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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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프리뷰

[2018 리뷰] 두산 베어스 2018시즌 투타결산

2018-12-29 토, 06:40 By 케이비리포트


'4년 연속 KS' 두산, 내년에도 우승 도전?


[2018 시즌 팀별 투타 총결산] 두산 베어스

당초 예상을 깬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2018 KBO리그의 막이 내린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순위 경쟁과 이변이 속출했던 2018시즌. KBO리그 각 구단들이 거뒀던 성과와 문제점을 최종 순위 역순으로 살펴보도록 보자. (9편: 두산 베어스)

2018 두산 베어스 투타 부문별 팀 순위

타율(0.309, 1위) 출루율(0.376, 1위) 장타율(0.486, 1위) 홈런(191개, 4위) 도루(96개, 5위) 득점(944득점, 1위) WAR(37.57, 1위) wRC+(119.8, 1위)

팀 ERA(5.00, 3위) 선발평균이닝(5.32이닝, 5위) QS(73개, 1위) 세이브(41개, 1위) 블론세이브(17개, 2위) WAR(19.58, 3위) 실책(77개, 1위)

타격
 
▲  MVP-골든글러브를 동시 수상한 두산 김재환
ⓒ 두산 베어스

 
김재환(.334 .405 .657 44홈런)은 홈런왕(44), 타점왕(133)을 거머쥐고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잠실 홈런왕'이라는 칭호를 갖게 된 그에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타격 스타일 변화.

극단적인 풀히터였지만, 올 시즌 밀어치면서도(밀어친 타구 비율: 29.1%→32.5%→36.4%) 담장을 넘기는(밀어친 홈런 개수: 4개→9개→16개) 믿기지 않는 파워(HR%: 7.31, IsoP: .323)를 과시했다.

시즌 성적으로만 본다면 김재환의 MVP 수상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김재환은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 공식적인 징계를 다 받은 그에게 이른바 '세컨드 찬스'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부터 MVP, 골든글러브, 올해의 선수상 수상과 그에 따른 논란은 금지약물 전력을 보는 대중과 현장의 괴리감을 단적으로 드러낸 지점이다.

▲2018 두산 타자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2018 두산 타자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케이비리포트

 
최고의 한해를 보낸 양의지(.358 .427 .585 23홈런 6도루)는 포수 역대 최고 타율(87년 이만수 .344)마저 갱신했다. 절정에 올라선 컨택(Contact%: 91.1%, 3위/ K%: 8.0)과 선구안(BB%: 9.0)은 양의지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기반.

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감(전반기 .379 .446 .639 17홈런)을 보이며 꿈의 4할 타율에도 도전했지만, 후반기(.318 .393 .487) 페이스가 주춤하며 타격왕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양의지가 역대급 포수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4년 125억의 계약을 맺으며 NC 다이노스로 이적하게 되었다. 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을 벗어난 양의지가 NC의 새로운 구장에서 얼마나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주전에 딱 맞는 선수가 된 최주환
ⓒ 두산 베어스

 
최주환(.333 .397 .582 26홈런)은 올 시즌 20홈런-100타점 달성과 함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대기만성의 아이콘이 되었다. 애초부터 맞추는 능력(Contact%: 86.2%, 11위)만큼은 뛰어난 선수였다.

다른 부분의 큰 변화는 없지만 당겨친 타구(44.0%→53.3%)를 늘리고, 공을 띄우기 시작(FO/GO: 1.05→1.50)했다. 그러면서 강한 타구가 생산되기 시작했고, 이는 파워(IsoP: .106→.123→.249)를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런 활약으로 시즌 중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지웠고, 가을에도 미친 활약(.478 .500 .652 1홈런 7타점)을 펼치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재호(.311 .390 .480 16홈런 6도루)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늦은 나이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공수에서 모두 흔들리며 부진한 모습(5월 .234 .329 .375 2홈런)을 보였지만, 꾸준히 믿어준 김태형 감독에게 보답하며 부활(6월: .278 .349 .426/ 7월: .406 .440 .594)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33살의 나이에 장타력(HR%: 1.41%→2.12%→3.43%/ IsoP: .130→.145→.169)이 증가 추세라는 점.

