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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데뷔전 승리 거둔 한승혁, 드라이브 라인 효과 증명할까

2020-08-10 월, 11:32 By 케이비리포트
7일 극적 역전의 숨은 주역 한승혁

드라이브 라인 효과 증명해내고 불펜에서 자리 잡을까

지난 7일 롯데와 두산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는 거짓말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롯데는 득점권 찬스를 여러번 잡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6회말 집중타로 만든 단 한 번의 찬스에서 적시타와 2개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3점을 뽑아냈다.

상위권에 위치한 두산과 중위권에 위치한 롯데의 경기력 차이가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렇게 무난하게 두산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8회초 크게 요동쳤다.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실책으로 잡은 찬스를 롯데가 대거 7득점으로 살려내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승리의 1등 공신은 2사 만루에서 홈런을 때려낸 전준우였지만, 이날 승리의 숨은 주역 중 하나는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좌완투수 한승혁이었다. 한승혁은 7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롯데의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페르난데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승계주자를 들여보내긴 했지만, 다른 좌타자인 정수빈과 오재원을 상대로는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추가실점을 최소화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 7일 경기에서 데뷔전 승리 기록을 세운 한승혁 ⓒ 롯데 자이언츠

사실 KBO리그에서 한승혁을 이야기하면, 모두들 동명이인인 KIA의 파이어볼러 우완투수 한승혁을 떠올렸을 정도로 롯데의 한승혁은 인지도가 떨어졌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무대에 뛰어 들었지만, 지난 4시즌 동안 1군 무대에서 얼굴을 비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효천고 시절 좋은 신체조건과 최고구속 141km를 던지며 잠재력을 인정받고 롯데의 상위 지명을 받았지만, 프로 입문 이후 좀처럼 기량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지만 전역 이후에도 1군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한승혁에게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비시즌에 윤성빈과 이승헌을 포함한 팀 동료와 함께 미국 드라이브 라인에 파견되어 새롭게 자신을 연마할 시간을 가진 것이다. 한승혁은 드라이브 라인에서 새로운 투구폼과 함께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다듬을 수 있었다.

드라이브 라인 수강의 효과는 올 시즌 퓨쳐스리그 성적으로 이어졌다. 한승혁은 올시즌 퓨쳐스리그에서 23경기에 등판해 22이닝동안 2.8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가 퓨쳐스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올시즌이 처음이다.

주무기 슬라이더는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였다. 실제로 한승혁은 데뷔전인 7일 경기에서 초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공을 모두 슬라이더만 던졌다. 좌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은 효과적으로 배트를 이끌어냈고, 타격감이 좋던 좌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힘없는 타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카운트 싸움을 선점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 또한 고무적이었다.

▲ 좌완이 항상 부족한 롯데에게는 한승혁과 같은 유망주의 활약이 필요하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로서는 한승혁의 데뷔전 등판이 반갑게 느껴질만 하다. 롯데는 베테랑 고효준을 포함해 김유영, 정태승 등 좌완 불펜 자원을 여러 명 기용했으나 모두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그동안 사실상 왼손투수 없이 불펜을 꾸려온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승혁의 합류는 8월부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롯데는 좌타자 피안타율이 좋은 박진형, 구승민 등 우투수를 활용해 좌타자를 상대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좌타자를 상대로 효과적인 슬라이더를 던진 한승혁이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유연한 불펜 운영이 가능하다.

롯데 한승혁은 그동안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잊혀진 유망주로 불리곤 했다. 하지만 프로 5년차에 1군 데뷔와 동시에 승리를 챙기며 희망을 쐈다. 드라이브 라인 수강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인 한승혁은 롯데의 변화를 상징하는 선수다. 롯데의 달라진 선수 육성이 1군에서도 성적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한승혁의 투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