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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T 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

2020-01-13 월, 19:04 By 정강민
'러프 빠진' 소총타선, 살라디노 수석 소총수로?
'미염공' 살라디노, 삼성 야구에 예술 가미할까?

삼성과 계약한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살라디노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의 타선에서 다린 러프가 빠진다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올해 기준으로 삼성 타자들 중 OPS가 .8과 wRC+ 110을 넘은 타자는 단 한 명 뿐이었다. 바로 그 주인공이 러프였었다. 스탯티즈와 kb리포트 양측 모두의 계산법으로도 WAR 3이 넘는 타자 또한 러프 뿐이었다. 100타점을 넘겨줬고 팀내 타점 2위 이원석과도 25개의 차이가 났을만큼 러프가 없었다면 삼성 타선은 더더욱 암울했을 것이다. 공인구로 인해 홈런은 22개에 그쳤지만 3년 연속 .9대의 OPS와 wRC+ 140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 러프와 삼성은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성적하락 요인이 있었고, 외국인 타자들 중에서는 최고액 연봉이었다는 점을 들어 약간 삭감된 계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 측의 제안에 러프는 응하지 않았고 곧바로 삼성은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기존 연봉이 워낙 높다보니 삭감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선수는 이 견해와 다른 생각을 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바뀐 공인구의 영향과 동료들과의 성적 편차가 꽤 컸다는 것을 참작해주길 원했던 것으로 보였는데 그 부분에 이견이 발생했고 이별로 이어지고 말았다.

12월 23일 최종적으로 결별하기로 결정하면서 새해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하길 원했던 삼성은 그다음날 새로운 외국인 선수 계약을 발표했다. 내야수 타일러 살라디노였다. 1루수도 아니고 이학주-김상수라는 주전급으로 생각하는 키스톤 포지션을 주로 보는 선수를 영입한데 대해 한 번 더 놀란 반응들이 많았다. 이원석의 수비 노쇠화를 들어 1루 전향이 예상되어 빈 3루를 메울 자원으로 데려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여러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어쨌든 삼성은 많은 부분에서 역할을 해주며 타선에서 큰 존재감을 가진 타자를 뒤로한채 타선도 새 판을 짤 예정이다. 내부 평가에서 다양한 툴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 살라디노는 러프와는 확실히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임무와 목표만큼은 같은 곳을 향해야 할 것이다. 살라디노가 만들 새로운 존재감은 타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벌써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고교 때는 지명받지 못했고, 주니어 칼리지로 진학한 살라디노는 졸업 후 지명을 받지만 4년제 대학으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틀리지 않아 대학무대를 평정한 살라디노는 직전해 36라운드에서 대폭 오른 7라운드에 화이트삭스의 지명을 받았다. 대학에서 뛰다 온 선수로 루키리그에서는 잠깐만 뛰고(13경기) 7월부터 싱글A로 올라와 .309 .397 .442의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에도 상위싱글A에서 .270 .363 .501 16홈런 55타점으로 준수한 비율스탯을 기록하며 싱글A를 졸업했다.

하지만 더블A로 올라가자 한계를 드러내며 고전하기 시작했다. 더블A에서는 볼넷 출루 외에는 전혀 메리트가 없는 타자로 심하게 고전했고, 그렇게 2년 간 230경기를 뛰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해당 기간 동안 2루와 유격수에서 실책이 무려 42개에 달할 정도였다. 2루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유격수로는 수비마저 흔들림이 있었던 살라디노였는데, 일단 팀은 2년을 지켜본 뒤 그를 트리플A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트리플A에 올라온 살라디노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비록 7월 중순에 일찍 시즌을 마감하긴 했지만 .310의 고타율에 수비 포지션도 늘렸지만 오히려 유격수로서의 수비 안정성이 더블A때보다 더 좋았었다. 긍정적인 신호를 안고 시즌이 끝난 뒤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된 살라디노는 마침내 2015년 7월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3루수와 유격수로 활약한 살라디노는 이듬해 풀타임 백업선수로 입지를 다졌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장타에선 좀 아쉬웠지만 .282의 타율을 올리며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점점 분석이 되기 시작하고 주전으로 올라서는데는 실패하면서 타격감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2년간 극도의 부진을 겪은 끝에 밀워키로 떠났다. 그리고 아주 가끔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데는 실패했다. 2019시즌 달라진 공인구의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높은 벽만 절감했고, 밀워키는 시즌 후 살라디노를 논텐더했다. 쿼드라A 선수로 한계를 보인 살라디노는 메이저리그 경력을 뒤로하고 한국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타석에서는 선구안도 좋고 삼진도 잘 당하지 않는 까다로운 타자이며, 더블A를 제외하면 마이너에서는 레벨별 통산타율이 모두 .270 이상일 정도로 정확성이 뛰어나다. 다만 국내무대에 입성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파워 면에서는 확실히 부족했다. 2019년에는 79경기 17홈런이라는 성적도 냈었지만 이는 트리플A 레벨에서 일어난 홈런 폭증 현상의 수혜를 입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KBO리그 흐름을 감안했을 때 고무적인 신호로 바라보긴 어렵다.

