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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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6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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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1삼진 2볼넷' 파레디스, 예견된 실패?

2018-04-20 금, 18:29 By 케이비리포트

실패하는 외국인 타자, 볼-삼-비가 말해준다?

타율 0.167 1홈런 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515 11삼진 2볼넷 

리그 1위인 두산 베어스의 '애물단지'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의 현재(4/19 기준) 성적표다.

외국인 타자에게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이렇다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파레디스는 이미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바 있다.  이후 열흘 간 퓨처스리그(AVG 0.360 OPS 1.029)에서 보완을 거친  후  19일 잠실 한화전에서 다시 1군에 등록되며  선발로 나섰지다. 하지만 결과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종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파레디스의 실패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지바 롯데에 몸담았던 파레디스는 타율 0.219 10홈런 26타점 OPS 0.634로 부진했다. 가까스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에서 장타력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1군 재등록 후에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한 두산 파레디스

영입 발표 시점부터 제기된 파레디스의 가장 큰 약점은 선구안이었다.  2017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16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97개의 삼진을 당했다.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BB/K)의 비율이 0.16에 그쳤다.

이처럼 ‘극악’인 볼넷과 삼진의 비율은 KBO리그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볼넷 2개를 얻는 동안 삼진 11개를 당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18로 일본 시절과 흡사하다. 20일 부터 펼쳐질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지만  선수 생활 내내 지속된 약점이 단기간에 호전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 파레디스의 KBO리그 이전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 1군 복귀전에서 삼진을 당하는 파레디스


‘PCL 출신’ 가코-알드리지의 실패 사례

KBO리그를 거쳐 간 숱한 외국인 타자 중 성공 사례도 적지 않았지만 실패 사례는 많았다.

KBO리그에서 실패한 외국인 타자들이 영입되기 직전 년도의 기록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타자들의 유형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게 된다.

2010년대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중도 퇴출 등으로 인해 1시즌 미만으로 뛰거나 혹은 1시즌 풀타임을 뛰었지만 재계약에 실패한 이들의 기록을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지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부진으로 인해 퇴출된 (전)삼성 가코 ⓒ OSEN

2011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가코는 당시 류중일 감독(현 LG)의 어록으로 남은  ‘나믿가믿(나는 믿어. 가코 믿어)’의 주인공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가코는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끝내 부응하지 못한 채 58경기에서 타율 0.243 1홈런 28타점 OPS 0.634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0.7의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7월 퇴출되었다. 

2010년 가코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PCL(Pacific Coast League)에서 타율 0.235 12홈런 48타점 OPS 0.705를 기록했다. 홈런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타율과 OPS는 저조했다.

타고투저 성향이 강한 PCL에서 12홈런은 크게 주목하기 어려운 기록으로 당시 장타력도 그닥 빼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66이었는데 이듬해 KBO리그에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65로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가코는 PCL에 비해 퇴보된 기록을 남겼다.

가코와 알드리지의 2년 간 주요 기록 비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가코와 마찬가지로 2010시즌 PCL에서 뛰다 2011시즌 넥센 히어로즈에 영입된 알드리지는 20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 0.237 OPS 0.766에 발목이 잡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0시즌 PCL에서 알드리지의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42였는데 이듬해 KBO리그에서는 역시 0.42로 동일했다. 볼넷보다 삼진이 두 배 이상 많은 알드리지의 약점은 리그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볼-삼-비는 그들의 지문처럼 다른 리그에서도 바뀌지 않았다.

 

INT-메이저리그 출신은 어땠을까? 

2014시즌부터 KBO리그는 외국인 타자 보유를 의무화했다. 더 많은 외국인 타자가 한국 땅을 밟았고 당연히 더 많은 실패 사례가 나왔다. 

