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빡꾸의 세이버메트릭스] 타자의 승리-패전을 구하는 방법은?
김재환-버나디나는 헥터-양현종 급?
투수의 승리는 동료 타자들과 수비수의 활약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기록이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볼 때 '승리'는 투수의 개인 능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지표는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경기의 목적은 어쨌건 상대 팀을 이기는 것이고, 그 결과물로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특정 투수가 등판했던 경기에서 소속 팀이 얼마나 많이 승리를 거뒀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고 리그의 타고투저 여부나 시대에 관계없이 직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선발 투수가 한 시즌에 10승을 거두면 준수한 성적이고, 15승이면 매우 훌륭하며 20승을 거둘 경우 특급이다.
투수와 달리 타자에게는 승리 기록이 없다.
타자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wRC(득점생산성) 등 다양한 비율스탯으로 평가된다. 만약 타자도 투수의 승리 기록처럼 실제 팀의 승리와 연관있고, 단순하면서 직관적인 스탯이 있으면 유용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8년 톰 한라한(Tom Hanrahan)은 저널 바이더넘버스(By the Numbers)에 타자의 승리, 패배 기록을 구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득점과 타점을 통해 승리를, 아웃카운트를 바탕으로 패배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타자의 승-패를 산출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그럼 이를 적용하여 지난 시즌 타자들의 승리 기록 순위의 면면을 살펴보자.
# 2017시즌 타자 승리 순위(1~15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권을 다퉜던 두산 김재환과 KIA 버나디나가 19승으로 공동 1위였다.
두 선수는 득점과 타점 모두에서110점 이상을 기록하여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실제로 투수로서 작년 20승을 기록한 헥터와 양현종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투수들보다 훨씬 더 높은 승수다. 반면 아웃카운트는 상대적으로 적어 11패에 불과했다.
# 야매카툰-김재환 vs 헥터, 투타 정상대결
그 다음으로는 최형우, 구자욱, 러프, 로사리오 선수가 18승을 거뒀다.
그렇다면 올 시즌은 어떨까?
2018년 타자들의 승리 기록을 살펴보자. 지난 5월 6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올 시즌 경기당 6.2득점을 올리며 리그 최강의 타격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SK의 최정(6승)과 로맥(5승)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 타점, 안타를 활용해 산출되는 지표인 만큼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5승을 기록한 한화 송광민과 4승을 기록한 채은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경기 3홈런을 터뜨린 SK 최정
(관련 칼럼: 감독의 투수 교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록은? )
[기록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suxism.com, By the Numbers ]
세이버메트릭스 칼럼니스트 박지훈(a.k.a 썩빡꾸)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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