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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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

2019-12-14 토, 11:11 By 케이비리포트
'메이저리그 5연승 투수' 샘슨, 롯데에게도 승운 안길까
'빅리그 선발' 샘슨, 새 출발 롯데에 순풍을 불러일으킬까?

2019시즌 사직 야구의 시작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코칭스태프의 교체가 이뤄졌고,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충원이 이뤄졌으며, 국내 최고 반열에 오른 치어리더의 영입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렇게 롯데는 2년 전의 짧은 가을야구 이후 또다시 침체로 돌아간 성적을 반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FA 계약(노경은)부터 삐걱이기 시작했고, 새롭게 영입했던 제이크 톰슨과 대체선수로 온 브록 다익손이 만족스러운 2선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선발진은 시즌 내내 누수에 시달렸다. 허약한 포수진이 투수들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군분투한 레일리의 짝이 나타나지 않으니 돌파구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부임 1년도 넘기지 못하고 감독이 중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팀은 바로 윗순위인 9위 한화와도 8.5경기나 뒤쳐진 최하위를 기록하고 말았다. 5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1-5위 간 격차보다 5-10위의 차이가 2배 가까이 벌어질 정도로 너무 많이 멀어졌었다. 그만큼 KBO 역사에 남을 정도로 좋지 못한 행보로 팬들에게 큰 아픔을 줬던 시즌이었다.

결국 프런트와 현장 책임자는 모두 새롭게 바뀌었고, 변화와 반등의 일념으로 신임 성민규 단장 지휘 하에 구단은 여러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 업무의 일환이었던 외국인투수 영입 부분도 상당히 기대감 높은 선수로 채우면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주인공은 텍사스에서 뛰며 올해 전반기 5연승을 달리며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해진 애드리안 샘슨이다.

# HISTORY


워싱턴 주 출신인 샘슨은 야구 쪽에서는 철저한 변방에 속하는 벨레뷰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5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6월 드래프트로 통합된 87년 이후 이 학교 출신으로 가장 빠른 순번에 지명된 샘슨은 루키리그는 거치지 않고 피츠버그 산하 하위싱글A에서 첫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9경기 선발로 2.9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 상위싱글A에 안착했다.

하지만 상위싱글A 25경기(24선발)을 치르는 동안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프로 2년차 징크스를 여실히 겪었다. 늘어난 피안타 빈도와 잦은 피홈런 허용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데뷔 후 첫 완투를 기록하는 감격도 누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삐걱거린 시즌이었다. 그래도 삼진-볼넷 비율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인정받아 이듬해 더블A로 무리없이 승격됐다.

하이싱글A에서의 덜컹거렸던 시기를 지나 2014시즌 더블A에서 24경기 148이닝을 투구, 프로 생활 첫 10승 시즌을 일궈냈다. 시즌이 채 끝나기 전인 8월 초에 트리플A로 승격, 도전할 기회까지 얻으면서 힘든 2년차를 말끔히 씻어내는 시즌을 보냈다. 준수한 삼진-볼넷 비율은 더블A에서도 이어졌고 피홈런도 많이 내주지 않았다.

잠시 맛본 트리플A에서 본격적으로 시즌을 맞이한 샘슨은 트리플A에서도 잘 정착했다. 피안타 허용이 더 잦았지만 다른 비율들은 거의 좋은 모습을 이어갔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 후반을 마크했다. 그러다 구단이 J.A. 햅을 트레이드해오면서 맞트레이드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을 경험했는데, 리그 변경 등으로 새로운 트리플A 팀에서는 혹독한 적응기만 경험한채 시즌을 아쉽게 접었다.

오프시즌을 보내고 다시 팀에 합류한 2016시즌은 비로소 적응한 모습을 보였고 13경기 80.1이닝을 투구하며 7승을 쓸어담아 기대감을 높였고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데뷔전 성적도 좋지 못한데다가 팔꿈치 수술까지 겹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그러고 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에서 클레임을 걸면서 다소 갑작스레 시애틀과 이별하게 됐다.

1년을 재활로 보낸 샘슨은 17시즌 후반기에 돌아와 재활등판으로 실전감각을 쌓았고, 18시즌 126.2이닝을 던지며 3.77의 ERA를 나타내어 PCL에서도 자신의 구위를 입증해냈다. 결국 확장로스터 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4경기를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홈런을 많이 맞았지만 4.30의 ERA로 기회만 받은게 아니라 다음 시즌을 기대케하는 활약까지 했었다.

풀타임 메이저리그를 향해 도전을 하던 샘슨은 올해 전반기 5연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흐름까지 탔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고, 5연승 이후 21경기 8.43으로 처절히 몰락하며 씁쓸하게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다소 놀라움을 안기며 자신의 커리어 다음 장을 아시아에서 써내려가는 결단을 했다.

