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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두 얼굴의 사나이' 장시환, 스텝 업 가능할까

2018-02-13 화, 12:53 By 이정민
압박에 따라 180도 달라지는 장시환

기복 줄이고 최고 불펜으로 거듭날까

▲ 지난 해 트레이드로 롯데에 합류한 장시환 ⓒ 롯데 자이언츠

지난 해 롯데의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끌어 낸 1등 공신은 역시 불펜진이다. 손승락,박진형,조정훈등이 버틴 후반기 롯데의 불펜진은 뛰어난 투구를 통해 1,2점차 살얼음판 승부를 모조리 승리로 장식하게 했다. 이에 힘입어 팀이 탄력을 받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지난 해 롯데의 무기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불펜은 2018시즌을 앞두고 더욱 더 강력한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비록 지난 해 후반기 불펜의 한 축을 맡았던 조정훈이 아직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대체 자원들이 넘친다. 오히려 캠프에서 좋은 투구를 보이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 엔트리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구승민이나 재활에 완벽하게 성공한 진명호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오현택과 고효준 그리고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조무근등 지난 해에는 크게 선보이지 않았던 새 얼굴들이 가세해 롯데 불펜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롯데 코칭스태프에서 가장 기대하는 자원은 따로 있다. 바로 지난 해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합류한 장시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2:2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장시환은 당초 마무리 손승락의 앞을 지켜줄 셋업맨 역할을 맡았었다.

하지만 장시환은 셋업맨 자리에서 본인의 구위를 살리지 못했다.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경기에 자주 투입되자 제구력이 흔들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장시환이 무너진 전반기의 롯데 불펜은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나 후반기의 장시환은 달랐다. 반등은 압박감이 줄어들며 일어났다. 조정훈 박진형이 셋업맨 역할을 맡아주고 장시환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추격조로 출전했다.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장시환은 본인의 구위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 장시환은 전반기와 후반기 극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사진 출처=롯데 자이언츠) ⓒ 케이비리포트

장시환의 전반기와 후반기가 다른 이유는 기록이 말해준다. 장시환은 점수차가 클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5점차 이상인 경우에 등판했을 경우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안타율은 0.152밖에 되지 않았고 피OPS 역시 0.358에 불과했다. 5점차 이상에서는 그야말로 철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5점차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피OPS가 0.8이상을 보였고 2사 득점권에서는 1이 넘는 수치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되는 기록이다.(장시환 2사 득점권 피OPS 1.073)

장시환의 전·후반기 편차는 결국 본인이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장시환은 압박에 약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장시환이 처음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kt 시절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kt로 팀을 옮기기전 장시환의 소속팀인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던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었다. 넥센에서 부진하던 장시환은 성적 부담감이 덜한 kt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kt 시절 장시환은 단순 성적을 떠나 리더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군에서 싸울 투수가 적었던 kt 투수진 속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공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다시 성적 부담감이 있는 롯데로 옮기고 나서 장시환에게 숙제가 생겼다. 장시환이 지금처럼 압박감을 이기지못하고 편한 상황에서만 성적을 낸다면 결국 도태될수 밖에 없다. 기존의 박진형이나 조정훈 이외에도 구승민,조무근등의 합류로 롯데에는 오른손 불펜투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아무리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어도 장시환이 반쪽짜리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장시환이 압박감에 의한 투구의 기복을 줄일 수 있다면 특급 불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로 컨디션이 좋은 날 장시환의 구위는 마무리 손승락보다도 좋아 보일 때도 있다.

약점이 있더라도 구위가 좋은 투수는 팀을 막론하고 높은 가치를 평가 받는다. 약점이 좀처럼고쳐지지 않아도 쉽게 선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개선되고 한 단계 올라섰을때 특급이 될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장시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보여주는 투구의 기복을 줄이고 압박감을 이겨낸다면 구위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장시환에게 불펜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손승락의 마무리 자리 역시 위협할 수도 있다. 그만큼 가지고 있는 구위가 훌륭한 선수다.

과연 장시환은 한 단계 스텝 업에 성공해 2018년 롯데 불펜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기복을 줄이는 것, 장시환과 롯데의 이번 겨울최대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