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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넥센 토종선발진, 올해는 완성될까?

2015-02-02 월, 17:18 By KBReport
 
   타격의 힘도 중요하지만 마운드가 튼실해야 하는 게 야구이다. 지난 시즌만 놓고 보더라도 두산의 경우 가파른 상승곡선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의 부진에 울상을 지었다. 넥센은 '20승 투수' 밴헤켄이 축을 잡아주면서 휘청휘청거리는 와중에도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문제는 올해다. 강정호(피츠버그)가 빠졌고 토종 선발 부재는 올해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계투진의 한 축을 이뤘던 한현희까지 선발 전환을 예고하며 마운드는 말 그대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밴헤켄과 피어밴드의 뒤를 이어줄 세 자리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아 당장 주인공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 강윤구가 입대했지만 선발 후보들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재기에 도전하는 정재복을 비롯해 '2년차' 하영민, 문성현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시즌 경기 수가 증가하는 만큼 선발로테이션의 중요성도 커졌다. 타선의 힘으로만 버티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9승을 달성했던 넥센 우완투수 문성현. 사진: 넥센 히어로즈)

후보군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는 문성현이다. 지난 시즌 9승을 기록하면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밴헤켄과 소사를 제외하곤 마땅한 토종 선발이 없었던 넥센에게 문성현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평균자책점이 5.91로 다소 높았으나 다행히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차차 나아져 7월부터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7월 4경기 등판에서 3승을 기록한 것이 주요했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있는 문성현은 올시즌 '목동 트라우마'를 떨쳐내야 한다. 지난해 20경기 중 11경기를 홈에서 등판, 5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8.66 피안타율 .323을 기록했다. 반면 원정 9경기 등판에선 4승 1패 평균자책점 2.88 피안타율 .222로 대조적이었다. 홈 경기인데도 오히려 본인에겐 목동이 부담스러운 장소였다. 홈 11경기에서 허용한 피홈런도 10개나 돼 장타 허용도 많았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선 '장족의 발전'이다. 데뷔 이래 한 시즌 최다 승수를 기록하면서 2011년(130.2이닝) 이후로 가장 많은 이닝(85.1이닝)을 소화했다. 1군에서 보낸 첫 시즌이었던 2010년 이후, 붙박이 선발로 성장하리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제구 난조에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고선발과 계투를 오가기 일쑤였다. 이제는 절치부심이라는 심정을 갖고 혼신투를 펼쳐야 할 시기이다. 높은 WHIP(이닝당출루허용률, 지난해 1.69)를 줄여야만 희망이 보인다.

KBReport.com의 기록에 따르면 2013시즌 문성현의 볼넷 비율은 7.9%, 삼진 비율은 19.6%였다. 이듬해인 2014시즌엔 볼넷 비율은 12.2%로 높아진 반면 삼진 비율은 12.7%로 뚝 떨어졌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피안타율이 전년도보다 하락했는데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은 높아졌다. 더불어 WHIP도 0.22나 상승하며 과제를 남겼다. 장타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볼넷으로 인해 허용하는 불필요한 출루도 줄여야 한다.

넥센의 스토브리그 움직임 중 다소 놀라운 것은  한현희의 선발 도전이다. 한현희는 2012시즌부터 줄곧 손승락의 앞을 담당했던 필승조의 주축이라 더 파격적이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구축을 포기한 넥센으로선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현희의 보직이 선발이라고 단정짓기엔 아직 이른 단계다. 베테랑 정재복도 있고 하영민, 김대우(사이드암) 등 이제 막 경쟁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무엇보다 프로 입단 이후 선발 등판 경험이 전무한 만큼 한현희 카드는 '모 아니면 도'가 될 수밖에 없다. 송신영, 마정길 등 백전노장들이 한현희의 빈 자리를 어느정도 메꿔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올해로 1군에서 네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한현희. 사진: 넥센 히어로즈)

기록 면에서 나무랄 데는 없다. 2012시즌 43경기 4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3.12, 2013시즌 69경기 5승 2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1, 2014시즌 66경기 4승 3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해 2013, 2014시즌 2년 연속 홀드왕의 주인공이 되었다. 넥센의 셋업맨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한현희의 선발 변신은 이번 넥센의 스프링캠프를 지켜보는 하나의 볼거리이다.

'2년차' 하영민도 물망에 올랐다. 지난해 14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7.22, 경험을 쌓는 데에 만족한 하영민은 올해 4선발 혹은 5선발 자리를 노린다. 묵직한 구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하영민은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는다.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에 지명된 최원태와 함께 향후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유망주이다.

지난해 염경엽 감독이 '깜짝 선발 카드'로 하영민을 내세웠다가 기대만큼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기복이 큰 편이라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도 부진에 빠져 아쉬움을 샀다. 제구력만 가다듬는다면 선발의 한 축을 맡기에 충분한 재목으로 손꼽히고 있어 올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재기를 노리는 정재복도 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었고 2000년대 중반 LG 마운드를 지키는 중심이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부진과 부상의 악순환에서 끝에 2013년 LG에서 방출을 당했다. 한때 은퇴 기로에 섰던 그는 염경엽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마운드에 섰고 지난해 넥센 퓨처스팀(화성 히어로즈)에서 재기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올시즌은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면서 선발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넥센의 약점이 토종 선발진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제 그 약점을 극복하고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넥센 히어로즈. 토종 선발진 구축이라는 염경엽 감독의 염원이 이뤄진다면 삼성의 5연패를 저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넥센일것이다.

유준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