골든글러브 3루수 허경민(.324 .376 .459 10홈런 20도루)의 수비는 언제나 인상적이었지만 3루 포지션에 걸맞지 않은 타격 성적이 문제였다. 하지만 고토 타격코치의 합류 이후 허경민은 타격에 눈을 뜨게 되었다.

공을 맞히는 능력(Contact%: 85.3%→84.2%→89.6%)이 상승했고, 그 중에서도 존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65.8%→68.3%→79.5%)의 향상이 눈에 띈다. 그 결과로 삼진(K%: 11.4%→9.0%)이 줄고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힐 수 있었다. 게다가 정확도와 함께 장타력(IsoP: .067→.099→.089→.136)도 좋아지며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3할 타율, 두 자릿수 홈런, 20도루를 모두 달성하며 정확도, 파워, 스피드를 모두 보여줬다.

지난해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였던 박건우(.326 .373 .473 12홈런 7도루)는 수치상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아쉬운 성적. 매년 정확도, 파워, 스피드에서 발전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전 부문에서 성적 하락(타율: .335→.366→.326/출루율: .390→.424→.373/장타율: .550→.582→.473)을 겪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구안 문제. 볼넷(BB%: 7.0%→7.6%→5.3%)은 감소하고, 존 바깥 공에 스윙(OZ-swing%: 23.9%→25.2%→27.8%)이 늘어났으며, 루킹 삼진(LSO%: 16.3%→23.4%→26.2%)이 많아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초구 공략을 즐기고 적극적인 성향의 타자지만 타석에서 좀더 인내심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부진하며 주전 도약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지난 겨울 사비를 들여 덕 레타 코치의 지도를 받은 오재원(.313 .369 .463 15홈런 15도루)은 타격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시즌 초반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4월 .254 .319 .333)을 보였지만, 고토 타격코치는 오재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오재원은 뜨거운 전반기(.334 .390 .472 8홈런)를 보내며 중심타선에 배치되기도 했다. 다만 후반기(.279 .335 .448 7홈런)에 체력 저하로 하락세를 보였다. 타격폼의 변화는 긍정적인 파워(HR%: 1.03%→1.80%→2.88%/IsoP: .084→.117→.150)증가를 가져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변한 타격 성향(배트 적극성: 41.8%→41.9%→51.3%/초구 적극성: 28.9%→32.3%→44.3%)은 선구안(BB%: 11.2%→12.1%→7.9%)과 정확도(Contact%: 80.4%→77.6%→69.9%) 붕괴의 원인이기도 했다. 오재원은 이번 겨울 오재일과 정진호를 동반해 덕 레타 코치를 다시 방문한다. 금년 드러난 약점을 다시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겨울 오재원과 미국으로 떠날 오재일(.279 .373 .539 27홈런)은 대표적인 슬로우 스타터. 지난해(17년 전반기: .285 .367 .487 10홈런/후반기: .332 .393 .652 16홈런)도 그랬지만 올 시즌(전반기: .218 .312 .414 10홈런/후반기: .354 .447 .691 17홈런)은 기복이 더 심했다. 더구나 정확도(Contact%: 80.0%→78.6%→71.4%)에 문제가 생긴 듯, 삼진(K%: 16.0%→17.2%→25.4%)은 늘고 타율(.316→.306→.279)의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양의지의 백업인 박세혁(.282 .356 .406 3홈런 5도루)은 올해 다양한 포지션(포수, 1루수, 우익수)을 소화하면서 많은 타격 기회를 받았다. 리그 추세에 맞게 공을 띄우는(FO/GO: 0.84→1.15→1.91)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확도(Contact%: 76.0%→80.5%→68.3%)가 떨어지고 삼진(K%: 21.4%→18.6%→28.4%)이 증가하는 등 컨택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의지가 이적한 가운데 주전 1순위는 박세혁이다. 다만 주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선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전천후 내야 유틸리티 류지혁(WAR 0.67 .268 .372 .311 1홈런 7도루)은 올 시즌에도 두산 내야의 살림꾼 역할을 담당했다. 주전의 휴식을 위해 선발로 나서면서 타격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구안(BB%: 7.5%→6.4%→10.4%)이 발전하는 모습이 가장 긍정적이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잠실 아이돌' 정수빈(.367 .429 .469 2홈런 5도루)은 그야말로 천군만마였다. 기존 중견수 박건우의 체력저하와 부진, 그리고 공석인 우익수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 후반기는 짧았지만, 정수빈이 활약하기엔 문제가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선 팀을 구해내는 결승 투런 홈런까지 작렬. 복귀 이후의 표본이 적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공수 활약이 기대된다.

