끝에 냉랭한 결별을 맞게 되자 구단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그런 상황에서 롯데는 린드블럼의 공백을 확실히 지우기 위해 화려한 MLB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투수를 새로 영입했다.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바 있는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가 그 주인공이다.

13시즌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할 당시 정규시즌에는 선발투수로, 포스트시즌에는 롱맨으로 활약하며 우승에 기여한 그는 KBO리그에 영입된 외국인 투수 중 경력만 따지면 탑 클래스에 속한다.

내심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을 노리는 롯데 입장에서 듀브론트의 활약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듀브론트가 92년 이후 잠든 롯데의 우승 DNA도 깨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듀브론트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투구 영상


# HISTORY

듀브론트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베네수엘라 태생의 듀브론트는 2005년 17세의 나이로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 해 베네수엘라 서머리그에서 13경기 64.2이닝 7승 1패 ERA 0.97로 맹활약하면서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라틴 프로그램 부분 올해의 투수'로 선정됐다.

프로로서 첫 출발이 산뜻했던 듀브론트는 이듬해부터 미국 본토에서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후 3년 간 루키리그 11경기, 하위싱글A에서 10경기, 싱글A에서 37경기, 상위싱글A 3경기를 치르며 미국 야구에 적응한 듀브론트는 21세 시즌이던 2009년에 더블A로 올라왔다. ( 26G 121이닝 8승 6패 ERA 3.35)

더블A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낸 뒤 맞은 2010시즌, 듀브론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처음 서는 감격을 누렸다. 트리플A로 승격한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에 처음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그는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12경기(3선발)에 등판했다.

2011시즌에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무대를 오갔지만 트리플A에서 4점대, 메이저리그에서 6점대 ERA를 기록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그리고 2012시즌. 스프링캠프 4경기(3선발)에서 ERA  2.70을 기록하자 구단은 그에게 선발 투수로 기회를 준다. 4선발로 출발한 듀브론트는 시즌 11승(161이닝 ERA 4.86)을 거두며 준수한 활약을 했다. 2012시즌은 보스턴은 팀 케미스트리 와해로 고전했지만 듀브론트 개인에게는 잊지못할 시즌이 되었다.

13시즌에도 변함없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11승(162.1이닝 ERA 4.32)을 거뒀지만, 마지막 8경기에서 ERA 6.82로 부진하며 믿음을 잃었고 제이크 피비가 영입되며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펜으로 4경기에 등판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거로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던 듀브론트였지만, 아쉽게도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4시즌에도 보스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10경기 동안 5점대 ERA를 기록하고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불펜에서도 부진하면서 결국 보스턴을 떠나 컵스로 이적하게 됐다. 15시즌을 앞두고 다시 컵스에서 방출을 당한 그는 이후 토론토-오클랜드를 거치며 5점대 이상의 ERA로 시즌을 마쳤다.

16시즌 토미존 서저리로 시즌을 통째로 날린 그는 17시즌 트리플A에 불펜 투수로 복귀했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루지 못한채 시즌을 끝냈다. 2015년 10월 3일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첫 세이브를 거뒀던 듀브론트는 17시즌 종료 후 오클랜드에서 방출됐고 이후 롯데와 계약을 맺고 낯선 KBO 리그행을 택했다.

# 플레이스타일

듀브론트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듀브론트는 3가지 종류의 패스트볼(투심, 포심, 커터)를 구사한다. 변화구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는데 우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좌타자 상대로 커브를 주로 구사한다. 삼성이 영입한 보니야와 유사하게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는 투수다.

듀브론트 메이저리그 기준 레퍼토리(출처 : Brooksbaseball)

포심은 한때 최고구속 97마일(156km/h)까지 나왔던 투수이고 평균구속도 92마일(148km/h)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공을 구사한다. 전체 레퍼토리의 60%가 포심-투심으로 구성된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두 구종 모두 피홈런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장착한 커터 역시 마찬가지 였다.

체인지업은 듀브론트의 5가지 구종 중 가장 구종가치가 높다. 피안타율이 0.218에 불과했다. 좌투수임을 겨냥하고 내보내는 우타자에 대처하기 위한 구종이었는데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수년 간 듀브론트가 버틸 수 있게 한 무기였다.