조쉬벨과 스캇의 2년 간 주요 기록 비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이해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조쉬벨은 타율 0.267 10홈런 39타점 0.779를 기록한 끝에 7월초 퇴출되었다. 시즌 초반 홈런을 몰아치며 기대를 부풀게 했지만 선구안을 포함 약점이 노출된 뒤 집중 공략을 당했고 타갹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013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INT(인터내셔널 리그)에서 두 개 팀을 거친 조쉬벨은 타율 0.226 5홈런 21타점 OPS 0.680의 성적표에 그쳤다.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62로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이듬해 KBO리그에서 그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54로 더 나빠졌다. INT는 PCL에 비해 투고 성향이 강한 편이다. 

타고투저 트렌드(리그평균 OPS 0.807)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KBO리그로 이적했음에도 외국인타자라는 특성 상 약점을 집중 공략당했고 결국 기대만큼 성적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퇴출되고 말았다. 

SK에서 퇴출된 메이저리그 출신 스캇 ⓒ SK 와이번스

2013시즌 메이저리그에서 91경기에 출전해 9홈런 40타점을 기록한 스캇은 2014시즌 SK 와이번스에 영입되어 성공이 보장된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2013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했던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 0.48은 KBO리그에서 1.11로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격차를 입증하는 지표로 보인다.

하지만 스캇은 한국 무대에서 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홈런 17타점 OPS 0.897을 기록하다 코칭스태프와 노골적인 언쟁 끝에 퇴출되었다. OPS는 썩 나쁘지 않았지만 정교함이나 장타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야매카툰: 황당 외국인퇴출사


2015년 한화-두산의 연이은 외인 타자 실패

2015시즌에는 두산과 한화에 외국인 타자가 각각 2명이 영입되었지만 모두 실패 사례로 남았다.

2014시즌 PCL에서 타율 0.291 7홈런 OPS 0.836을 기록했던 루츠는 이듬해 두산에서 타율 0.111 1홈런 OPS 0.389의 부진과 허리 부상으로 5월초 퇴출되었다. 그는 2014시즌 타고리그인  PCL에서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29에 그쳤는데 이듬해 KBO리그에서도 0.33으로 좋지 않았다.

루츠, 로메로, 모건, 폭스의 2년 간 주요 기록 비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루츠의 후임자 로메로도 KBO리그에서 실패했다. 12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 0.253 OPS 0.777에 그쳐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는 2014시즌 투고 리그인 INT에서 0.75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을 기록한 바 있는데 2015시즌 KBO리그에서 0.60을 기록했다. INT에서 KBO리그로 온 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도리어 더 나빠진 것이다.

2015시즌 초반 조기 퇴출된 모건 

같은 해 한화에 영입된 교타자 유형의 모건은 타율 0.273에  홈런 없이 5타점 OPS 0.738의 성적을 남기고 역시 5월초에 퇴출되었다.

그는 2014시즌 INT에서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19로 매우 좋지 않았는데 2015시즌 KBO리그에서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50로 나아졌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만족스러운 수치가 아니었고 개막전 4안타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당시 소속 감독이었던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과 상충되는 모습을 보이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퇴출되고 말았다.

모건의 후임자 폭스는 영입되자 마자 부상을 당했고 이후 타율 0.278 7홈런 25타점 OPS 0.848의 평범한 성적을 남겨 재계약에 실패했다.

폭스는 2014시즌 타고 성향이 극도로 강한 멕시칸 리그에서 타율 0.307 16홈런 46타점 OPS 1.001의 성적표와 함께 0.70의 삼진 대비 볼넷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KBO리그에서는 0.30으로 나빠졌다. 타고 리그인 멕시칸 리그 타자의 기록은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야구계 속설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됐다.   

 

상위 리그 경험, ‘볼삼비’는 도움 되지만…

2015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맥스웰과 고메즈,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를 전년도에 경험했던 발디리스가 부진했다. 상위 리그를 거친 이들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모두 KBO리그에서 향상되었으나 장타력이나 정교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아두치의 후임자로 영입한 맥스웰은 2014시즌에는 내셔널리그의 샌프란시코에서 뛰었다. 이해 그는 0.26의 삼진 대비 볼넷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KBO리그에서는 0.60으로 개선되었다. 그는 롯데에서 타율 0.288 4홈런 16타점 OPS 0.91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SK에서 타격 및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 재계약에 실패한 고메즈 

SK가 유격수로 영입한 고메즈는 2015시즌 내셔널리그 밀워키에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08로 극히 좋지 않았다. 2016시즌 KBO리그에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29로 다소 개선되었으나 전혀 만족할 수 없었다.