두산의 '나는 우익수다' 경연은 정수빈이 박건우를 우익수로 밀어내면서 종결되었다. 하지만 그 전까지 우익수 후보 1순위는 정진호(WAR 0.47 .301 .348 .375 2홈런 8도루)였다. 정확도면에서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생산력이 아쉽다.

장타력 증강을 위한 벌크업은 장점이던 주력을 감소시켰지만 장타력은 늘지 않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확실한 장점이 사라진 정진호가 주전을 꿰차긴 힘들었다. 발 빠른 좌타 외야수 조수행(WAR 0.12 .279 .311 .372 1홈런 9도루)도 후보였다. 정수빈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지만, 전체적인 기량이 정수빈에 비하면 부족하다. 정수빈의 복귀와 함께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행을 결정했다.

이 외에도 국해성(WAR 0.15 .333 .429 .458), 김인태(WAR 0.11 .263 .343 .368), NC로 트레이드된 이우성(18 두산 WAR 0.36 .293 .379 .448)까지 많은 선수들이 좌익수 경쟁에 참여했지만 확실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 경쟁은 우익수 자리에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 예상했던 두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WAR -0.73 .138 .197 .246)와 반슬라이크(WAR -0.43 .128 .205 .231)가 최소한의 역할도 해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두산에 평균 정도의 외국인 타자가 있었다면 시즌 100승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의 두산이 '판타스틱 4'로 대표되는 막강한 선발진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면, 2018년의 두산은 막강한 타격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올라섰다. 타-출-장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했으며,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홈런 4위를 기록했다.

두산의 주축 선수들은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김재호, 오재원, 오재일 같은 선수들은 전성기의 막바지다. 지난 2시즌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타선이 부진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양의지라는 거대한 빈자리가 생긴 가운데 두산의 화수분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비
포수 : 양의지(861.2이닝) 박세혁(366.2이닝) 장승현(42.1이닝)
 
▲  NC로 떠나게 된 양의지
ⓒ 두산 베어스

 
양의지(포수 WAA 0.965, 1위)는 공수에서 리그 최정점에 자리한 포수. 기본적인 수비 능력도 뛰어나지만, 양의지가 이런 고평가를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세밀한 플레이의 완성도에 있다. 여기에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의 속성을 감안하면 양의지는 절대 저평가할 수 없는 선수. 유일한 약점이었던 도루 저지(29.2%(14위)→31.7%(14위)→36.2%(6위)→40.2%(1위))마저 보완해버렸다. 굳이 약점을 뽑자면 런다운 수비가 유일하다.

그러나 양의지가 FA로 이적하며 다음 시즌 주전은 박세혁(포수 WAA 0.348, 15위)이 유력하다. 박세혁도 수비에서는 양의지 못지않게 탄탄한 기본기(연도별 포수 WAA 16년(0.459, 9위, 17년(0.490, 10위))를  갖춘 포수다.

