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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

2020-12-31 목, 21:01 By 케이비리포트


'명품 스윙' 힐리, '식물타선' 한화의 힐러될까?

[정강민의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
'투수친화 구장' 전문 거포 힐리, 대전구장에서 활약 기대

KBO리그 사상 첫 시즌 100패팀 이라는 오명은 가까스로 면했지만 한화 이글스의 2020시즌 최종 성적(46승 3무 95패)은 참담했다. 

팀 타율(0.245)은 2할 5푼에도 미치지 못했고 팀장타율 부문에서는 9위 SK보다 무려 5푼이 낮은 3할 3푼 8리에 그치며 공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호잉을 방출하고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반즈가 시즌의 절반 가량인 74경기에 출장하며 평범한 성적에 그쳤음에도 팀 공격 지표 상위권(OPS 0.770 9홈런 42타점)에 위치할 정도였다.

시즌이 끝난 후 한화는 그간 타선을 이끌던 베테랑 선수들과 결별 수순을 밟았고 시즌 후반부에 선보인 저연차 선수들 위주의 타선 개편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시즌 복귀해 WAR 1.7을 기록한 리드오프 이용규도 계약 종료와 함께 이별했고 포수 최재훈을 제외하면 내세울 선수가 마땅치 않은 형편이라 2021시즌 타선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구단 최초로 외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를 선임하고 주요 코치들을 외국인으로 채우면서 개편의지는 확실히 보였지만 갈 길이 멀다.


오클랜드 시절의 힐리(사진=OSEN)

계산이 서는 타자 자원이 턱없이 모자라기에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더욱 간절한 상황이다. 이 중요한 역할은 투수 친화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불리함 속에서도 장타력을 증명해온 타자 라이언 힐리가 맡게 됐다. 

콜리세움 구장과 세이프코필드에서 단일 시즌 25홈런, 24홈런을 쳐낸 경력을 갖고 있어, 내년 시즌 새로 선보일 외국인 타자들 중 이름값으로는 최고 수준이라는 평이다.

물론 외국인 타자 단 한명의 합류가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믿고 맡길 타자가 전무한 한화 타선에서 공격력 검증을 받은 힐리가 경험이 많지 않은 동료들의 우산이 되어줘야 한다.  

리그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는 한화 타선의 중심축으로 낙점된 힐리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가 타선 리빌딩의 첫 단추다.

[관련 칼럼] 어떤 외국인 타자가 살아남는가? (클릭)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고교 졸업 시점에는 지명받지 못했지만, 오레곤 대학 진학 이후로 해마다 3할 타율을 유지하며 타선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1-2학년 때는 대학 여름 리그에도 참가해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애런 저지 등과 같은 팀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기도 했다. 3학년 때 59경기에 나와 .333/ .408 /.566의 타-출-장을 기록하고 11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렸고 그해 오클랜드에 3라운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대학여름리그가 아닌 프로팀의 루키리그와 하위싱글A에서 활약한 초년차 시즌에는 부침을 겪으며 2할 3푼대 타율에 홈런 6개에 그쳤을 정도로 미미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2014시즌 상위싱글A에서 .285의 타율과 16홈런 83타점을 곁들이며 첫 시즌의 부진은 적응 과정이었음을 증명했고 더블A로 승격한 2015시즌 역시 3할 타율과 두자릿수 홈런에 성공하며 순조롭게 성장했다.

하지만 준수한 성적에도 상위 레벨로 승격하지 못했다. 2015시즌을 통째로 더블A에 머물렀고 16시즌 초반까지도 그는 트리플A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며 36경기만에 홈런 8개와 1이 넘는 OPS를 기록하며 무력 시위를 펼쳤고 한 달만에 트리플A 무대를 밟았다. 트리플A에서도 .318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타격 능력을 증명한 힐리는 2개월만에 마이너리그 졸업장도 손에 넣었다. 

올스타전의 화려한 열기가 채 식지 않은 2016년 7월 중순, 힐리는 마침내 생애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기회를 받았다. 

9번타자 3루수로 첫 선을 보인 힐리는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5번 타순에서 차츰 자리를 잡더니 시즌 막바지엔 3번 타순에 자리잡을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그 결과 출루율은 조금 낮았지만 13개의 홈런과 .305의 타율로 16시즌 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던 오클랜드의 핵심 기대주로 자리를 잡았다.

