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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잠실 아이돌’ 정수빈, 가을의 날갯짓은 끝나지 않았다

2016-03-23 수, 18:30 By KBReport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두산베어스에게 2015년은 잊지 못할 최고의 시즌이었다.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특별한 두 가지 큰 경사가 구단과 팬들을 기쁘게 했다. 한 가지는 14년 만에 이뤄낸 업셋 우승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7년 연속 100만 관중을 기록한 것이다. 선수와 팬들이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결과였다.

두산베어스는 지난 해 ‘메르스 공포’와 ‘잦은 우천 취소’ 속에서도 1,120,381명의 관중을 동원하면서 이 부문에서 단연 최고의 강자였던 LG트윈스(1,053,405명), 롯데자이언츠(800,962명)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많은 관중을 동원한 데에는 넓고 좌석이 많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여성 관중의 증가’도 한몫 한 듯하다. 두산베어스의 김승영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여성 관중이 남성 관중 비율을 조금 넘었다.”라고 말하며 여성팬들이 관중 동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10개 구단에서 여성팬들이 가장 많은 두산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잠실 아이돌’이라 불리는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팀의 우승과 7년 연속 100만 관중에 큰 공을 세운 선수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현수가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떠난 지금, 그의 인기를 이을 선수는 ‘잠실 아이돌’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잠실 아이돌'은 바로 ‘2015 한국시리즈 MVP’이자 ‘디펜딩 챔피언’의 리드오프로 자리 잡아야 할 정수빈이다.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
사진제공- KIA자동차



‘잠실 아이돌’ 정수빈, 한국시리즈 MVP로 정점 찍다

정수빈은 안티 팬이 없기로 유명하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작은 체구로 그라운드 이곳 저곳을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에 많은 여성팬들이 매료되었고 ‘남성/여성 구분 송’으로 유명한 정수빈의 응원가는 두산베어스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대표 응원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찬스에 강한 모습과 환상적인 수비를 수 없이 보이며 ‘잠실 아이돌’, ‘정스타’ 등 많은 애칭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고 지난가을, 2015 한국시리즈에서 팬들의 마음에 확실한 한 방을 날렸다. 

사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8월까지의 정수빈은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2014 시즌, 데뷔 첫 규정타석 3할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3할 6리) 기대감을 높였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저하를 보이며 두산의 퓨처스 군인 이천에도 다녀와야 했다. 김현수, 양의지, 민병헌, 허경민 같은 주축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티가 많이 나지 않았을 뿐이지 우승 도전팀의 주전 중견수로서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8월까지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정수빈은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9월 한 달간 3할 4푼 3리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8월 30일 2할 8푼이었던 타율은 페넌트레이스 종료일인 10월 4일에 2할 9푼 5리로 상승해 있었다. 8월까지 단 한 번도 담장을 넘어가지 못 했던 정수빈의 타구는 9~10월에 2번이나 가을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갔다.

9~10월  타수 113 타율 .345 출루율 .492 장타율 .504 OPS .996 홈런 2

그 상승세는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 정수빈은 동갑내기 친구 허경민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출전하며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넥센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예열을 마친 그는 NC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삼성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한국시리즈에서의 정수빈은 단연 압권이었지만 시작은 좋지 못 했다. 1차전 6회 초 무사 1루, 번트를 시도하다 왼손 검지에 공을 맞은 정수빈은 바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6바늘을 꿰맨 정수빈이 앞으로 남은 경기에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라는 보고를 받은 두산의 벤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코칭스태프의 걱정과는 달리 정수빈은 2차전 한 경기만 쉬고 바로 타석에 복귀했다. 왼손 손가락에 붕대를 했기 때문에 수비는 불가능했지만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기 위해 출전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정수빈은 그 의견을 뒤로 한채 맹타를 휘두르며 결국 ‘한국시리즈 MVP’ 자리까지 차지했다. 
 


5차전 결정적인 3점 홈런후 세레머니 하는 정수빈
손가락의 붕대가 돋보인다


‘디펜딩 챔피언’의 리드 오프, ‘무서운 1번 타자’를 노린다

2014 시즌은 9번 타자로, 2015 시즌에는 2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던 정수빈은 2016 시즌 두산의 1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한다. ‘강한 1번 타자’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민병헌이 김현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3번으로 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수빈에게 ‘리드오프’의 역할이 맡겨졌다. 한 경기 동안 가장 많이 타석에 서게 되는 ‘리드오프’는 우선 출루에 목적을 둬야 하고 뒤 타순의 동료들이 공에 익숙해지게끔 상대 투수의 공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 투수와의 수 싸움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하는 부담감이 큰 타순이다.



위의 기록은 정수빈의 타순에 따른 성적을 나타낸 것이다. 기록을 보면 리드오프는 정수빈에게 ‘어색하지 않은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루율도 가장 높았고 경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아 김태형 감독의 정수빈 카드는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볼넷/삼진의 비율이다. 1번 타순에서 더 적은 볼넷과 더 많은 삼진을 얻어낸 정수빈은 투수의 카운트(2 스트라이크 이후)에서도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갈 줄 아는 선구안을 가져야 한다. 


정수빈은 인터뷰를 통해 ‘무서운 1번 타자’가 되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라 공언했다. 타석에서뿐만 아니라 출루했을 때 빠른 발을 이용해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정수빈’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도루가 너무 적었다. 2011 시즌 31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대도’ 반열에 오른 정수빈은 이후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해왔지만 지난 시즌에는 15개의 도루를 성공하는데 그쳤다. 


최근 5년간의 기록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은 도루 성공률이다. 커리어 하이였던 2014 시즌 종료 후 타구를 조금 더 멀리 보내기 위해 벌크업을 한 정수빈은 그 반작용으로 인해 시즌 도중 무릎에 무리가 왔고 원래 스피드를 내지 못 했다. 매년 75% 이상을 기록했던 도루 성공률이 2015 시즌 개인 최다인 9개의 도루사로 인해 62%로 하락한 것은 ‘두산 육상부’의 선두에 서야 하는 정수빈에게 큰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체중 감량을 시도, 데뷔 시즌의 몸 상태를 찾은 정수빈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통해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최근 시범 경기에서 5번 도루 시도, 5번 모두 성공하며 ‘발야구의 부활’을 예고했다. 

수많은 두산 팬들에게 최고의 가을을 선물했던 정수빈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범 경기에는 타격감을 찾지 못하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끝없는 타격폼 수정으로 9년간 언제나 기대에 부응했던 정수빈이라 걱정이 없다. 그가 ‘디펜딩 챔피언의 리드오프’로서 가을의 날갯짓을 이어 갈 수 있을지 그의 방망이와 발끝에 다시 한 번 주목해본다.

김용성 객원 필진/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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