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도전' 오타니, 양대 리그 MVP도 가시권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호타준족 타자로 진화한 오타니, 7억 달러 몸값 해
▲ 다저스 구단 사상 첫 40-40 달성자가 된 오타니 쇼헤이(출처: 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
ⓒ LA다저스 |
2024시즌을 앞두고 프로 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 규모인 FA 총액 7억 달러(9394억 원)의 계약을 맺었던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 달성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는 현재(9/5 기준) .292 .377 .617(타율, 출루율, 장타율) 44홈런 99타점 46도루 wRC+(조정 득점 창조력) 169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6.7)의 성적을 기록 중이며 사상 초유인 50홈런-50도루 대기록과 양대 리그 MVP 수상에 도전 중이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투타 겸업이 불가능했던 탓에 2024시즌 오타니에 대한 주목도나 MVP 수상 가능성은 이전에 비해서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오타니는 지명타자로만 나서면서도 사상 최초의 기록을 연달아 작성하며 유력한 MVP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수상에 성공한다면 역대 두 번째 양대 리그 MVP 수상자가 된다. (1966년 프랭크 로빈슨이 첫 달성)
변화구 킬러로 변신한 오타니, 양대 리그 MVP 보인다
올 시즌 오타니가 내셔널리그 타자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변화구 상대 성적이 예년에 비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초창기에만 해도 변화구를 상대로 약점(커리어 첫 3년 변화구 상대 OPS .685)을 노출했던 오타니는 첫 MVP를 수상했던 2021시즌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한 시즌 20개가량의 홈런을 변화구를 상대로 터뜨리며 그간의 약점을 지워냈다 (지난 3년 변화구 상대 OPS .833).
그리고 올 시즌 오타니는 현재까지 변화구 상대 OPS가 이전보다 크게 상승해서 무려 1.013에 달한다. 이는 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우투수가 구사하는 변화구 계열 구종들을 상대로 OPS 1.179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의 이런 변화는 우투수가 던지는 정가운데로 몰리는 변화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타격하게 된 덕분이다.
※ 우투수 변화구 상대 타구 발사각/발사속도 분포도
▲ 우투수의 변화구 상대 타구 발사각도 및 발사속도 분포도(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
ⓒ 베이스볼서번트 |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구사되는 우투수의 변화구에 대해서 무려 63%의 강한 타구 비율(발사속도 95마일/153km 이상의 타구 비율)과 41%의 스윗스팟%(8도~32도의 이상적인 발사각도의 타구 비율)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굉장히 훌륭한 퀄리티의 타구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변화구 상대 OPS 1.502).
이처럼 오타니의 변화구 상대 장타력이 리그 최고 수준으로 향상되자 변화구 상대 홈런 개수가 이미 커리어하이인 25개에 이르고 있다. 올 시즌 홈런이 이미 44개라 본인의 단일 시즌 홈런 기록인 46개(2021)를 넘어 50개 이상 달성이 유력하다.
올 시즌 오타니가 커리어상에서 가장 많은 도루(46개)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 역시도 변화구 상대 성적이 향상된 영향이 크다.
MVP를 수상했던 시즌들에 비해서는 올 시즌 오타니의 볼넷 비율(해당 시즌들 15%-올 시즌 11%) 낮아졌고 패스트볼 계열 구종 상대 타율도 지난 두 시즌에 비해서 하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변화구 계열 구종을 상대로는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타율 .287 출루율 .346) 루상에 나갈 기회를 더 늘릴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리그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스프린트 스피드와 도루 센스를 적극 활용하면서 92%라는 매우 높은 도루 성공률과 함께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4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커리어 첫 50도루 시즌 달성에 매우 근접한 상태다.
여전한 좌투수 상대 약점, 극복해야 50-50 이상 가능해!
역대급 기록을 향해 질주하는 오타니지만 올 시즌 좌투수 상대 성적은 다소 아쉽다.
메이저리그 이적 후 오타니는 좌투수를 상대로 비교적 고전했고(통산 좌투수 상대 OPS .812) 올 시즌 역시 좌투수를 상대로 OPS 0.770에 그치고 있다.
오타니가 좌투수를 상대로 유독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좌투수의 브레이킹볼 계열 구종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변화구 계열 구종 상대 성적은 리그에서 가장 좋은 오타니지만 이것은 우투수의 변화구를 상대로 경이적인 냈기 때이지 좌투수를 상대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바깥쪽 코스로 흘러 나가는 좌투수의 브레이킹볼 계열 구종들에 대해 이전보다 더 자주 타격했지만 정타를 잘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빗맞은 타구의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65%) 있다. 그렇기 때문에 50-50 달성을 위해서는 좌투수의 브레이킹 볼에 대해 더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 역대 첫 43-43을 달성하고 기뻐하는 오타니 (출처: LA 다저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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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투타 겸업이 불가능한 오타니에 대해 타자로서의 기량은 MVP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렸던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역대 지명타자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7억 달러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과연 오타니는 남은 기간 활약상을 이어 나가며 역대 최초 50-50 달성과 양대 리그 MVP 수상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야구 인생 중 중요한 목표로 꼽은 개인 커리어 첫 월드시리즈 우승까지도 이룰 수 있을지에 전 세계 야구팬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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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kbreport)]
덧붙이는 글 | (글: 이종석 /감수: 민상현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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