첫 풀타임에 도전했던 2017시즌에는 개인 최다인 25홈런과 .270대 타율을 기록하며 성적 자체만 놓고 보면 좋은 활약을 유지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허점이 드러난데다 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했고 현 시점에도 팀의 중심인 1루수 맷 올슨과 3루수 맷 채프먼 체제가 시작됐고 힐리는 준수한 성적을 남기고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 결과 1루수가 급했던 지구 라이벌 시애틀이 힐리를 영입하면서 오클랜드와 이별했다.

수년 간 1루수의 공격력이 약점이던 시애틀은 힐리가 답이 되어주길 바랬지만, 이 시즌을 기점으로 약점을 노출한 그는 공갈포로 전락하고 말았다.  홈런은 24개를 터뜨렸지만 타율이 하락하니 원래도 타율에 비해 높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출루율도 같이 나빠지고 장타도 많이 기록하지 못했다. 

반등을 다짐하며 맞은 2019시즌 도쿄돔 개막 시리즈에서 홈런 1개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설레게 했지만 정교함과 선구에서 약점을 노출했고 설상가상 장기부상을 당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시애틀에서 방출된 힐리는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개막전 로스터 진입 실패를 포함 단 나흘 동안 메이저리그 경기에 모습을 비췄다. 한 달이나 실전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커쇼 상대 깜짝 카드로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의 4번타자에 나서기도 했지만 역시나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쓸쓸히 시즌을 마무리했다. 

부상과 기량 저하, 코로나에 발목이 잡힌 힐리는 새로운 무대로 눈을 돌렸고 일찌감치 계약을 마무리지으며 한국 무대에서 반등을 노리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공격성이 돋보이는 스윙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커리어 초반만 해도 확실한 장점이었다. 하지만 수비 시프트 파훼 실패 등으로 타율이 하락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버텨내는 데는 실패했다. 

극단적인 당겨치기 편향이나 지나친 적극성 이외에는 타격에서 흠잡을 면이 크게 없다. 또 본인 스윙에 자신감이 있어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초기에는 적극성도 좋은 쪽으로 풀렸다.

하지만 이런 스윙 스타일의 반작용으로 선구안은 기대하기 어렵다. 볼넷-삼진의 비율은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무너져 있었고 그 결과 마이너리그에서나 메이저리그에서 타율과 출루율의 간극은 4푼 언저리로 엇비슷했다. 따라서 질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하면 출루가 급감하는 타입이다.

수비에서는 기대치가 높은 야수가 아니다. 모든 수비 스탯을 통틀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시즌은 디펜시브런세이브가 유일하게 양수였던 2016시즌(637⅔이닝) 뿐이다.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이후 5시즌 중 실질적인 플레이타임은 3~4시즌 정도인데 1루와 3루 포지션 모두 통산 기록에서 두자릿수 음수의 디펜시브런세이브가 나오고 있다. 다행히 KBO에서의 주포지션일 1루에서는 ML 1500이닝 동안 필딩율 .993을 기록했는데 1루 포구나 포구 범위 내의 타구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처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엉덩이와 다리 쪽 부상에 시달린 탓에 주루 능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2018시즌 이후 주력 감소 징후가 나타난 가운데 올해 4경기에 그치긴 했지만 최악의 주루 스피드를 기록했다. (초당 25.1피트(7.65미터) - 하위 14퍼센트) 부상 여파로 느려진 스프린트 속도인만큼 어느정도 주력을 회복했는지 시즌 초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자면 큰 틀에서는 장타력에 장점이 몰려있고 주루와 수비 능력은 기대하기 힘든 전형적인 클래식 거포 유형의 타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거포 유형의 타자는 투수들에게 압박감을 줘서 본인 자체의 선구 능력보다 많은 볼넷을 얻어내 OPS를 유지하는데 힐러는 적극적인 스윙을 통해 결과를 내는 타입이다. 따라서 성공-실패에 따라 성적 편차가 더 크고 출루율이 높지 않아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타입이다.


