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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괄목상대' 장타력 장착한 땅콩 슬러거, 최주환

2018-12-05 수, 09:40 By 이정민
장타력 장착하고 1년만에 커리어하이 또다시 갱신한 최주환

진화해서 더 무서운 '땅콩 슬러거'

▲ 장타력 장착하고 더 무서운 모습을 보여준 최주환 ⓒ 두산 베어스

KBO리그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마치고 MVP와 신인왕을 포함한 개인상 시상까지 모두 마쳤다. 이제 KBO리그가 올 해 마지막으로 앞두고 있는 공식 행사는 골든글러브 뿐이다.

투수부터 전 부문 수비포지션 그리고 지명타자까지 각 포지션별로 총 10명의 최고 선수가 황금장갑의 영예를 안게 된다. 그 중에서 지명타자 부문에는 한국 복귀 이후 2년 연속으로 30홈런 100타점을 돌파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수상이 유력하다.

37홈런과 125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타격 7관왕을 달성했던 2010시즌 이후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 갯수를 기록하며 194cm/130kg의 압도적 덩치에 걸맞는 기록을 보였다.

이대호의 수상을 위협할 후보로는 두산의 최주환이 꼽힌다. 최주환은 올 시즌 26홈런과 108타점을 달성하며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올 시즌전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최주환이 난다긴다하는 거포들도 장타력을 뽐내기 힘든 잠실구장에서 30홈런에 가까운 기록을 달성한 것은 놀라운 부분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최주환은 178cm/73kg으로 장타력과는 거리가 먼 작은 체구다. 특히 골든글러브 경쟁자인 이대호와 비교하면 삼촌과 조카 사이 정도로 보일 정도로 체격 차이가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최주환은 올 시즌전까지 전문 지명타자가 아닌 2루와 3루를 오가며 내야수비까지 담당했던 선수기 때문이다. 최주환이 원래 주목받았던 점은 건실한 2루수비와 함께 체구에 맞지 않는 펀치력을 가진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키스톤을 소화할 선수 치고 펀치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정도였지 잠실에서 20홈런을 훌쩍 넘길 정도는 아니었다.

※ 2012시즌 이후 최주환 주요 타격 기록

▲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청소년대표로 활약했던 최주환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06년 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가 몸담았던 두산은 그의 데뷔초부터 현재까지 항상 리그 최고 수준의 내야 뎁스를 자랑했다.

때문에 최주환은 2017년 이전까지 한번도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간간히 선발출장할 때나 대타로 나와서 번뜩이는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주환은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할 기회를 얻었다. 129경기 452타석에 출전해 본인의 진가를 알렸다.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고 0.301의 타율로 첫 규정타석 3할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떨어지는 장타력으로 조금은 아쉬운 생산력을 보였다. 7개의 홈런과 0.424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0.794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분명히 타격의 재능은 돋보였으나 작은 체구의 한계와 드넓은 잠실야구장의 크기에 압도당한듯 보였다.

하지만 최주환은 거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장타력 증강을 위해 애썼다. 특히 타구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체구가 작은 최주환과 같은 경우 스윙 각을 교정해 퍼올리는 타구로 장타를 생산하기 보다는 조금 더 빠른 타구를 날려 라인드라이브성 장타를 늘리는 것이 더 알맞다는 이론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 시즌까지 단 한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던 최주환은 2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30개에 가까운 아치를 그려냈다. 장타율의 경우는 더 놀랍다. 0.582로 거의 6할에 육박하는 장타율을 보였다.

최주환이 2번타순에서 거의 다른 팀 4번타자급의 활약을 보여준 덕에 두산 타선은 활발한 생산력을 보일 수 있었다. 최주환이 2번이 버티고 있었기에 두산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1회부터 매우 힘겨운 출발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장타력까지 장착한 '땅콩 슬러거' 최주환은 그라운드 안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달리는 선수다. 평범한 뜬공이 나온 주루 상황에서도 항상 전력으로 베이스를 돈다. 그 덕에 1루에 있던 최주환이 뜬공 실책이 나온 상황에서 홈까지 파고든 장면은 최주환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어떤지 대변하는 장면이다.

올 시즌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장타력의 증가로 최주환은 그라운드 안이 아닌 밖에서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야구를 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라운드 안밖에서 가장 야구를 열정적으로 대하는 최주환, 그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2019년에도 잠실을 누빌 '땅콩 슬러거' 최주환의 야구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