홈런포로는 아쉬움이 있지만, 도루 능력이 있고 주루플레이도 잘 할 수 있는 선수이다. 마이너 통산 도루가 129개에 이르며 성공률 또한 80%가 넘을 정도로 괜찮다. 나이가 들고 메이저리그에서 도루가 더 이상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니 시도를 자제하고 있지만, 삼성에서는 5툴 플레이어 이미지를 보고 데려온 선수니만큼 루상에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루상에서도 기대감을 불러킬 활약이 기대된다.

수비는 멀티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로 1루나 2루에서도 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에서는 이원석이 포지션 이동을 하면서 3루가 급하므로 3루를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3루에서의 수비력은 UZR과 DRS 측면에서 모두 훌륭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검증을 받았다. 계속 유틸리티로 뛰다보니 데뷔시즌인 2015년을 제외하면 출장이닝 수는 많지 않았지만 3루에서 메이저와 마이너 통틀어 932.2이닝 13개밖에 되지 않는 실책 수를 보면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본기가 좋은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주전 3루수의 급작스런 노쇠화로 인해 우려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살라디노가 이 자리를 맡는다면 더욱 탄탄한 내야 라인업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공격과 수비에서의 기여가 어느 정도 배분이 되어있어 두 부분 모두에서 일정한 활약을 곧잘 해낼 수 있는 선수다. 홈런 파워가 부족하긴 하지만, 주루와 정확성, 유격수까지 가능한 수비 유틸능력 등 하나의 큰 장점을 어필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메리트들을 가지고 필드에서 보여주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선수 본인의 기량도 유틸적인 면이 있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한계를 보이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실망스러운 활약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KBO 외국인 선수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앞서도 언급했듯 러프와는 플레잉 컨셉이 다른 선수다. 타격 스타일도 대조적이지만 수비에서도 1루만 볼 수 있는 러프와 달리 살라디노는 내야 전 포지션을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이번 영입으로 인해 삼성 타선은 완전히 소총수 타선으로 전원 배치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파워 손실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 살라디노가 홈구장 대구라이온스파크의 짧은 외야 좌우중간 담장을 이용해 러프의 이탈로 나타난 홈런포 부재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해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두산의 페르난데스는 정확성으로 어필하는 중거리 타자로서, 현재 KBO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 타격 면에서 가장 살라디노와 유사한 유형의 선수다. 여기에 살라디노는 수비수로도 활용가치가 높고 뛰어난 주자로 간주할 수 있는 선수라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기량을 발휘하면 페르난데스에게 장타면에서도 부족할 타자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팀 타선의 무게감은 두산 측이 훨씬 좋기 때문에 짊어질 부담감이나 견제 측면에서는 도와줄 선수들이 팀에 많지 않은 살라디노가 불리한 부분이 있다.

나바로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자주 맡기지 않는 포지션인 2루수로 뛰면서 엄청난 타격능력과 홈런포를 보여줬다. 그만큼 삼성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역대급 선수이며 살라디노에게 이 선수의 모습을 기대하기란 쉽지가 않다. 나바로처럼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년 PCL에서 보여준 310타석 17홈런을 기록한 깜짝 홈런쇼 이상을 재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보다는 레벨이 낮은 리그로 오다보니 장타율 향상도 기대할 수가 있긴 하지만, 그 정도의 극적인 향상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본인의 툴을 가지고 또다른 성공신화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 관전포인트

▲ 살라디노의 타격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삼성에서 전략적으로 뽑은 선수로 볼 수 있다. 작년 공인구 변화로 인해 러프를 제외하면 확실한 거포가 없는데다 러프마저 홈런 수가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시즌 후반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딱히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러프와 계약이 결렬되자, 팀 타선 컬러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가면서 3루 고민도 같이 해결하는 차원에서 영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은 좌우중간 거리가 짧고 펜스가 낮기 때문에 홈런 치는 타자들에게 좀 유리한 특성이 있어 살라디노가 이를 많이 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인구 조정으로 홈런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리그로 오다보니 원래 홈런타자는 아니었던 선수라 갑자기 많은 수의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중앙담장 쪽은 중장거리형 타자들에게는 반길만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격 시 본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살라디노의 타구 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선구안을 통한 눈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다보니 존 적응과 동기화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 수 있느냐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확성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들 중에는 맞추는 능력을 앞세워 볼이 되는 공들도 맞춰서 안타를 만드는 것을 즐기는 선수들도 있지만, 살라디노의 성적추이를 보면 그런 것을 즐기는 선수로는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2016시즌에는 존 스윙이 유일하게 60%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었는데 한국 리그에서도 이 때처럼 스트라이크에 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기 위해서는 존을 잘 정립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오가던 시절 이후로는 벤치멤버를 주로 맡으면서 15년도 이후 점점 시즌별 소화 타석수가 줄었다. 물론 마이너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길었기에 한 해 3-400타석 수준까지는 치러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기 수가 메이저리그보다 적긴 해도 주전 외국인 선수라면 5-600타석까지도 소화해줘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구는 여름 더위가 매우 기승을 부리는 지역인데, 시즌 전체적인 체력관리 부분이나 여름나기에 대한 과제도 잘 지켜봐야할 것이다.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처음 뽑은 외국인 타자는 지금까지 주로 영입되던 외국인 선수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로 채운 삼성. 전력분석에서 국내 최고의 실력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허삼영 감독은 그 능력을 살려 팀 전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를 고려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살라디노가 감독의 눈과 기대에 응답해야할 차례가 됐다. 본인의 역량을 잘 발휘해 삼성의 타선을 주도할 키맨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