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육성형 외인 호잉, 단점 걷어내고 잭팟?(시각자료 없음)

2018-01-11 목, 05:36 By 정강민
 2018년 한화와 함께할 마지막 외국인 선수는 제라드 호잉으로 확정되었다.

 호잉과의 계약에 한화가 지출한 금액은 총 70만 달러였다. 앞서 영입한 샘슨(70만 달러)과 휠러(57만 5천 달러)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다. 세 선수와의 계약 총액은 197만 5천 달러. 현재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친 구단들 중 가장 적은 금액을 지출한 구단이 바로 한화다.

 작년까지의 행보와 비교화면 확실히 달라진 한화다. 지난 시즌 스토브리그에서의 한화는 먼저 거포로 활약했던 로사리오와 18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고, 전직 메이저리거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를 각각 180만 달러, 150만 달러에 데려오며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들과 재계약을 맺거나 새로 영입하는데 사용된 금액은 총 510만 달러로 현재 상황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사실 호잉은 한화의 영입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구단이 생각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이었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시즌 중반부터 제기된 루머처럼 한화와의 동행을 포기하고 일본 한신 타이거즈(총액 750만 달러)로 이적했다. 애초 재계약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던 한화였기에 미리 눈여겨보고 있었던 호잉을 빠르게 영입할 수 있었다.

#HISTORY

 대학시절 3시즌 동안 타율 0.284와 34개의 홈런을 기록한 호잉은 준수한 타율과 홈런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의 스윙 메카니즘은 상체의 움직임에만 의존하고 있었고, 유격수로서 어깨가 강했지만 송구실책이 잦았다. 스카우트의 입장에선 호평을 주기 어려웠다. 하지만 텍사스는 호잉의 타고난 상체 힘과 빠른 배트스피드에 높은 점수를 매겼고, 수비는 유격수 대신 3루와 외야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결국 텍사스는 2010시즌 신인지명 10라운드 전체 316순위로 호잉을 선택했다.

 8만 5000달러에 텍사스와 입단계약을 맺은 호잉은 곧바로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2010년, 타격폼 교정에 성공한 호잉은 하위싱글A Northwest리그에서 62경기 동안 타율 0.325 10홈런 OPS 0.921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시즌이 끝난 후 호잉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선정한 팀내 25위 유망주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 무난히 상위 싱글A로 승격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그 이후 호잉은 조용하고 착실하게 마이너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그 후 2년 만에 트리플A에 올라 활약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2년간 49개의 홈런포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중장거리타자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호잉은 2016년 처음으로 빅리그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차이는 천지차이였다. 결국 호잉은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2016시즌과 2017시즌에 기록한 타율은 각각 0.217, 0.222였다. 홈런도 2017년 5월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것이 전부였다.

 결국 텍사스는 시즌 종료 후 호잉을 방출했다. 빅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에겐 더 이상 경쟁력이 없었다. 이후 호잉은 LA 에인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지만 미리 물밑접촉을 벌인 한화로 방향을 틀며 KBO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플레이스타일

 대학시절 텍사스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았던 파워와 배트스피드가 장기다. 타고난 상반신의 힘으로 일발장타를 노릴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타격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걸리면 넘어간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힘과 스윙 속도를 지녔지만 선구안과 정확성이 떨어진다.

 호잉의 마이너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그의 타격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3년 트리플A로 승격된 후 매년 두 자릿수 홈런(마이너 통산 111홈런, 83개가 트리플A)을 기록했지만 트리플A에서의 통산 타율은 0.254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한 시즌 볼넷/삼진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16년에도 해당 기록은 0.47에 불과했다.

ML 첫 시즌보다도 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 스윙을 줄이긴 했지만, 존에 들어오는 공에는 방망이가 안나오고 정작 존 밖으로 나가는 공에 스윙이 잦아짐. 얼핏 스윙을 줄이며 참을성을 기른 것처럼 보이나, 볼넷 비율도 약간 떨어지고 삼진이 급증한 것은 존 설정을 제대로 못한 탓이 커보임. KBO에서도 존 적응이 되지 않을경우 고전할 듯.

 또한 호잉은 극단적으로 당겨 치는 유형의 타자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호잉의 타구는 매년 40%이상이 우측으로 날아갔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선 타구의 절반 이상이 우측으로 향할 정도였다(2017년 당겨 친 타구 54%). 

첫 시즌에는 평균 수준의 컨택이 됐지만 (컨택율 78.4%), 두번째 시즌에는 완전히 무너짐(70.6%).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들의 힘에 밀린건지, 당겨친 타구 비중이 26%대로 감소. 17시즌 다시 극단적으로 당겨쳤지만 방망이 중심에 못맞추니 약한 타구에 땅볼만 주구장창 나옴. 190cm-92kg의 마른 체형에서 거포로 활약하기 위해 극단적 풀히팅 타격을 했던 것으로 보임. KBO 레벨에서는 타격폼 수정으로 컨택의 질을 높인다면 충분히 홈런을 뽑아낼 수 있는 타자가 될 듯.

