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이 13일 잠실 KT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선발 이용찬이 7.2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규정이닝(144)을 채웠지만 KT 로하스가 8회초와 연장 10회초 홈런포를 가동하며 탈꼴찌를 위한 강렬한 의지를 보였다. 두산 타선은 무려 15안타를 쳐냈지만 3득점에 그치며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이날 3안타를 기록한 양의지의 맹타는 인상적이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과거 동료였던 니퍼트를 상대로 중견수 앞 안타로 첫 출루를 기록했고 6회말 1사에서도 다시 니퍼트에게 안타를 쳐냈다.
2-3으로 뒤진 9회말에도 양의지의 방망이는 빛을 발했다. KT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만들었고 이어진 무사 1-3루 기회에서 7번 타자 이병휘가 KT 마무리 김재윤 상대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역전에 실패한 두산은 구원투수 박신지가 연장 10회초 KT 로하스에게 결승 솔로포를 허용했고 10회말 두산 타선이 무사 1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 2018 KBO리그 타율 부문 TOP 10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는 올시즌 타율 0.360 OPS 1.019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6.9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WAR과 타율, 홈런에서 한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며 타율도 1위 김현수(0.362)와 단 2리 차이일 뿐이다.
14일 롯데와의 최종전에서 양의지가 3타수 2안타 이상을 기록할 경우 올 시즌 KBO리그 타율 1위(0.3622)를 탈환할 수 있다. 양의지가 극적으로 타율 1위를 차지한다면 KBO리그 두 번째 포수 출신 타격왕에 오르게 된다. 1984년 타격 3관왕을 차지했던 삼성 이만수(0.340) 이후 34년 만이다.
다만 14일 경기가 오후 2시부터 열리는 낮 경기라 컨디션에 따라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휴식을 취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러나 첫 타격 타이틀 수상을 위해선 선발출장과 맹타가 필수다.
한편 두산도 역대 팀 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두산이 9득점 이상으로 승리할 경우 KBO리그 역대 최초 팀 900타점과 함께 2016년 기록했던 팀 최다승 기록(93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팀과 개인의 기록 달성을 위해서는 핵심 전력 양의지의 맹타가 절실하다.
14일 양의지가 상대할 마지막 선발투수는 올시즌 ERA 6.60을 기록 중인 롯데 우완 송승준이다. 두산 타선을 상대로도 5.40으로 부진했다. 양의지는 올시즌 롯데전 타율 0.357, 송승준 상대 2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전타석 출루에 성공한 바 있다.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가 최종전 맹타로 타격왕 경쟁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