커브는 체인지업보다 피안타율과 피장타율 부분에서 더 좋은 기록을 보이긴 했지만, BABIP(인플레이 타율)가 상당히 높았다. 통산 0.356으로 5개 구종 가운데 커터(0.3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커브를 활용해 많은 삼진을 잡았지만 일단 맞으면 안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았다. 다만 장타 허용이 많진 않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피홈런과 볼넷 허용이 급격히 늘었는데, 듀브론트의 구위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힘에서 눌리다보니 투구 수도 불어났고(이닝 당 17.4개) 평균 이닝 소화력도 평범했다. (선발 평균 5.45이닝)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을 거뒀던 12-13시즌에도 체인지업을 제외한 구종들이 마이너스 구종가치를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KBO리그 레벨에서는 좀더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피네스 피쳐라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당 8개가 넘는 삼진을 잡았던 선수인만큼 KBO리그 선발 투수 중 정상급 탈삼진 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KBO 외국인 투수들과의 비교

듀브론트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듀브론트는 삼성 보니야와 마찬가지로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는 투수로 KBO에서는 흔치 않은 유형의 외국인 투수로 볼 수 있다. 속구를 주무기로 앞세운 외국인 투수 중 KBO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던 투수는 데이비드 허프가 있다. 허프는 승부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유형의 선수였다.

듀브론트 역시 KBO 타자들을 상대로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이닝 이팅을 위해 허프의 접근 방법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상 이후 패스트볼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피칭 스타일을 바꾼 듀브론트는 허프와 다른 방식으로 타자들을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16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벨레스터가 될 수도 있다. 벨레스터는  듀브론트와 흡사하게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싱커,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유형이였지만 구위가 받쳐주지 못해 줄곧 도망다니는 피칭을 했고 존에 들어간 공은 맞아나가며 시즌 초반인 5월에 퇴출됐다.

벨레스터의 제구 난조가 심각하긴 했지만, 듀브론트가 자신의 구위로 KBO리그 타자들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볼넷이 늘어나고 승부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 체크포인트

듀브론트 전체 구종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듀브론트 성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패스트볼의 구위다.

메이저리그 시절 듀브론트는 전체 피홈런의 85.7%를 패스트볼 3개 구종을 던지다 허용했다. 사직 구장은 펜스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홈런이 아주 많이 나오는 구장이고, KBO리그 분위기 자체도 MLB처럼 홈런을 많이 치기 위해  플라이볼 혁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각 팀 장타자들과의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에이스급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장타 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홈인 사직구장에서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해 땅볼 타구를 유도하고 장타를 억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체력 문제 역시 롯데 벤치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토미존 서저리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2017시즌 그는 29경기 중 27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섰다.

42이닝을 소화해 경기 수 대비 이닝 수가 적진 않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떠나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 겨울 계약 이후 선발 투수로 준비를 충실히 했다고 하지만 3시즌만에 다시 돌아온 로테이션에서 그가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듀브론트 커브 히트맵

듀브론트 커브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변화구 제구 문제도 있다. 특히 듀브론트의 커브는 상대 타자들이 일단 방망이에 맞추면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던 구종이었다.  그의 커브는 스트라이크 존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커브를 유인구로 활용한다면 가능한 존 밖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 유효할 듯 싶다.

좌투수에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임을 감안하면 3루와 유격수가 수비에서 뒷받침을 잘 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 내야 우측에 비해 좌측은 상당히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다.

3루수는 고졸 신인 한동희가 개막 주전으로 거론될 정도로 확실한 주전이 없는 상황이고, 주전 유격수 문규현의 수비 범위는 매우 좁다. 3루수-유격수 라인에서 듀브론트의 땅볼 타구를 원활히 처리하지 못한다면 투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메이저리그 투수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던 듀브론트와 작년 막판의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롯데가 만났다. 과연 이 둘의 동행은 대권 도전으로 귀결될 수 있을까? 마지막 우승으로부터 26년이 지난 2018시즌 롯데가 듀브론트의 우승 DNA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관련 칼럼:  한동희-이승헌, 롯데의 미래는 밝다


[글: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  프로야구/MLB 카툰 전편 무료 보기

☞ 이 기사 응원!  비영리 야구기록실 후원하기 [kbr@kbreport.com]

☞ 페북 좋아요! 케이비리포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