WAA가 누적 기록임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팀 주전 포수를 능가하는 기록이다. 박세혁의 최대 강점은 어깨(도루 저지율: 39%→31.8%→31.8%)가 좋은 포수라는 것. 그의 강한 어깨는 타 팀의 주자들과 코치들에게 잘 알려진 듯하다. 그들은 박세혁이 나오면 함부로 도루를 시도하지 못했다(도루 시도율 5.7%(2위)→5.0%(7위)→3.7%(1위)).

박세혁의 뒤에는 수비형 포수 장승현(포수 WAA 0.051, 25위)과 삼성에서 주전 자리를 다퉜던 이흥련(포수 WAA 0.003, 37위)도 버티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양의지 이적은 예상된 결과이기도 했다.

1루수 : 오재일(939.2이닝) 최주환(87이닝) 오재원(60이닝) 신성현(48.1이닝) 김민혁(42이닝)
2루수 : 오재원(966이닝) 최주환(123이닝) 류지혁(118이닝) 이병휘(37이닝)
3루수 : 허경민(1046이닝) 류지혁(129.2이닝) 최주환(56.1이닝)
유격수 : 김재호(939이닝) 류지혁(336이닝)

 
▲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허경민
ⓒ 두산 베어스

  
두산의 장점을 논할 때 뺄 수 없는 것은 가장 탄탄하고 창의적인 수비를 하는 팀이라는 점. 그 중 허경민(3루수 WAA 0.635, 1위)의 수비는 빼어나다. 애초에 허경민은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주전 기회를 받은 선수. 16년 수비력이 다소 부진했던 것을 제외하면 언제나 뛰어난 수비력(15년(0.930, 3위), 16년(-0.400, 78위), 17년(0.449, 4위))을 자랑하며 '지명수비'라는 별명도 얻었다. 순발력과 집중력, 송구까지 올시즌은 모든 부분에서 절정에 오르며 호수비 퍼레이드로 시즌을 장식했다.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 김재호(유격수 WAA 0.262, 9위)는 커리어 하이를 찍은 타격과 달리 수비력(14(0.806, 3위)→15(0.534, 7위)→16(1.713,1위)→17(0.924, 3위)→18(0.262, 9위))은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발이 빠르지 않지만 뛰어난 풋워크와 판단력, 그리고 빠른 연결 동작으로 넓은 수비범위를 보였다.

하지만 과거였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들을 놓치는 등 수비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것(RNG: 7.73→5.76→-3.11)을 확인할 수 있다. 손목을 포함하여 잔 부상이 많아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래 어깨가 그리 좋지 않았던 김재호에게 17년 후반기 어깨 부상은 치명적인 송구능력 감소를 가져왔다.

슈퍼 유틸 류지혁은 내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올시즌 모든 자리에서 뛰며 허경민과 김재호의 백업 역할(3루수 WAA 0.155(9위) 유격수 WAA 0.044(22위))을 잘 수행했다. 어느 포지션에 가져다 놓아도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주었기에 많은 출전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루수로도 출장하며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 호수비를 보이기도 했다.

좌익수 : 김재환(926.2이닝) 정진호(242이닝) 조수행(39이닝)
중견수 : 박건우(777.1이닝) 조수행(236.2이닝) 정수빈(214.2이닝)
우익수 : 정진호(348이닝) 조수행(209.2이닝) 박건우(189.1이닝) 김인태(179.1이닝) 이우성(109이닝) 파레디스(91.2이닝) 박세혁(47이닝) 반슬라이크(43이닝)


정수빈의 군입대 후 주로 박건우(중견수 WAA 0.080, 18위)가 중견수로 나섰다. 지난 시즌(17 중견수 WAA -0.001, 39위)에도 중견수로 출장했지만, 손에 꼽히는 수비를 보여주진 못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지만, 중견수보단 우익수가 어울리는 선수. 하지만 정수빈이 군입대를 하고 민병헌도 팀을 떠나면서 박건우가 아니라면 마땅한 자원이 없었다. 맞지 않는 자리에서 2시즌 동안 중견수 풀타임으로 나서며 체력적인 문제가 올 시즌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래도 정수빈이 오기 전까지 잘 버텼다.

