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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임창용-정성훈, 마지막 해태 호랑이

2018-03-21 수, 14:56 By 케이비리포트

정성훈-임창용-김경언, 마지막 해태 '3인방'의 미래는?
해태 출신이지만 KIA에서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된 임창용과 정성훈  사진: OSEN

해태 타이거즈는 전설적인 프로야구단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광주를 연고지로 출범해 통산 9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검정색 하의와 붉은색 상의의 원정 유니폼은 다른 구단 선수와 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상윤,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이대진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와 김봉연, 김준환, 김종모, 이종범 등 강타자는 해태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다.  

하지만 1997년 IMF 구제 금융 사태 이후 모기업 해태 그룹이 몰락하자 해태 구단도 운명도 기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6월 해태 구단이 KIA에 인수되며 해태 타이거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태 타이거즈 출신 현역 선수 3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해태가 사라진지 17년이 지났지만  ‘해태' 출신은 아직 남아있다. 해태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었던 정성훈, 임창용, 김경언이 그들이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 이호준(1996년 해태 입단), 강영식(2000년 해태 입단)이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택해 해태 출신 현역은 단 세 명 만이 남았다. 


#1. 정성훈, 15년 만에 돌아온 타이거즈

지난 겨울 우여곡절을 겪으며 맘고생이 심했던 정성훈은 1999년 1차 지명으로 해태에 입단했었다.

입단 당시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슈퍼스타 이종범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고졸 신인이었던 1999시즌 규정 타석을 채우며 타율 0.292 7홈런 3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56으로 인상적인 데뷔에 성공했다. 

KIA로 복귀한 정성훈(사진 좌측) ⓒ KIA 타이거즈

하지만 정성훈은 4시즌 만에 타이거즈를 떠나야 했다. 2003년 6월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과 트레이드된 것이다. 정성훈은 2003시즌과 2004시즌 현대의 우승에 기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2년 연속으로 거머쥐었다.

2008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한 정성훈은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그는 두 번의 FA 재계약을 통해 9시즌 동안 LG에 몸담았다.

2017시즌에는 타율 0.312 6홈런 30타점 OPS 0.828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1.25로 팀 내 야수 중 4위에 해당했다.  2016시즌 종료 뒤 체결한 FA 1년 계약이 만료되었지만 타격이 약한 LG에 정성훈은 여전히 필요한 존재로 보였다. 


하지만 LG 구단은 지난해 11월 22일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정성훈에게 갑자기 방출을 통보했다. FA 자격을 취득한 준척급 선수 및 베테랑에 한없이 냉혹한 스토브리그 속에서 ‘무적 선수’가 된 정성훈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듯했다.

통산 2135경기로 은퇴한 양준혁과 함께 정성훈이 보유한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도 이대로 멈추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17시즌 정성훈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런 정성훈에 손을 내민 것이 KIA 김기태 감독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광주제일고 후배이자 LG 감독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정성훈에게 현역 연장의 기회를 줬다. 정성훈은 15년 만에 고향팀이자 친정팀인 타이거즈에 복귀했다. 

해태 시절 앳된 모습의 정성훈 ⓒ KIA 타이거즈

정성훈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3루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2013시즌을 끝으로 그가 1루수로 전업한 뒤 3루수로는 거의 출전하지 않았던 바 있다.

공수에서 정성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김기태 감독의 시도로 볼 수 있다. 정성훈은 통산 최다 출전 단독 신기록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수립할 것이 확실시된다. 


#2. 임창용, 타이거즈로 돌아와 우승 반지 획득

프로 입단 시 해태의 외면을 받았던 김기태 감독이 손을 잡아준 해태 출신은 또 한 명이 있다. 투수 임창용이다. 

1995년 해태에 데뷔한 임창용은 1997시즌 14승 8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 1998시즌 8승 7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로 맹활약했다.

