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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황의조, 축구 금메달과 함께 레전드 기록' 정조준'

2018-08-28 화, 09:46 By 케이비리포트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공격수 황의조
ⓒ 대한축구협회
지난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는 미리보는 남자축구 결승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가 펼쳐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대한민국 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이 8강전에서 맞붙은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토트넘 손흥민을 앞세운 화려한 선수층으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영원한 우승후보다. 이날 대표팀과 맞붙은 우즈베키스탄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올해 열린 AFC U-23 선수권대회에서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을 결승전에서 꺾고 결국 우승을 차지한 것이 바로 우즈베키스탄이다.

해당 멤버가 그대로 출전한 아시안 게임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은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특히 선수들끼리의 조직력을 이용한 빠른 템포의 공격력은 아시아권 국가들을 상대로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16강에 오른 홍콩을 3-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경기력 호조를 증명했다. 경기 전만해도 수문장 조현우가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이 수비 불안으로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황의조가 버티고 있었다. 특정 선수의 영향력보다 팀 간 조직력이 중요한 축구의 특성상 어지간한 슈퍼스타가 아니고서야 한 선수가 경기를 지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27일 8강전 경기는 황의조가 경기를 지배했고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황의조의 득점 본능은 경기 초반부터 발휘됐다. 전반 4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침착하고 완벽한 슈팅으로 선취골을 터뜨렸다. 단기전 토너먼트에서 선취점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경기를 중계하던 중계진들도 금메달의 반을 가져온 것 같다며 흥분할 정도였다.

실제로 16강전에서도 난적 이란을 상대로 황의조가 선취골을 터뜨리고 경기를 손쉽게 풀어나갔었다. 하지만 경기력이 호조였던 우즈베키스탄은 이란과는 달랐다. 선취점을 만회하려는듯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세를 유지하던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반 4분만에 올린 선취점이 13분만에 동점이 될 때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경기가 대혈투로 이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양 팀은 역전과 동점을 반복하며 전·후반 90분동안 3-3의 스코어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 와중에 한국 대표팀의 득점은 모두 황의조의 발 끝에서 나왔다. 특히 후반들어 3-2로 역전을 당하고 끌려가고 있던 중 경기종료 15분을 남겨두고 터진 동점골이 백미였다. 황의조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막판으로 치달은 연장 후반 12분,  황의조는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이 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가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만 다가서도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는 위협을 느꼈다. 결국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황의조를 잡아서 넘어뜨렸고 이는 그대로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 이후 황희찬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해 대표팀은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행을 확정지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5경기에 모두 출장 8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이미 해트트릭을 두번이나 기록했고 고비마다 득점을 올려 탈락 위기의 대표팀을 여러번 구해냈다. 와일드카드로의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해내고 있는 셈이다.

와일드카드 발탁 당시 부정적이었던 여론은 180도로 바뀐지 오래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U-23 대표팀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손흥민,조현우,황의조를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손흥민과 조현우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황의조는 달랐다. A매치 출전 경험은 11경기 뿐이었고 이마저도 슈틸리케 감독 시절이 대부분일 정도로 최근에는 대표팀 구상에 없던 선수였다. 소속팀 역시 감바 오사카로 유럽리그가 아닌 J리그 소속인 점도 비판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이 성남 시절 제자인 황의조를 인맥으로 발탁한게 아니냐는 다소 억지스러운 추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감바오사카에서도 주 득점원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에서 주전도 아니고 경기력이 엉망이라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성남 시절 황의조의 모습. 황의조 발탁은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억측에 가까운 비난이 쏟아졌지만 김학범 감독은 냉정하게 황의조를 판단했다. 김학범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골을 터뜨려 해결사 역할을 해낼 선수로 황의조를 지목했다. 특히 최근 감바 오사카에서의 활약상을 보면 황의조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낼만한 선수였다.

축구의 특성상 아시안게임같은 단기전은 선수의 현재 컨디션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선수는 본 실력이 뛰어나도 단기전에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고 무명의 선수라도 최근의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으면 말그대로 미친 활약을 보일 수도 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2연패 뿐 아니라 득점 신기록에도 도전할 태세다. 아시안게임 단일대회 최다 득점 기록은 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황선홍이 기록한 11골이다. 준결승 결과에 상관 없이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황의조는 4골만 더 넣으면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형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뽐낸 황의조는 이후 A대표팀에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황의조의 현재 경기력을 보며 한국 축구 팬들은 오랜만에 배출된 최전방 공격수 자원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그간 아시안게임에는 이동국, 이천수, 박주영 등 A대표팀 스타들이 줄줄이 출전했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황의조만큼 파괴력을 보여주었던 공격수는 94년 히로시마 대회의 황선홍과 98년 방콕 대회 최용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모두 대표팀 공격수 계보를 잇는 스트라이커들이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정통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고 있다. 문전에서의 포스트 플레이나 2선과의 연계, 찬스를 포착하는 능력과 골 찬스에서 침착한 마무리까지.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스트라이커의 모습 그대로다.

황의조의 현재 경기력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향후 벤투 호로 새 출발한 A대표팀에 합류해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A대표팀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황의조에게는 인생역전인 셈이다.

대회 득점 선두 황의조가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오는동안 단 1점도 실점하지 않았을 정도로 수비가 좋은 팀이다. 과연 황의조라는 날카로운 창은 박항서호의 단단한 방패를 뚫어낼 수 있을까. 황의조가 무실점의 베트남을 상대로 또다시 골망을 흔들어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