 호잉의 수비는 타격보다 완성도가 높다. 그는 프로에 입단하며 유격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프로에서 전문 외야수 생활을 시작했음에도 빠른 다리와 넒은 수비범위를 갖고 있어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한다. 더불어 8시즌 평균 8명의 주자를 저격했을 정도로 어깨가 강하다. 팬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허슬플레이도 종종 보여주기 때문에 KBO리그에서도 수준급 수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기회가 많이 없다보니 수비 지표도 그렇게 많지는 않음. 일단 외야 세 자리 소화가 가능하고 프로에서 세 포지션 모두 1400이닝 이상 수비 경력이 있음. 그 중에서 중견수 수비는 무려 3800이닝인데, 처음엔 코너 외야수로 출발했다가 트리플A 레벨 이후부터 중견수 수비로 고정된 바 있음. 그럼에도 중견수 출장이 가장 많았고 코너 외야수에서보다 중견수 자리에서 UZR/150 스탯이 더 괜찮았다. 그러나 이용규의 어깨가 좋지 않음을 감안하면 그와 함께할 땐 호잉이 우익수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음.

#KBO 외국인 타자 비교-로맥, 버나디나

 KBO리그에서 기록상 호잉과 가장 비슷한 타격스타일을 가진 선수는 SK의 로맥이다. 호잉이 트리플A에서 5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타율 0.254 OPS 0.773 83홈런이었다. 로맥은 같은 기간 호잉보다 조금 더 나은 타율 0.271 OPS 0.856 84홈런을 기록했다. 볼넷/삼진 비율도 꾸준히 0.5 아래를 유지했던 것도 공통점이다. 두 선수 모두 장타력이 우수했지만 컨택 능력과 선구안이 아쉬움을 남겼다.

 로맥은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약점을 노출하며 기대 이하의 정확도를 보여줬다(17시즌 타율 0.242). 하지만 ‘걸리면 넘어갔다’고 말할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보여줬다. 그는 올해 3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거포군단 SK의 위용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호잉도 힘있는 타격으로 많은 장타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호잉의 KBO리그에서 정확도만 향상시킨다면 지난 시즌 KIA의 외야를 지켰던 버나디나와 같은 활약도 가능하다. KIA 외국인 선수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버나디나는 지난 시즌 타율 0.320 OPS 0.913 20홈런 20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0.255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으면서 핵심전력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범위로 철통 같은 외야 수비를 보여줬다. 호잉도 마이너리그 시절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시즌이 3차례나 될 정도로 빠른 주력과 강력한 송구능력을 자랑했다. 따라서 타격에서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제 2의 버나디나를 기대할 수 있다.

#체크포인트

 호잉에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좌투수에게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직전 시즌 호잉이 트리플A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거둔 성적은 타율 0.203 OPS 0.617이었다. 홈런은 두 개에 그쳤다.

 따라서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으로 평가 받는 KBO 좌투수들에게 철저히 봉쇄당할 가능성이 높다. 삼진이 많고 정확도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고전했던 이력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바깥쪽 공에 약하다는 것도 호잉의 단점 중 하나다. 그의 타격폼은 오픈스탠스에 시작된다. 몸을 어느정도 열어놓은 채로 타격에 임하기 때문에 몸쪽 공의 대처에 용이하지만 상대적으로 바깥쪽 공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게 된다. 대체로 바깥쪽 코스의 승부를 즐기는 KBO 투수들과 상성이 맞지 않는다. 호잉이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해야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점쳐볼 수 있다.

호잉은 16-17시즌 기준 바깥쪽 코스를 상대로 .266의 의외로 나쁘지 않은 타율을 선보이긴 했다. 오히려 몸쪽 공에 .143으로 굉장히 약했다. 좌투수 상대로도 바깥쪽 3개존 + 외곽 지역에 .273이었다. 오픈 스탠스임에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반대의 성적이 나오고 있는 점을 잘 주목해서 고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작년 중반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젊은 팀을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호잉을 포함해서 젊고 성장 가능성 있는 외인을 영입한 것도 이러한 리빌딩 기조에 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육성형 외인으로 영입된 호잉이다. 89년생으로 젊은 편에 속하며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약점만큼 장점도 확실한 선수다. 한화 코칭스태프와 함께 약점을 최소화 시킨다면 한화도 로사리오가 아쉽지 않은 중장거리형 타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