1이닝만 소화하는 최근 마무리 투수들과 달리 소위 ‘중무리’로서 등판 경기와 이닝에서 많은 부담이 돌아온 와중에 올린 호성적이었다.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는 마무리 투수로 선동열의 현역 시절을 연상시킨다 하여 해태 시절 ‘선창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2017시즌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임창용 ⓒ KIA 타이거즈

하지만 1998년 연말 임창용은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된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확보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려 한 삼성은 양준혁, 곽채진, 황두성 3명의 선수를 내주고 임창용을 데려왔다. 해태 구단이 재정 문제로 흔들리는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2001년 이후 선발로 전향한 임창용은 2002시즌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인 17승(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하며 삼성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다. 2007시즌이 종료된 뒤에는 해외 진출을 택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를 거쳐 2014시즌 삼성에 복귀했다. 

2017시즌 임창용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세이브 1위를 차지한 2015시즌 종료 후 임창용은 불법 도박 혐의로 인해 삼성에서 방출되었다. KBO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은 만 40세의 베테랑을 데려갈 팀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이 반 시즌 동안 출전할 수 없는 임창용을 품었다. 18년 만에 그는 고향팀이자 친정팀 타이거즈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7시즌 임창용은 8승 6패 7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타이거즈에서 우승 반지를 처음으로 손에 쥐었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0.705, WAR은 0.96이었다.

전성기와 같은 구위는 아니었지만 임창용이 없었다면 KIA의 불펜 약점은 더욱 두드러졌을 것이다. 임창용의 타이거즈 복귀는 해피엔딩으로 수렴하고 있다.


#3. 김경언, 한화서 방출 뒤 현역 연장 의지

해태 출신으로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아직 소속 팀을 찾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외야수 김경언이다.  

김경언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2001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해태에 입단했다. 이해 6월 해태는 KIA에 인수되어 김경언이 해태 유니폼을 입었던 시기는 사실 반 년이 안됐다.

2017시즌을 끝으로 한화에서 방출된 김경언 ⓒ 한화 이글스

2010시즌 중반까지 김경언은 10시즌 동안 타이거즈에 몸담았다. 하지만 2004시즌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자신의 잠재력을 타이거즈 시절에는 꽃피우지는 못했다. 규정 타석 3할 타율을 달성한 시즌도, OPS 0.8 이상을 달성한 시즌이 없었다. 

2010년 6월 김경언은 장성호, 이동현과 함께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장성호가 강력히 희망했던 트레이드를 통해 김경언도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KIA는 안영명, 박성호, 김다원을 데려왔다. 

김경언은 한화에서 뒤늦게 전성기를 맞았다.  34세 시즌인 2015년 107경기에 출전해 16홈런 76타점 OPS 0.939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극적인 승부처에서 김경언의 방망이는 춤을 추었다. 타격 순간 몸이 열리면서도 어떻게든 공을 맞히는 능력은 신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너무도 짧았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2016시즌에는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 5홈런 25타점 OPS 0.753, 2017시즌에는 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5홈런 17타점 OPS 0.788에 그쳤다. 

2017시즌 김경언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시즌이 종료된 뒤 김경언은 한화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본격적인 리빌딩을 진행할 신임 감독 체제에서 김경언이 설 곳은 없었다.

김경언은 타국 리그에서라도 현역 선수 생활을 연장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왼손 대타카드로 활용이 가능한 김경언이 KBO 리그에서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베테랑 역차별’, 합리적인가?

정성훈, 임창용, 그리고 김경언까지 해태 출신 현역 선수 3명 중 공교롭게도 ‘타이거즈 원팀맨’은 없었다.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타 팀으로 이적했다. 

세 선수 모두 베테랑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를 경험했거나 혹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타이거즈로 돌아온 정성훈과 임창용은 베테랑을 존중하는 김기태 감독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은퇴에 내몰렸을 것이다. 

지난 겨울 극심한 추위처럼 베테랑들 역시 스토브리그에서 한파를 겪었다. 베테랑 선수는 1군에서 2군으로 보내기도 쉽지 않으며 통제가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유교적 연공서열에 의해 ‘역차별’을 받는 것이 베테랑의 현실이다. 

최근 KBO리그는 소통을 강조하는 문화가 도입되고 있다. 레전드 출신 지도자들조차 자신의 지도 방식을 강요하기보다 어린 선수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이 많은 베테랑이라는 이유로 ‘찬밥’ 대우를 받는 현실은 부합되지 않는다.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을 경쟁을 통해 증명한다면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관련 칼럼:  '1위 KIA-10위 한화', 2018 선발 순위는?)


글: 이용선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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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