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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유종의 미 꿈꾸는 정상호, 2019년의 배영수가 될 수 있을까

2020-04-09 목, 11:13 By 이정민
두산으로 자유 이적 후 선수생활 마무리 준비하는 정상호

2019년 배영수처럼 해피엔딩 가능할까

▲ 2020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이적한 정상호 ⓒ 두산 베어스

2020시즌을 준비하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국내 선수진을 구성하고 있다. FA로 이적하거나 영입한 선수가 없고, 트레이드를 통해 굵직한 선수 이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박세혁과 함께 안방을 구성할 백업포수는 지난해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양의지가 NC로 이적했다. 다행히도 백업포수 박세혁이 주전 자리를 잘 소화해내며, 양의지의 공백에 대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후유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세혁이 주전으로 올라서며 그 뒤를 받쳐줄 백업포수가 사라진 것이다. 그 때문에 박세혁은 지난해 144경기 중 137경기를 출전하는 포수치고 상당히 많은 경기 출장 수를 보였다. 박세혁이 2019시즌 소화한 수비 이닝은 1071.2이닝으로 리그 포수 중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부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세혁은 전체 2위인 SK 이재원이 기록한 1041.0이닝과 비교해서 약 30이닝 이상 많은 이닝 수를 소화했다. 무릎과 허리 등 여러 부위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는 포수의 수비 이닝 관리는 투수의 이닝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항목이다.

그래서일까?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으로 정상호를 영입했다. LG와의 FA 계약이 모두 종료되고 방출되어 자유의 몸이 된 정상호에게 두산이 손을 내민 것이다.

초반에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두산은 이흥련이나 장승현 같은 성장을 도모할만한 백업 포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은퇴를 앞둔 노장인 정상호를 영입하는 것은 낭비에 가까운 일이 아니냐는 의문섞인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상호의 영입은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고 선수단을 운영하는 두산의 수장 김태형 감독의 성향과 지난 시즌 배영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등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 2019시즌을 앞두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배영수 ⓒ 두산 베어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두산이 영입한 배영수의 사례는 올해의 정상호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오랜기간 리그에서 활동하고 은퇴를 앞두고 있던 황혼의 베테랑을 영입했던 점, 그간 커리어내내 두산과 전혀 관계없는 팀에서 활동했다는 점, 영입 당시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점 등 여러 부분이 닮았다.

배영수 역시 지난해 처음 입단 소식이 들려왔을 때에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냐는 반론이 나왔다. 

하지만, 배영수는 시즌내내 두산 마운드에서 궂은 일을 담당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 시절 여러 번의 우승을 거머쥔 경험을 앞세워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어느 누구도 처음 배영수가 두산에 입단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결정 짓는 순간에 그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배영수를 통해 지난 해 좋은 기억을 만든 두산은 베테랑 정상호에게 다시 한번 손을 내민 것이다. 특히나 정상호가 담당해야 할 백업 포수 역할은 두산에서 꼭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었다.

정상호 역시 커리어 마지막을 앞두고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SK 시절 우승을 경험하는 등 좋은 시기를 보냈던 그는 FA를 통해 LG로 이적한 이후 커리어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기대했던 주전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체면만 구기며 '먹튀'라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정상호는 은퇴를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을 옮겨 다시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정상호는 미야자키 캠프 연습경기서부터 홈런을 뽑아내는 등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시즌을 맞이하는 정상호를 보며 그가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을 중심에서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이는 정상호 개인과 두산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정상호는 팀이 기대하고 있는 백업 롤을 묵묵하게 수행하며, 2019시즌에 배영수가 그랬던 것처럼 명예회복을 통한 유종의 미를 거둘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