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시즌 팀별 투타 총결산 : 4위 LG 트윈스
'류중일 3년차' LG, 2020년이 우승 적기?
두산 베어스가 3년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2019 KBO리그는 막을 내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영향으로 투고타저의 바람이 불어 닥친 2019시즌, 시즌 초반부터 상하위 양극화 현상으로 예년에 비해 맥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 이후 치열한 선두 경쟁과 가을야구 막차 티켓 경쟁이 불붙으며 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궜다. 최종 순위의 역순으로 각 구단별 2019시즌을 되돌아보자. (7편 : LG 트윈스)
▲ LG 투타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이천웅과 윌슨(사진: LG 트윈스) |
ⓒ 케이비리포트 |
<2019 LG 트윈스 투타 부문별 팀 순위>
▲ 2019 LG 팀타격 부문별 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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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LG 팀투수/수비 부문별 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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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타자&투수 MVP>
타자 MVP : 이천웅
▲ 붙박이 1번 타자로 거듭난 이천웅 |
ⓒ LG 트윈스 |
2019시즌 LG 트윈스는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성적 이외에도 여러 성과들이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번 이천웅'을 찾아낸 것이다. 이형종이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면서 1번 타자를 맡게 된 이천웅은 시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는 총 138경기에 나서 613타석 168안타 48타점 88득점 21도루 타율 0.308 출루율 0.378 장타율 0.374를 기록했다. 안타 리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며 1번에서 LG의 공격을 이끌었다. 2011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LG에 입단한 그는 8년 뒤 LG 타자 고과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야구 인생에 꽃을 피웠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천웅은 주전 보장이 되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맞이했다. 2016년부터 점점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지만, 지난해 김현수 영입 이후 백업 및 대타 요원으로 분류됐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타자의 부상으로 김현수가 1루를 책임지면서 자주 나설 기회를 얻었지만, 올해도 그 기회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충분한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김현수-이형종-채은성이 버티고 있는 LG 외야는 워낙 탄탄했다.
그러나, 올 시즌 붙박이 1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케이비리포트 기준 팀 내 WAR 1위(3.41), 안타 1위(168개), 도루 2위(21개), 출루율 1위(0.378, 규정 타석 채운 타자들 기준), 득점 1위(88득점) 등 각종 수치에서 팀에서 가장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스스로 본인의 입지를 넓히고 가치를 증명한 것이다.
1번 타자로 나서면서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득점권 타율 0.333을 기록하며 클러치 상황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LG 외야진이 워낙 탄탄하기에 내년에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올 시즌 LG에 있어서 이천웅은 타선을 구성할 때 가장 먼저 맨 윗자리에 이름이 적히는 타자였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LG의 공격을 이끌며 잠실구장의 1회 말, 가장 먼저 응원가가 불리는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수 MVP : 윌슨
▲ 윌크라이는 가라. 트윈스의 에이스 윌슨 |
ⓒ LG 트윈스 |
올 시즌에 '윌크라이'는 없었다. 총 30경기 출전해 14승 7패 185이닝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LG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작년보다 평균자책점을 낮추면서 승리도 5승이나 더 많이 챙겼다.
트윈스의 두 외국인 투수 듀오는 매우 막강했다. 두 투수는 2019시즌 나란히 14승씩 올리며 구단 역대 외국인 듀오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평균자책점도 둘 다 2점대를 유지했고, 퀄리티 스타트 역시 켈리 1위(24회), 윌슨 공동 2위(22회)로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 에이스들로 자리잡았다.
특히 윌슨은 185이닝을 던지면서 리그 이닝 4위에 올라 팀에도 상당한 공헌을 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투구를 선보이며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하기도 했다.
윌슨의 장점은 항상 노력하는 성실한 투수라는 것이다. 작년 성공적인 KBO리그 적응을 마친 후, 올 시즌 개막 전 윌슨은 자신의 장점은 유지하되 더 발전하기 위해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갔다.
작년 싱커와 슬라이더 위주로 상대를 상대했다면 올 시즌에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슬라이더의 구사율이 28.1%에서 12.6%까지 줄었고, 커브의 구사율은 13.1%에서 28.0%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스탯티즈' 기록에 따르면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는 작년 0.2에서 올해 13.2까지 상승했다. 더 적은 비율의 투구였지만 그만큼 효과적으로 구사했음을 알 수 있다. 구사율을 늘린 커브의 구종가치도 5.4에서 13.9로 상승하면서 투구 패턴의 변화는 상당히 효과적으로 상대 타자와의 승부로 이어졌다.
신인 구본혁이 실책을 범하자 마운드에서 다가가 다독여주는 모습도 화제가 된 윌슨. 그는 성적 이외의 평소 모습에서도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LG의 복덩이가 됐다. 항상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그이기에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야수진>
올시즌 LG 타선에는 타팀 투수들이 위압감을 느낄 만한 장타자가 부족했다. 리그 전체 타자 중 WAR 20위 안에 드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팀 내 타율 1위인 채은성은 리그 전체 순위로는 10위에 그쳤다.
▲ 2019시즌 LG 타자 WAR 순위
▲ 2019시즌 LG 타자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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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니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거포 1루수로 기대를 모았던 조셉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중반 한국을 떠났고, 대체로 영입한 페게로는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수비와 정교함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페게로가 1루 불가 판정을 받고 김현수가 1루수로 나서면서 타격 슬럼프가 함께 왔다. 이로인해 현재 LG는 1루수 외인 거포를 찾고 있다. 김현수의 9월 월간 타율은 0.159에 머물렀다.
