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똑딱이' 김태균? 사실은 최강 해결사

2018-05-15 화, 20:11 By 케이비리포트

한화 김태균은 정말 '스탯관리'형 똑딱이타자일까?
'역사상 최고의 우타자' 김태균은 왜 '김똑딱', '김스탯'이라는 비아냥을 들을까. [사진=한화 이글스]

통산 타율 2위(0.325), 출루율 1위(0.428), 장타율 6위(0.533), OPS 1위(0.961), 
홈런 10위(297), 타점 4위(1247)/ (3000타석 이상)

통산 기록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화 김태균의 현재 위치다. KBO리그 사상 최고의 우타자라 해도 무방한 기록이다 .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격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는 김태균은 당장 은퇴하더라도 훗날 KBO리그 명예의 전당 가입이 가능할 타자다.

이런 김태균이지만 지난 수년 간 반복되는 비판이 있다. 

주로 ‘홈런은 못치는 똑딱이 타자다’, ‘정작 중요할 땐 해결하지 못하고 기록 관리용 안타만 친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 간 한화가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김태균을 지목하는 이들까지 있다.

기록으로 남은 그의 성적은 리그 최정상급인데 같은 비판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니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일각의 비판처럼 김태균은 정말 ‘스탯관리만 잘하는 똑딱이타자’일까?  단지 개인 성적만 좋게 포장된 타자인 것일까?  최근 5시즌(2014~2018) 간 그가 남긴 기록을 꼼꼼히 살펴 봤다.

#야매카툰 영상: 출루왕 김태균 특집


1. 김태균은  똑딱이 타자?

김태균은 홈런 양산형 타자가 아니다. [사진=OSEN]

장타력을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기록은 역시 '홈런'이다. 김태균은 최근 5년간 8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아직 진행 중인 올 시즌을 제외하면 시즌당 19.75홈런이다. 매년 20홈런 수준이니 준수한 기록이다.

문제는 지난 2014시즌 이후 KBO리그에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김태균의 홈런 순위는 13위다. 1위 최정(134홈런)과는 차이가 50개 이상이다.

2년의 공백이 있는 박병호(109홈런)는 물론, 우여곡절 끝에 연봉 5500만원에 NC로 이적한 최준석(89홈런)보다도 적다.  4번 타자로서는 다소 모자란 수치다.

자세한 기록을 보면 장타력 부재가 더 부각된다. 김태균의 최근 5년간 홈런%는 3.78로 리그 46위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IsoP(순수장타율)는 0.205로 리그 38위. 타수/홈런 역시 리그 39위(21.92)에 불과하다.  김태균을 ‘똑딱이’라 폄하할 순 없지만, 그를 ‘거포’라 분류하기 어렵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2. 김태균은 ‘스탯관리’형 타자?

김태균은 주자가 나가면 나갈수록 힘이 솟는 '득점권 괴물'이다. [사진=OSEN]

먼저 ‘스탯관리’라는 표현의 의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할 듯 싶다.

스포츠 팬들이 흔히 사용하는 ‘스탯관리’는 '중요치 않은 상황에서 개인 기록만 올리고, 정작 중요할 때는 활약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팀 성적엔 보탬이 되지 않고 개인 성적만 좋은 선수라는 의미다.

김태균은 정말 ‘스탯관리’에만 집중하는, 과대평가된 선수일까? 이른바 '승부처'에서 김태균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최근 5년간 주자 상황에 따른 기록을 살펴봤다. 

주자가 없는 경우 김태균은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이는 타자였다. 슬래시라인은 0.319/0.406/0.505. 타율 18위, 출루율 7위, 장타율 25위로  리그 정상급은 아니었다. 김태균이 ‘스탯관리’를 한다면 주자가 없어 상대적으로 정면 승부하는 상황에서 성적이 더 좋아야 할 텐데 예상과는 달랐다.

반대로 김태균은 주자가 있을 때, 그리고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있을 때 급격히 강해졌다. 

주자가 있을 때 0.371/0.486/0.595로  강했고, 득점권에선 0.378/0.507/0.594로 무시무시한 면모를 보였다. 유 주자 시, 그리고 득점권에서 모두 타율/출루율 1위를 기록했다.

# 1점차 이내, LI 3.0 이상인 상황에서 김태균의 주요 기록

김태균은 1점차 이내, LI 3.0 이상인 중요 상황에서도 상당히 강했다. [기록=STATIZ]

단순히 득점권에서만 강했던 것도 아니다. 김태균은 최근 5년간 1점차 이내 상황에서 타율/출루율 1위, OPS 6위를 기록했다. 1점차 이내 상황에서 올린 타점만 219개로, 나성범(245타점)에 이어 2위다.

매우 중요한 상황을 의미하는 LI(Leverage Index) 3.0 이상 상황에서도 타율 3위, 출루율 5위, 타점 7위다. 공격력이 하위권인 한화(최근 5년 팀 OPS 8위, 득점 8위)에서 김태균이 집중 견제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고액 연봉을 받는 팀의 중심타자로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승부처에서 주목을 받다보니 실패하는 장면이 아무래도 좀더 뇌리에 남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확인된 김태균은 스탯관리형 타자가 아니라  '득점권 해결사' 라는 표현이 적절한 타자였다. 

#김태균의 최근 7시즌 볼넷/삼진 비율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다만 우려되는 지점은 올시즌 107타석에서 볼넷은 겨우 1개이고  삼진이 19개로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볼넷/삼진 비율(0.05)을 기록 중이라는 점이다.

시즌이 더 진행되고 표본이 쌓일 경우 예년처럼 1.0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지만  출루가 아닌 본인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 인상주의식 비평에 휘둘리지 말고 출루에 강점을 가진 김태균식 야구를 회복해야 한다.


김태균, ‘최고의 거포’는 아니지만 ‘최고의 중심타자’

누가 뭐래도, 김태균이 최정상급 타자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진=OSEN]

야구의 꽃이 홈런이고  홈런의 가치가 예전보다 더 주목받는 시대지만  홈런이 승리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려야 승리하는 야구에서 홈런은 득점을 내는 한 방법일 뿐 득점을 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지난 2년 간 정규시즌 우승은 득점 1위였던  두산, KIA가 차지했다. 지난해 23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단일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SK 와이번스는 팀 득점(761점)은 5위로 최종 순위 역시 5위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중심타자의 최고 덕목 역시 ‘홈런’인 것 만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득점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것이 중심타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이 점을 봤을 때, 김태균은 ‘최고의 거포’는 아니지만, ‘최정상급 중심타자’임은 분명하다.

지난 5년간 김태균의 WPA(Win Probability Added, 승리 확률 기여)는 21.6으로 리그 전체 1위였다. 또한, 김태균은 지난 5년간  9회에만 36타점을 올리며 그 누구보다 많은 주자를 쓸어담았다. 특히 9회&3점차 이내 상황에서 6홈런 26타점으로 타점은 물론 홈런까지 1위를 기록했다.

당신이 감독이라면, 9회 박빙의 득점 찬스에서 어떤 타자를 기용하겠는가? 기록은 ‘김태균’의 이름을 말하고 있다.

# 9회말 동점홈런을 터뜨린 김태균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관련 칼럼:  한용덕표 한화, 번트와 연투가 사라졌다 )


계민호 기자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 2018 프로야구/MLB 카툰 전편 보기

☞ 비영리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후원하기 [kbr@kbreport.com]

☞ 페북 좋아요! 케이비리포트 공식 [페이스북 야구이야기]

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