티율은 0.283 홈런은 21개로 리그 평균 이상이었지만 무려 25개의 실책을 저질러 유격수 수비에서 낙제점을 받은 고메즈는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맥스웰, 고메즈, 발다리스의 2년 간 주요 기록 비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2015시즌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요코하마에서 뛰었던 발디리스는 이듬해 삼성에 영입되었다. 일본에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 0.69는 KBO리그에서 1.82로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그는 삼성에서 잦은 부상에 허덕인 끝에 타율 0.266 8홈런 33타점 OPS 0.851을 기록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맥스웰, 고메즈, 그리고 발디리스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가 KBO리그보다 투수들의 수준이 뛰어난 리그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상위 리그에서 부진한 타자가 하위 리그에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법은 없음을 입증하는 경우이기도 했다. 


‘볼삼비’를 뛰어넘는 인성?

2017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실패 사례는 모넬(kt), 워스(SK), 그리고 로니(LG)를 꼽을 수 있다. 모넬과 워스는 2016시즌 PCL에서 뛰었던 바 있다. 

모넬, 워스, 로니의 2년 간 주요 기록 비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

모넬은 2016시즌 타고인  PCL에서 19홈런 75타점을 기록했지만 이른바 ‘공갈포’에 가까웠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0.49로 좋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2017시즌 kt 위즈에서 그는 타율 0.165 2홈런 9타점 OPS 0.587로 극도의 부진 끝에  5월말 퇴출되었다. 그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61로 다소 향상되었지만 1할대 타율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SK 워스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6시즌 PCL에서 타율 0.330 11홈런 48타점 OPS 0.955에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0.75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3경기만 출전한 뒤 어깨 부상으로 5월초 조기 퇴출되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워스가 KBO리그에서 어떤 기록을 남겼을지, 그리고 PCL에서의 기록과 어떤 상관관계를 보였을지 따져볼 수 있었을 것이다. 

2군행 지시에 불복하고 무단 귀국해 LG에서 퇴출된 로니 

2016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로니는 정교함으로 기대를 모았다. 타율 0.265 9홈런 34타점 OPS 0.703에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43이었다. 상위 리그의 기록이었기에 KBO리그에서는 타격 전부문에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하지만 2017년 5월 이후 약 두 달 간 실전 경험 없이 7월 중순 KBO리그에 온 로니는 속구 대처에 약점을 노출했다. 그는 타율 0.278 3홈런 12타점 OPS 0.821 볼/삼비 0.79를 기록한  상태에서  2군행 지시에 불만을 품고 미국으로 무단 귀국해 퇴출되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명성이 아닌  프로로서의 책임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킨 사례였다.


볼넷과 삼진이 열쇠다?

그간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타자들의 기록을 들여다 보면 몇 가지 분명한 경향이 드러난다. 상위 리그인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KBO리그에서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타고투저 리그인 PCL이나 멕시칸 리그에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유지되거나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타석에서의 적극성 혹은 소극성 여부 및 선구안은 타자의 타고난 성향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비록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외국인 타자의 KBO리그 성패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중심 타선에 서는 외국인 타자에 대해 스트라이크보다는 유인구 위주로 승부하고 약점이 노출될 경우 철저히 공략한 KBO리그의 투수들의 대체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SK 로맥의 경우처럼 KBO리그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파워 히터의 경우라면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볼삼비: 17시즌 0.43, 18시즌 0.41)  외국인 타자 영입 시  홈런이나 타율처럼 눈에 띄는 화려한 숫자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볼넷/삼진 비율을 기준점으로 한다면 예견된 실패는 피할 수 있을 듯 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관련 칼럼:  '선구 약점' 두산 파레디스, 괜찮을까 )


글: 이용선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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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