이는 가을야구에도 영향을 끼치며, '김현수는 가을에 약하다'는 인상을 지우는 데도 실패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LG 트윈스의 캡틴 김현수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올해 김현수의 성적은 140경기 595타석 160안타 11홈런 75득점 82타점 타율 0.304 출루율 0.370 장타율 0.437이다.
그의 명성과 거액의 몸값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팀 내에서 타점 1위, 안타 2위, 득점 2위 등에 오르며 기본적인 몫은 했다. 득점권 타율도 0.333으로 외국인 타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도 해냈다.
▲ LG 캡틴 김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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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올 시즌 그는 덕아웃 리더로서 호평을 받았다. 김현수의 영입 이후 타선은 물론 팀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아졌고 덕아웃 분위기 역시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시작한 '안녕 세레모니'는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긍정적인 분위기는 결국 LG의 가을야구 진출 성공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렇듯 올시즌 김현수는 개인 성적 이상으로 캡틴, 리더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한편으로 예상치 못한 선수도 활약하며 팀의 전력을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성우다. 지난 시즌 선수층 보강을 위해 영입한 베테랑 이성우는 애초에 부여받았던 제 3의 포수 역할 이상을 했다. 특히 유강남-정상호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주전 포수 역할까지 무난히 해냈다. 개인 최초로 끝내기 안타까지 기록하며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2019시즌 LG 타선은 고질적인 문제였던 1번 타자 문제도 해결했고, 신인 구본혁 등 여러 선수의 가능성도 확인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다. 하지만 정상 도전을 위해서는 타선의 분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4위라는 최종 성적에 어울리지 않게 팀 타격지표 대부분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팀 출루율과 팀 장타율은 7위에 위치하며, 투수력에 비교하여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팀 공격력이 좀더 강화되어야만 LG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마운드>
여전히 LG는 윌슨-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원, 투, 쓰리펀치의 뒤를 잇는 4, 5선발을 찾지 못하며 안정감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시즌 13승을 거둔 차우찬도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하며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 2019시즌 LG 투수 WAR 순위
▲ 2019시즌 LG 투수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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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올시즌 LG를 가을야구로 이끄는 데에는 마운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우선 두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은 가히 역대급이었다. 새로운 투수들도 대거 등장했다.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LG 트윈스에서 나온 신인왕 정우영은 부상으로 공백 기간을 갖기도 했지만, 시즌 초반 엄청난 위력을 보이며 팀의 마당쇠 역할을 자처했다.
이우찬도 이번 시즌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내년을 더욱 기대케했다. 특히 5~6월 선발 투수로 나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진해수 또한 좌완 불펜이 부족한 LG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20홀드를 기록했고 좋은 조건의 FA 계약을 통해 잔류했다.
2019시즌은 LG 마운드에 수호신이 등장한 해로 기억 남을 것이다. 고우석은 4월 21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첫 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로 변신했고 총 65경기 등판해 71이닝 8승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 2위에 올랐다. 부문 1위인 SK 하재훈과는 단 한 개 차이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세이브왕 경쟁을 펼쳤다.
▲ 10년 이상 LG의 마무리를 책임질 수호신 고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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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공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며 젊은 투수답지 않은 안정감을 보였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도 뽑히며 LG의 올시즌 히트상품으로 거듭났다.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제구 기복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아팠지만 이 경험을 토대로 더욱 발전한다면 LG 뒷문은 앞으로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뷰 & 프리뷰>
2019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힘겨워 보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도 LG가 5위 안에 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 밖의 선전이 이어졌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패했지만, 충분히 내년을 기대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2019시즌 LG 마운드의 가장 큰 성과는 정우영과 고우석의 성장이다. 특히 정우영은 내년 LG 마운드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셋업맨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내년 선발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과연 정우영은 내년 선발투수로서 안착할 수 있을까? |
ⓒ LG 트윈스 |
내년 LG의 최우선 과제는 4, 5선발 찾기. 외국인 듀오와 국내 선발 에이스 차우찬은 1-3선발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두 자리에서 정우영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면, LG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있는 선발진을 운용할 수 있다.
마무리 고우석은 시즌 막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류중일 감독이 의도적으로 더 중용하며 이겨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스스로 좋았을 때의 컨디션을 되찾아 내년 시즌에 나설 필요가 있다. 구속과 구위는 리그 정상급인 만큼, 제구 기복만 줄인다면 구원왕 타이틀 획득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외야진은 내년에도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명은 벤치로 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인데, 외국인 1루수를 영입한다면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LG맨으로 변신한 정근우 |
ⓒ LG 트윈스 |
내야진에서도 FA 유격수 오지환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 정근우까지 영입했다. 그동안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었던 2루에 즉시 전력감 정근우를 보강했다는 점에서 LG의 스토브리그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정근우는 본인의 원래 포지션인 2루에서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3루수 김민성과 주전 포수 유강남 또한 올 시즌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긴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 실력을 갖춘 자원들이기에 내년에는 평균 이상의 활약이 기대된다.
올시즌 순위표 LG 위쪽에 위치한 두산-SK-키움이 모두 전력에 누수가 생기면서 LG는 다음 시즌 대권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류중일 감독의 임기 마지막 해이면서, 창단 30주년을 맞을 2020시즌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최적기로 보인다.
▲ LG에서 우승을 노리는 류중일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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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권 팀들과 반대로 LG 전력은 전반적으로 강화됐다는 점에서 더욱 우승에 대한 희망을 부풀게 만든다. 주전 타자들 대부분이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나이로 물이 오른 상태이기에 이들이 함께 터진다면 올해 다소 아쉬웠던 타격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올시즌 쉽지 않은 상황에서 4위에 오르며 가을야구로 복귀한 LG. 2020시즌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차례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류중일 감독이 LG 트윈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다운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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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글: 이승호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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