# KBO리그 외인 선수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실전감각이 저하된 상태에서 한화에 합류했던 전임자 반즈는 기대만큼 장타력을 뽐내지는 못했지만, 리그 적응 이후 타선의 중심을 지키며 어느정도 기대치를 만족시켰다. 공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타격을 선호하는 타입으로 힐리와 흡사한 타입이었다. 

반즈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인한 실전감각 부재로 트리플A 시절의 성적을 재현하지 못했는데, 지난 2년간 겨우 50경기 소화에 그친 힐리 역시 경기력에 물음표가 있다.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빠르게 되찾을지가 KBO리그 성공을 가늠하는 1차 관문이 될 것이다.

두산 페르난데스 또한 힐리처럼 공격적인 스윙을 하는 타자인데, 장타력이 돋보이진 않지만 컨택에 좀 더 치우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좋은 타구를 생산하는데는 힐리가 더 뛰어날 순 있지만, 결정적으로 볼넷/삼진 비율이 좋지 않은 힐리와 달리 삼진도 좀처럼 당하지 않아 투수에겐 더 까다로운 유형이다.

KBO리그 이적 후에는 볼넷이 삼진보다 더 많고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이 리그 최고라 홈런 생산성이 다른 외국인 거포에 비해 떨어짐에도 투수들로서는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다. 모든 레벨에서 3할 타율을 넘볼 수 있는 힐리가 페르난데스와 최다 안타 대결을 벌일지도 주목해볼만한 대목이다.

NC의 창단 첫 우승멤버로 이름을 올린 알테어는 타순만 빼면 힐리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로 보여준 사례라 볼 수 있다. 볼넷/삼진 비율은 미국시절에 비해 큰 개선이 없었지만 30홈런/100타점, 그리고 2할 8푼대 근방의 준수한 타율까지 타격에 있어서는 평균 이상의 결과를 내줬다. 

한화의 경우 젊은 타자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상황이라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보인 힐러가 전방위적으로 활약하며 다른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 관전포인트

▲ 힐리의 타구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2년 전까지 힐리를 괴롭힌 부상, 그리고 코로나 여파로 인한 실전 감각의 저하가 한화 입장에선 가장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 상태는 완전히 회복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마이너리그 전면 취소로 19년 5월 말부터 올해까지 단 5경기 10타석만 기록하고 KBO로 오게 된 상황이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리햅 경기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힐리가 실전에서 어느정도의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얼마나 빨리 좋았던 시절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올해 리그 최약체였던 한화 타선은  21시즌에도 크게 기대할만한 자원이 많지 않아 힐리에 대한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커리어 사상 가장 많은 볼넷을 얻어낼 것이 예상될 정도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유인구에 대해 어느정도 인내심을 보일지도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 힐리의 타구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결과를 만드려는 성향이 강한 이유는 그만큼 자신의 스윙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후반기 3할 타율, 한시즌 풀타임 .270의 타율도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타격의 정확성이 강점이다.

구종 상대 기록을 봐도 커브에만 약했을뿐 다른 구종에 대해서는 빅리그 수준에서도 어느 정도 대응력을 보였다. 시즌 초반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에 적응만 잘하면 활발한 타격이 기대된다. 기대치대로면 리그 최고의 컨택 타자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데 최고의 타격기계를 가리는 경쟁에 참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힐리를 영입하는데는 투수친화구장을 홈으로 대부분 쓰면서도 뛰어난 장타력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과거 김응용 감독 시절 외야 펜스를 뒤로 미는 조치를 취하며 대전구장은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특성이 바뀌었다. 

한화 타선의 지속적인 약세에 한몫하기도 했던 홈구장인데 오클랜드 콜리세움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를 홈으로 쓰면서 2할에 육박하는 순수장타율을 기록한 파워가 대전구장에서도 유효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타석에서만큼은 여러 가지를 해낼 수 있는 스윙을 가진 선수로 한화가 점찍고 영입한 힐리. 하지만 내년도 그가 함께할 팀 타선은 여전히 리그 최약체라는 평가다. 

FA를 통한 외부 전력보강을 노렸지만 정수빈 영입이 좌절되면서 사실상 FA 시장에선 철수 상태라 타선은 힐리만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포를 뽐내던 힐리가 약 2년의 공백을 깨고 한화 타선을 하드캐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및 사진: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각 구단,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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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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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