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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NC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

2020-02-12 수, 13:54 By 정강민
프리드릭 거르고 라이트, 팔색조 픽 성공할까?
새 얼굴 라이트, 더 높은 곳 바라보는 NC의 빛 될까?
[사진] NC 다이노스 제공

에디 버틀러라는 실패도 있었지만, NC의 외국인 투수진은 재작년 최하위의 아픔을 단 1년 만에 와일드카드 진출팀으로 바꿔놓은 눈부신 반전의 선봉장이었다. 선발경력이 일천한 드류 루친스키가 30경기 177이닝 9승에 RA 3.05라는 성적을 거둬줄 거라는 것은 예상범위를 벗어난 행운이었고, 긴 부상 터널을 벗어나 이제서야 막 독립리그로 복귀한 프리드릭은 긴급합류 후 12경기 7승 4패 2.75의 성적으로 대체선수 성공신화 스토리의 자신의 이야기를 추가해놓을만한 대활약을 했다.

그렇지만 NC는 장고 끝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긴 부상의 여파로 인해 이전의 다채로운 구종 활용을 볼 수 없고 포심-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패턴으로 변해버린 프리드릭과는 고심 끝에 아름다운 기억만 남긴 채 이별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이다. 물론 대체외인으로서의 영입 가능성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한 채 소속팀을 잃은 것이 프리드릭 입장에서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프리드릭을 보낸 NC 다이노스는 한도 100만 달러를 모두 써서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빅리그에서만 110경기를 뛴 투수로 올해 미국 나이로 서른 살 시즌을 보낼 투수다. 루친스키와 유사하게 싱커를 주로 던지고 여기에 다양한 브레이킹볼을 구사하는 능력을 가진 투수다. 다채로운 구종의 장점을 볼 수 없었던 프리드릭에게 가졌던 아쉬움을 해결하려는 행보였다. NC의 시선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해 있는 이번 시즌, 라이트는 이를 실현시켜줄 선봉장이 될 수 있을까.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출신으로 그곳에서 대학까지 다닌 마이크 라이트는 2011 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을 받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걸프 코스트 리그에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한 경기를 던진 뒤 하위싱글A로 자리를 옮긴 라이트는 7경기에 나와 31이닝 2승 1패 3.77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곧바로 싱글A로 올라갔다. 첫 해에 흔치 않게 3개 리그를 경험한 라이트는 추가로 4경기를 싱글A에서 더 던지고 한 해를 마쳤다.

이듬해 상위싱글A로 곧바로 승격된 라이트는 8경기에 나와 5승 2.91을 기록하며 싱글A 무대는 이제 자신에게 좁다는 것을 보여줬고 입단 2년 만에 더블A로 올라갔다. 더블A에서는 12경기에서 ERA 4.91을 기록해 추가적인 콜업이 있진 않았지만 메이저리그를 향해 순항을 이어가고 있었다.

2013시즌 라이트는 더블A에서 26경기 143.2이닝 동안 3.26의 평균자책점과 11승을 올리고 더블A를 졸업했고, 트리플A로 올라섰다. 2014시즌은 26경기 142.2이닝을 던져 4.61의 평균자책점으로 주춤했지만 착실히 준비단계를 마쳤다. 그리고 2015시즌 트리플A에서 첫 6경기 동안 3승 2.64의 성적으로 좋은 출발을 선보인 그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가 주어졌다. 감격스런 첫 콜업에서 라이트는 첫 두 경기를 14⅓이닝 7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모습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진행된 시즌에서는 단 한 번도 메이저에서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첫 3경기 1.40 이후 나머지 9경기에서는 9.95로 한계에 봉착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도 트리플A에서 15경기 9승 1패 2.22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며 트리플A도 좁다는 점까지 증명했다. 하지만 이 흐름이 2016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트리플A 13경기 ERA 3.07 / 빅리그 18경기 ERA 5.79) 선발 기회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2017시즌 빅리그에서는 13경기를 모두 불펜으로 소화했고, 트리플A 성적마저 갈수록 안좋아졌다. 빅리그에서만 머무른 2018시즌 역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019시즌에도 초반 10경기 동안 무려 9.45의 평균자책점으로 달라진 모습이 없자 팀은 결단을 내렸고, 채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채 시애틀로 팀을 옮겼다. 시애틀에서도 7경기에 나와 11이닝 11실점으로 전혀 통하지 않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도 첫 강등 때는 가능성을 남겼지만 6월 말에 다시 메이저에 올라갔다가 재강등되자 6.69의 평균자책점으로 의욕마저 잃은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렇게 트리플A에서 시즌을 끝마친 마이크 라이트는 NC 다이노스와 계약하여 미국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답보 상태에 놓인 커리어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국 무대에서 중요한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3개 구종의 비중을 골고루 던지지만,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던질 수 있어 5가지 구종을 조합하는 팔색조 투구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그러나 커맨드 면에서는 항상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고 그것이 구속과 구위의 장점을 가리는등 라이트의 발목을 잡아 메이저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바 있다. 그러다보니 지난 3년간 138⅔이닝을 던져 132개의 삼진을 잡은 기억은 가려지고 23개의 피홈런을 포함해 6점대 불펜이라는 점만 부각됐다. 실제로는 구위 자체는 괜찮고 삼진 잡는 능력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마이너 레벨로 가면 볼넷과 피홈런까지도 안정적으로 억제할 수 있기도 하다.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패스트볼은 포심과 싱커를 던질 수 있으며 커리어 전체로든 시즌별로 끊어보든 거의 2:1 비율을 유지하며 던졌다. 먼저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구속이 94-95마일에 이르며 최고구속은 98-99마일까지도 나왔던 바 있다. 특히 불펜이나 선발에서나 어떤 보직에서 던져도 크게 차이가 없었는데, 생존을 위해서 그런 부분을 감안해도 선발투수로 긴 이닝 소화하더라도 굳이 힘을 아끼지 않고 던지는 스타일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 결과 빅리그 레벨 타자들 상대로도 포심의 상대성적이 .256 .333 .432로 비교적 잘 막아냈던 바 있다.