정수빈(중견수 WAA 0.479, 4위)은 단 214.2이닝 만으로 중견수 WAA 4위에 올라서며 '외야수비 끝판왕'의 귀환을 알렸다. 빠른 발과 타구판단으로 넓은 잠실 외야를 지키는 정수빈의 수비는 단연 최강이다. 다음 시즌 풀타임으로 정수빈이 중견수로 뛰고, 박건우가 우익수로 뛰는 그림이 가장 최적이다. 정수빈의 복귀 이전까지 외야 전 포지션을 잘 커버해준 조수행(중견수 WAA 0.120, 13위)은 군 문제를 해결하러 떠난다.

마운드
 
▲  최고의 활약을 보인 린드블럼
ⓒ 두산 베어스

 
사직을 떠나 잠실로 온 린드블럼(ERA 2.88 15승 4패)은 계약 시점부터 큰 구장, 두산의 수비와 양의지라는 조건들로 롯데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개막전 첫 등판에서 부진(4.1이닝 4실점)하며 팬들에게 걱정을 안겨줬다.

하지만 기우였다. 롯데 시절보다 제구력(BB/9: 2.23→3.91→2.23→2.03)은 더 정교해졌고, 기대처럼 피장타(HR/9: 1.20→1.42→1.24→0.85/장타율: 0.406→0.473→0.399→0.362)에 대한 걱정이 필요치 않았다. 린드블럼 본인도 환경에 맞춰 과감하게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GO/FO: 0.59)을 보였다.

무엇보다 리그 최고의 수비진과 가장 큰 구장을 등진 린드블럼의 포심(구종가치 24.9, 1위)은 거침이 없었다.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에 등판하며 극적인 동점 홈런을 허용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골든글러브와 외국인 최초 최동원상 수상의 명예까지 안으며 올 시즌 리그를 지배했던 최고의 투수였음을 증명했다.

후랭코프(ERA 3.74 18승 3패)의 대선전은 기대 이상.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 출신이기에 실제로 이닝 소화력(경기당 5.33이닝)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았다. 6이닝을 넘긴 경우가 딱 2번 있을 정도(7이닝 2번).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데는 체력 문제도 있었지만 많은 투구 수(타자당 4.23구, 최다 2위)가 결정적이었다. 상당히 낮은 피안타율(.220)을 기록했음에도 많은 투구 수로 인한 볼넷 허용(BB/9: 3.32)은 당연한 수순.

그래도 다양한 구종으로(포심-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커터) 타자들을 제압했다. 그 중 슬라이더로 분류되는 커터(구종가치 23.8, 1위)는 단연 압권. 그리고 최강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바탕으로 엄청난 승운마저 따라주며 7월 10일 KT전 전까지 13연승으로 데뷔 후 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데뷔 첫해 다승왕과 승률왕까지 가져가며 2관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불펜으로 활약했던 이용찬(ERA 3.63 15승 3패)은 5년 만에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본인은 불펜에서 밀려 선발로 왔다고 했지만 올 시즌 이용찬은 두산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국내 선발 자원이었다. 4월 중반 옆구리 부상으로 1달여간 이탈했지만, 전반기(ERA 2.94 피OPS 0.633)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이런 활약은 이용찬의 포심(포심 구종가치 -1.0(106위)→3.5(38위)→12.3(2위))이 부활했기에 가능했다. 포심의 무브먼트가 향상되면서 이용찬이 구사하지 않는 싱커(구사율 11.6%)로 구분될 정도. 커브가 손에 익기 시작한 것도 부활의 열쇠였지만, 어느 순간 커브가 위력(커브 구종가치 -2.4)을 잃으며 후반기(ERA 4.55 피OPS 0.828)에 고전하게 되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뚜렷해졌다. 시즌 초반 보여줬던 커브의 위력을 되찾는 것이다.

