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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더블헤더 악몽' 거인, '벼랑 끝' 자초한 롯데 벤치

2018-10-11 목, 09:55 By 케이비리포트

[케이비리포트] 10일 더블헤더 연패 가을 탈락 위기 몰린 롯데


▲  롯데 조원우 감독과 주장 이대호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그들은 올 시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5위 KIA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글날 경기의 여파가 너무 컸던 것일까? 9일 KIA와의 대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롯데가 최하위 kt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내주는 충격적인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 11승 1무 2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던 kt를 상대로 가진 더블헤더였기에 최소한 1승 1패는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종종 그렇듯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탈꼴찌를 향한 kt 선수단의 의지는 피로와 부담감에 발목이 잡힌 롯데를 압도했다.

롯데가 kt에게 연달아 발목을 잡히는 사이 KIA는 총력전을 예고했던 3위 한화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롯데와의 격차를 순식간에 1.5경기로 벌렸다. 이제 KIA는 롯데와의 잔여 3경기 중 딱 1번만 승리를 거두어도 5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양팀 간 격차는 1.5경기지만 롯데는 2번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승패마진이 같더라도 KIA보다 낮은 승률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5위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은 KIA와의 3번 맞대결을 모두 이기는 것밖에 남아있지 않다. 14일 두산과의 잔여 경기가 1번 더 남아있긴 하지만 KIA와의 맞대결에서 모든 것이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더블헤더 전까지만 해도 롯데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급격하게 상황이 바뀌고 말았다. 롯데에게는 더블헤더가 악몽이 된 셈이다.

사실 롯데에게 더블헤더가 악몽이 되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더블헤더는 정규 시즌 내 종종 진행되는 흔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선수보호 차원에서 시즌 중 더블헤더를 자제하기로 한 이후에는 좀처럼 보기가 드물어졌다.

롯데가 올시즌 전에 더블헤더 경기를 가졌던 최근 기억은 2012시즌 KIA전과 2015시즌 두산전이 마지막이었다. 보통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총력전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1승 1패씩 나눠 갖는 것으로 결과가 귀결되곤 한다. 하지만 롯데의 더블헤더는 달랐다.

2012시즌 SK와 2위 싸움을 펼치던 롯데는 9월 14일 이번에도 KIA와 더블헤더를 가졌다. 2위를 위해 2경기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로 나선 롯데였지만 1차전에서 '거인 킬러' 김진우에게 발목을 잡혀 1-10 완패를 당했다. 이후 2차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롯데는 연장 12회까지 간 경기에서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8-7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  KIA 황정립의 드라마같은 한 방. 어쩌면 롯데의 더블헤더 악몽은 여기서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 KIA 타이거즈

 
11회말 등판한 강영식은 이날 따라 좋은 구위를 보이며 손쉽게 2아웃을 잡으며 승리를 눈 앞에 뒀다. 패색이 짙었던 KIA에서 마지막 대타로 내세운 타자는 신인 황정립이었다. 대타로 1군 데뷔를 하게 된 황정립은 데뷔 타석 대타 동점홈런이라는 믿기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며 롯데를 주저 앉혔다. 롯데는 이날 더블헤더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2위를 SK에게 내주고 말았다.

최근인 2015 시즌에도 롯데에게 더블헤더는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겼다. 당시에도 5위를 향해 마지막 힘을 쏟아붓던 롯데는 홈에서 두산과 더블헤더를 가졌다. 해당 시즌 두산과의 맞대결 결과도 좋았고 바로 앞선 잠실 원정에서 두산을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롯데는 내심 2경기를 쓸어담아 5위 추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전직' 롯데맨 홍성흔과 3년 후 롯데맨이 되는 민병헌의 홈런포를 앞세운 두산에게 롯데 투수진은 처참히 무너지며 2패를 당하고 말았다. 더블헤더 연패의 충격으로 롯데는 이후 순위 싸움에서 힘을 잃고 8위에 그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결국 롯데는 더블헤더 징크스를 끊어내지 못하고 악몽같은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이제 롯데는 나머지 4경기중 1번이라도 패하면 5강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번 더블헤더 2연패는 단순 징크스 탓이 아니라 벤치의 조급함과 판단 착오가 초래한 측면이 크다.

롯데는 당초 9일 KIA전을 앞두고 외국인 에이스 레일리를 선발로 내세우려 했다. 하지만 투수 본인이 어깨가 뻐근한 감이 있어 4일 휴식 후 등판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롯데는 레일리의 등판을 10일 kt전 혹은 광주 KIA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롯데 벤치가 이후 레일리에게 확실한 등판 일자를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원우 감독은 9일 KIA전을 앞두고 KIA전에 질 경우 레일리는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하고 승리할 시에는 추후 일정을 보겠다는 말을 남겼다.

더블헤더 1차전을 가지기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에서 승리를 할 경우 레일리는 KIA전으로 미루고 패배할 시에는 2차전에 레일리를 투입하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선발투수는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등판까지의 루틴을 지키고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경우처럼 선수에게 확실한 등판일을 경기 전까지도 확정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게 만든다면 해당 투수가 선발 등판 경기에서 호투할 확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  10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롯데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꼭 이겨야 할 경기를 앞두고 투수의 컨디션 점검에도 문제가 있었다. kt와의 1차전 선발로 등판한 박세웅은 1회부터 유한준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1.1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경기 초반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뒤이어 등판한 신인투수 정성종의 경우 승계주자가 홈을 밟기 전까지는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타격 컨디션이 좋은 kt 타자를 속구로 제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두 투수가 등판 순서를 바꾸거나 박세웅을 좀더 빨리 마운드에서 내렸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롯데 선수들을 끝까지 벤치를 신뢰하고 싸워왔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하위권으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불가능할 것이라 보였던 5위 도전을 시즌 마지막까지 끌고 온 것도 서로 간의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약점을 보인 조원우 감독과 롯데 벤치는 선수들의 신뢰에 답하지 못하고 더블헤더에서 연패를 자초하는 운용으로 5위 탈환 가능성을 낮추고 말았다.

이제 롯데는 더블헤더 악몽을 뒤로하고 다시한번 기적에 도전한다. 원정구장인 광주에서 KIA를 상대로 3연전 스윕, 산술적으로도 분위기 상으로도 달성이 어려운 목표다. 올시즌 후반기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시즌 막판까지 5위 경쟁을 이어온 롯데가 마지막 순간 3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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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글: 이정민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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