싱커의 경우 땅볼 유도(통산 52.5%)와 장타 억제(통산 순수피장타율 .152)의 임무는 기대한만큼 효과를 거두긴 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고, 제구력은 썩 좋지 않아 볼넷도 자주 내줬고 피안타 자체는 억제해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장타를 나름대로 억제한다고 했음에도 피OPS가 통산 .900을 마크했다. 마지막 단계에서 커맨드가 버티지 못했고 결국 97-8마일의 빠른공도 이젠 적잖게 봐온 빅리그 타자들에게 쉬운 먹잇감이 되고 말았던 것으로 보인다.

슬라이더는 레퍼토리에서 꾸준히 30% 정도를 차지해온 구종이다. 하지만 슬라이더는 빅리그에 많이 나서지 않았던 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순수피장타율이 2할을 넘겼을 정도로 피홈런 허용의 주범이었다. 물론 삼진을 잡는 데도 많이 공헌한 구종이지만 실투나 방망이에 걸렸을 때 대가도 너무나 컸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의 구종이었다. (통산 순수장타율 .228 / 통산 K% 22.7%) 라이트에게 있어 컨트롤에 가장 자신이 있는 구종이니만큼 제1변화구 위치에서 상대를 제어해줘야할 구종이다.

체인지업은 좌타자 상대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정작 성적을 살펴보면 .389의 피안타율에 .648이라는 피장타율을 기록하며 전혀 역할이 안됐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쓰지는 않다보니 여느 투수처럼 분리해서 던지는 선수인데 기대했던 임무마저 해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살짝 떨어지는 궤적을 가지면서 일반적으로 땅볼 유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구질이라는 점도 기대에 못미친 것이, 땅볼 비율도 뜬공비율보다 낮았다. 이래저래 실망이 많았던 구종인데 KBO 무대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외에도 커브를 던지지만 역시 눈에 띄지는 않고 특정한 상황에서 꺼내기보다는 모든 상황에서 예비무기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될 정도였다. 패스트볼 계열은 구위가 괜찮았고 특히 포심의 경우는 피OPS를 0.7대 수준으로 막아낸 점은 포심의 이미지를 감안하면 크게 선방한 수준이었다. 포심과 슬라이더를 앞세워서 삼진도 잡을 수 있고 싱커로 땅볼을 유도해 요리할 수 있는 선수지만 역시 커맨드가 다른 좋은 능력의 가치를 깎아먹은 것으로 보인다.