그간 느림의 미학을 보였던 유희관(WAR -0.51 ERA 6.70 10승 10패)은 올해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 3할을 돌파했던 피안타율은 올 시즌 0.332까지 상승했다. 낮지 않았던 피장타율도 5할을 돌파(.425→.447→.441→.528)했다. 지금까지 긴 이닝(경기당 이닝 5.9→6.3→6.2→6.3→4.9)을 소화했지만 올 시즌 이닝 소화력도 떨어지며 더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느리지만 강했던 포심(구종가치 -4.0→9.2→-1.8→8.0→-14.0)과 싱커(8.0→8.6→7.8→8.0→-13.2)가 무너진 것이 원인.

▲ 2018 두산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2018 두산 투수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케이비리포트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장원준(WAR -2.18 ERA 9.92 3승 7패)이 이렇게까지 무너질 줄 누가 예상했을까? 장원준은 데뷔 이래 최악을 성적을 남겼다. 모든 구종이 위력(포심 구종가치: 5.0→-33.9(최하위), 체인지업: 16.7→-2.2, 슬라이더: 7.6→1.6. 커브: -0.1→-1.9)를 잃으며 존에 넣는 족족 안타(피안타율: .253→.337)와 장타(피장타율: .351→.520/ HR/9: 0.6→1.51)를 허용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져 타자를 잡지 못하니 도망가는 피칭(Zone%: 46.6%→41.0%→37.3%)이 됐고 이로 인해 볼넷(BB/9: 2.55→4.14)도 다시 늘어났다. 모든 구종의 구속은 유지했고, 오히려 구속이 오른 구종도 있는 가운데 구속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문제는 아니었다.

데뷔 이래 매년 풀타임과 최근 몇 년간의 포스트시즌,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며 피로가 누적되었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원인 추론으로 보인다. 장원준을 어떻게든 활용하려 하기보다는 올 시즌을 온전히 쉬게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원준과 유희관의 부진이 깊어지며 중간계투로 시작한 이영하(ERA 5.28 10승 3패 2홀드)는 임시선발로 17번의 선발 등판기회를 받게 되었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장원준과 유희관이 등판하는 날에는 1+1으로 항시 대기 상태였다.

정해진 보직 없이 1년을 임시 선발과 롱 릴리프로 활동한 이영하는 40경기 122.2이닝을 소화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이 노고에 보답을 하고자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지은 이후 선발 기회를 주며 2년 차 만에 시즌 10승을 달성할 기회를 줬다.
 
▲  함덕주에게도 관리는 필요하다.
ⓒ 두산 베어스

 
지난해 선발로 활약했던 함덕주(ERA 2.96 6승 3패 3홀드 27세이브)는 불안했던 팀의 뒷문 강화를 위해 다시 불펜으로 돌아왔다.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마무리 김강률이 난타당하며 결국 함덕주가 마무리로 이동했다.

마무리 함덕주는 멀티 이닝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도 정우람에 이은 세이브 성공률 2위(87.1%)를 기록했다. 함덕주는 포심(구종가치 8.3(11위))과 함께 우타자를 압도하는 체인지업(구종가치 5.3(10위))으로 팀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피안타율(.233)이 높진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노리는 스타일(Zone% 36.8%)로 볼넷(BB/9 4.97) 허용과 출루 허용(WHIP 1.42)이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압도적이었던 함덕주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작년 선발에서 불펜으로 다시 돌아온 점, 연투와 멀티 이닝 투구가 잦았다는 점은 그의 몸상태를 걱정하게 한다. 좀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박치국(ERA 3.63 1승 5패 17홀드 3세이브)도 이영하와 함께 2년차 시즌에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시즌 초반엔 추격조로 간간히 나섰지만, 매번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함덕주의 마무리 이동과 함께 사실상 셋업맨의 역할을 해줬다.

사이드암 투수치고 빠르고(140.7km) 움직임이 좋은 포심(구종가치 10.2(9위))을 구사했으며 제구력(BB/9 2.02)까지 뛰어났다. 하지만 박치국도 함덕주 만큼이나 멀티 이닝 투구와 연투가 잦았던 선수. 첫 풀타임인 21살의 선수가 위기상황 속 잦은 연투를 끝까지 감당하기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려웠다.

