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독 서튼과 8회에 올라온 김원중, 이유는?

2021-05-12 수, 11:27 By 케이비리포트

서튼 감독 부임 첫날부터 8회 마무리 파격 기용,

신선한 시도? 무리한 도박? 의견 엇갈려

래리 서튼 감독으로 선장을 바꾼 롯데가 첫 경기에서 ‘유통 라이벌’ SSG에게 또 패배를 하고 말았다. 출발은 좋았다. 1회 투구수가 많았던 흠결을 제외하면 스트레일리가 피홈런 1개로만 1실점을 허용하며 6이닝을 소화하고 불펜으로 바통을 넘겼고, 타선도 시원하지는 않지만 점수를 차곡차곡 뽑아가며 4득점, 3점차로 7회를 맞이했다.

▲ 롯데의 20대 감독으로 새롭게 부임한 서튼 감독 ⓒ 롯데 자이언츠

스트레일리가 내려간 7회초부터 서튼 감독의 진정한 시험대가 시작됐다. 롯데는 현재 필승조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며, 또 다른 필승조인 김대우도 일요일 경기 투구수(42구)가 많았기에 어지간해서는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서튼 감독이 선택한 두 번째 투수는 진명호였다. 마땅한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2군에서 올라온 진명호의 경험을 믿은 것으로 보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첫 타자 정의윤에게 홈런을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하며, 더 이상의 불씨없이 1실점만을 허용하고 8회로 경기를 넘겼다.

나름대로 파격적인 작전이 먹혀 들어간 서튼 감독의 이어진 작전은 더욱 파격적이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8회에 올라간 것이다. 9회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원중의 등판은 분명히 파격적이었다. 특히, 결과적으로 김원중이 1이닝 동안 4실점을 하며, 역전패를 당한 원흉이 됐기에 더욱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 8회에 올라와 패전투수가 된 김원중 ⓒ 롯데 자이언츠

곱씹어 보면, 위험도가 더 높은 타선인 1,2,3번 타순이 나오는 8회를 마무리에게 맡기고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한 4,5,6번 타순을 다른 불펜투수에게 맡기는 작전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활발한 타격감을 보였던 타순이 8회말에 터졌다면 9회초는 더욱 편안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기에 세운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팀내 최고 불펜투수를 9회 마무리에만 기용하지 않고 가장 위험도가 높은 순간에 기용하는 방식은 오프너를 비롯해 기존의 상식을 파괴한 투수진 운영으로 고효율을 뽑아내는 메이저리그 팀 템파베이 레이스가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튼 감독이 실제로 어떤 의중으로 8회에 마무리를 올렸는지는 본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다. 그가 2이닝 마무리를 위해 김원중을 무리시켰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허문회 감독이 지도하던 롯데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나갈 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허문회 감독은 주전 라인업을 정해놓고 어지간해서는 바꾸지 않고, 불펜의 기용도 정해놓은 역할대로 운영하는 스타일을 보였다. 이와 다르게 서튼 감독의 롯데는 엔트리의 활용도나 선수 기용에 있어서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점을 보일 것으로 생각 된다.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수 는 없지만, 롯데는 이제 치고 올라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틀림없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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