# KBO 외국인 선수들과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임자 프리드릭과 비교했을 때 라이트는 여전히 볼배합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 프리드릭은 미국에서는 라이트보다 더 다채로운 투구를 펼쳤던 것이 그는 포심-싱커-슬라이더-커브를 모두 15% 이상을 던진데다가 나머지 한 구종은 체인지업이었기 때문에 타자 손에 관계없이 3-4구종을 가지고 상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프리드릭은 부상 이후로는 브레이킹볼을 일원화한 모습을 보였고, 그 구종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이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투피치로도 선전할 수 있었다. 반면 라이트에게는 그런 구종은 없었기 때문에 계속 여러 구질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에서 구종들이 잘 풀린다면 오히려 프리드릭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 다품종의 장점으로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라이트가 괜찮은 삼진 능력과 볼넷 억제력을 보여줬고 심지어 피홈런도 9이닝 당 0.6개만 허용했음에도 최종적으로는 5점대의 성적을 거뒀던 지난 2019시즌 트리플A 성적. 국내에서도 그와 정말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던 투수가 있었다. 삼성의 헤일리였다. 라이트는 마이너에서 9이닝당 탈삼진 8.69에 2.64개의 볼넷만 내줬고 주자가 없을 때는 타자들을 상대로 .236 .281 .386의 성적으로 훌륭했었다. 헤일리도 라이트보다 볼넷만 조금 많았을 뿐이고 세부 성적이 유사했으며, 주자 없을 땐 피OPS .599에 전체 OPS도 .7대로 분명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헤일리는 주자가 나가면 다른 선수가 되어버렸다. 피안타율은 무려 .335에 달했으며 득점권 상황에서는 .939의 OPS를 허용할 정도로 주자만 나가면 급격히 흔들렸다. 라이트 역시 등 뒤에 상대 선수를 두고 있으면 피안타율이 3할 이상에 피장타율이 거의 5할에 육박했고 그로 인해 성적이 폭등했다. (주자 있을 때 피OPS .852) 작년의 모습도 그렇고, 이미 지금의 투고타저화된 리그를 거쳐간 선수의 교훈이기도 한 이 모습은 필히 지워야 할 것이다.

해커는 라이트와 대비되는 선수로 그간 NC에서 수비의 도움을 잘 받아온 선수였다. 5시즌을 소화할 동안 FIP(4.25)가 ERA(3.53)에 비해 1 가까이 더 높았었다. 땅볼 유도를 잘하는 투수였던 해커(14-17시즌 1.34)인데 좋은 제구를 동반하고 수비도움까지 받으면서 성공신화를 개척했다. 반면 메이저에서는 계속 평균자책점보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가 낮았었고 마이너에서도 3점대의 FIP를 계속 보여온 라이트는 특히 직전 시즌 수비도움이 야속했었는데, NC 수비를 만나 이룰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 관전포인트

▲ 라이트의 허용타구 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서 한 순간도 자유롭지 못했던 피홈런 이슈.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당 0.7개로 상당히 낮은 수치를 자랑했는데 메이저리그만 가면 전혀 잡히지 않던 이 피홈런 수치에 도움을 줄만한 환경이 라이트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는 개장 첫 해 타자들에게 좀 더 유리한 구장이었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에에 비해 수준이 낮은 리그로 오는데다가 지금의 공인구는 홈런을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구장의 성향을 충분히 누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리그에서 커맨드가 매번 아쉬웠다는 약점도 국내리그에서는 덮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 해는 PCL에서 활약하느라 5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치긴 했지만, 그럼에도 58이닝 동안 4개 피홈런만을 허용했다. 괜찮은 구위에 더해 커맨드도 트리플A까지는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성적이 나빴던 이유는 집중타나 장타를 주자가 있을 때 많이 허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위기 상황을 조기에 진압하고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커맨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라이트의 허용타구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NC 내야는 라이트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포심 외에는 주무기들이 빅리그에서 좋지 못했던 모습을 보였는데, 그 중 하나인 싱커로 땅볼을 유도하는데 있어 탄탄한 내야진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수비력과 땅볼 양산이 시너지를 내준다면 라이트의 투구는 한층 편해질 것이다. 싱커 외에 다른 구종들은 뜬공이 많긴 하지만 중견수 수비로 최상급 선수인 김성욱을 필두로 이명기, 알테어 같이 수비 좋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수비 지원은 든든히 받을 것이다. 등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라이트가 부담을 덜고 마음껏 호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선수 본인이 해결해야할 문제도 있다. 바로 체력문제이다. 물론 불펜으로 주로 뛰었음에도 선발로 완벽히 전환한 루친스키라는 성공의 사례가 있긴 하지만, 맨십, 왕웨이중 등 성공한 한 명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실패를 겪고 돌아갔던 바 있었다. 그런 점에서 지난 3년 간 단 한 번 110이닝을 던졌고 총합 이닝이 284이닝에 그친 라이트의 이닝 소화 능력에는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더운 여름도 그렇고 장마철의 우천취소 같은 변수 많은 리그에서 컨디션을 잘 조절할 수 있을지도 숙제가 될 것이다.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NC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투수를 데려오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라이트를 영입했다. 실제 지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경기에 프리드릭을 밀어붙였지만 정규시즌보다 집중력이 더 발휘되는 경기에서 투피치의 약점이 발목을 잡아 3이닝 3실점이라는 KBO 진출 후 최악 가운데 한 경기가 됐다는 점이 결단을 내리는 데까지 영향을 일정부분 끼쳤다. 수준급 팔색조 피칭을 원하는 팀에게 라이트가 마운드에서 스위스 군용칼을 연상하는 다채로운 투구를 보여주며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