전반기(ERA 3.22 WHIP 1.29 피안타율 .274 피OPS 0.693)의 활약과 상반되는 후반기(ERA 4.86 WHIP 1.80 피안타율 .377 피OPS 0.964) 고전이 그 증거. 물론 전반기의 연투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승선하며 군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지쳐버린 박치국의 모습은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어린 투수에게도 혹사가 당연시되는 리그의 현실을 보여줬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는 김승회(ERA 3.46 3승 4패 11홀드 3세이브)는 팀 최고참으로 '마당쇠' 역할을 수행했다. 14년도 롯데 불펜에서 이룬 커리어 하이(14년 WAR 2.30 1승 2패 4홀드 20세이브) 이후 최고의 활약. 포심의 위력(구종가치: 2.8→-3.1)은 떨어졌지만 슬라이더(구종가치: -3.7→4.5)로 타자들을 유인한 점이 주효했다(Zone%: 45.6%→38%). 베테랑 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범을 보였다.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린 김강률(ERA 4.62 5승 11홀드 6세이브)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4월 ERA 12.91 피안타율 0.474 피OPS 1.196) 난타당하며 마무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2군에 다녀온 후 추격조로 등판하며 감각을 조율하며 후반기(ERA 3.89 WHIP 0.89 피안타율 .203 피OPS 0.572)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연습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한국시리즈에서 김강률이 나왔을 타이밍에 다른 선수들이 역할을 하지 못하며 경기의 흐름을 내준 것을 통해 김강률이 두산 불펜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기의 부진은 지난해 혹사(70경기(3위), 89이닝(불펜 2위))로 인한 피로 누적이 의심되는 상황. 17~18시즌 동안 리그 불펜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165이닝)과 진해수 다음으로 많은 경기(135경기, 2위)를 소화했다. 그로 인해 작년 탄성을 자아냈던 포심의 구위(구종가치: 20.9(2위)→6.8(13위))가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럼에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포심을 구사했다.

두산의 고졸 루키 듀오 곽빈(WAR -0.36 32경기 3승 1패 4홀드 1세이브)은 전반기에, 박신지(ERA 3.00 1승 2패)는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두산 마운드에 희망을 남겼다.

다만 고교 시절 상당히 관리받았던 곽빈은 시즌 초반 잦은 등판을 감당하지 못했고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내년이면 3년 27억 계약의 끝을 맞이하는 이현승(ERA 4.99 1승 6홀드)은 한국시리즈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현역 연장을 위해선 내년 확실히 재기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 이현호(WAR 0.27 15경기 ERA 6.11 1세이브), 김정후(WAR 0.35 13경기 ERA 3.63 1패), 윤수호(WAR -0.67 11경기 ERA 10.90), 홍상삼(WAR 0.25 17경기 ERA 4.30 1승) 등이 모습을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두산 불펜의 숨통을 터주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강점인 선발진은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시키고, 불펜에서는 가장 믿는 투수를 자주 기용하며 승수를 챙기고 상황에 따라 휴식을 주는 마운드 운용을 주로 쓴다. 이른바 쓸 선수만 쓰는 투수 운용이다.

이런 방식은 부임 초기부터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4년 차를 맞이한 올해 이 투수 운용 방식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해 좋았던 보우덴도 2년을 넘기지 못했고, 언제나 꾸준할 것 같던 장원준과 유희관도 결국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현승과 정재훈은 15, 16년에 모든 것을 불태웠고 작년 활약했던 김강률도 올해 초반에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엔 함덕주와 박치국이 혹사당했다. 공수의 중심으로 평가받던 양의지도 이탈하고, 선발진의 개편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김태형 감독의 마운드 운용 능력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게 투수진의 피로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앞으로도 강팀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좀더 체계적인 투수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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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원문: 이상평/순재준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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