# 플레이스타일


포심이 아닌 투심-싱커성 패스트볼을 주로 던지며, 비록 삼진은 많이 잡아내지는 않지만 볼넷을 아주 잘 억제하며 좋은 삼진-볼넷 비율을 기록한다. 다만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능력은 없고 3가지 구종만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많지 않은 구종으로 구성한 레퍼토리가 어렵지 않게 공략당하며 고전을 했던 전적이 있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평균 92마일 후반대와 최고 96마일 근방까지 올라간다. 수술 이후에 구속이 더 오른바 있는데, 이미 빠른 구속에 익숙해진 선수들은 샘슨의 패스트볼을 쉽게쉽게 담장 바깥으로 날렸다. 단순한 레퍼토리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구종이 이렇게 맞아나가다보니 빅리그 레벨에서 끝내 버티지 못했다.

슬라이더는 19시즌에 크게 부족했던 패스트볼 구위를 보충해 메이저에서 잠시 좋았던 한 때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구종이었다. 하지만 이 구종도 시즌별로 성적 편차가 널을 뛰었다. 당장 작년에는 피안타율이 3할을 상회했는데 1년 만에 1할 가까이 뚝 떨어졌었다. 일관성을 찾는 것이 목표일 것인데, 우선 작년은 부상 직후 긴 재활을 거친 뒤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인지업 역시 슬라이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체인지업 같은 경우는 슬라이더와 달리 좌타자 상대로만 대부분의 공을 던져서 효과를 봤다. 메이저에서도 구종가치 면에서 평균보다 약간 아래의 성적을 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역시 국내리그에서는 충분히 기대되는 성적이다.


종합해보면 샘슨은 KIA로 간 새로운 외국인투수 브룩스와 비슷하게 미국 무대에서 제구력은 상당했으나 구종 간에 기복이 있고 엇박자까지 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샘슨 역시 이상적인 삼진-볼넷 간 비율을 지키고, 맞춰잡는 투구를 즐겨하는만큼 수비수들과 궁합을 필수로 요구하는 투수로 볼 수 있다.

# KBO 외국인과의 비교


전임이었던 톰슨과는 슬라이더를 주된 변화구로 삼는다는 점과 다양한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톰슨은 시즌 초반 슬라이더가 마구로 통할 정도였지만, 제구력 문제와 함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롯데 포수진들이 받아주지 못하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위력을 잃은 바 있다. 샘슨 역시 종슬라이더를 곧잘 구사하는 선수인데, 안방의 기대주로 영입한 지성준 포수가 다른 포수들과 달리 샘슨의 공을 잘 받아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릭은 당초 기대와 달리 장기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왔을 땐 레퍼토리를 단순화했다. 패스트볼은 포심으로 일원화했고 체인지업도 버리면서 패스트볼-슬라이더의 투피치 조합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해냈다. 물론 이 부분이 재계약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의 위력은 충분히 증명해낸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이저에서도 상당히 준수했던 슬라이더를 보유한 프리드릭과 달리 샘슨은 그 정도의 위력을 가진 공은 없다. 한 구종을 믿기보다는 레버토리 전반의 세밀한 피칭전략과 제구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프는 샘슨과 마찬가지로 패스트볼-슬라이더-체인지업의 똑같은 볼배합을 가지고 있던 투수였다. 가진 구종들이 모두 KBO에서 통했고, 여기에 제구력도 최고수준이었기에 허프의 한국리그 경력은 상당히 화려하게 흘렀다. 샘슨의 이상적인 기대치는 바로 허프에게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허프에 가깝게 다가가이 위한 첫 과제는 패스트볼 구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샘슨의 패스트볼이 통하고 여기에 허프처럼 국내무대에서는 9이닝당 피안타율을 낮출 수 있다면 샘슨도 '핀포인트를 갖춘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로 또 하나의 성공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 관전포인트

* 샘슨의 투구 히트맵(메이저리그 기준)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롯데 수비진과의 궁합이 될 것이다. 포수 뿐만 아니라 내야 외야 모두 막론하고 지금의 롯데 수비력은 10개 구단 가운데 제일 좋지가 않다. 마이너 피안타율도 통산 .277인데다가 볼넷과 삼진이 모두 적은 유형이다보니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향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비진과 신뢰 관계가 깨질 경우 샘슨은 힘을 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에서도 세밀한 시프트 전략과 수비수 기량 향상 등을 통해 샘슨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19시즌 적지 않은 경기를 뛰고도 패스트볼의 구종가치가 -23.4였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지점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Pitch Info에서 측정한 구종가치 상 샘슨은 한 시즌 12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수들의 1499개(미집계 63개 제외)의 개별기록 중 패스트볼 가치가 뒤에서 6번째였다. 류현진 또한 2017시즌 샘슨 못지않은 패스트볼이 나쁜 기록을 나타냈었는데, 그다음 시즌부터 반등한 가장 큰 원인이 패스트볼의 부활이었다. (17시즌 -21.6 / 18-19시즌 13.2) 메이저리그보다 낮은 클래스의 타자들을 상대로는 패스트볼의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구장의 특성 역시 샘슨을 반길만한 특성은 아니다. 물론 홈런을 양산하던 타자들이 공인구가 교체된 이후에는 홈런 갯수들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구장도 꽤 넓고 펜스가 높다보니 이전에는 홈런 될만한 타구들이 야수 글러브로 들어가지 않고 펜스를 맞고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장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안타도 많이 허용하지만 최근 플라이볼 허용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까지 보인 샘슨에게는 이러한 사직구장의 특성은 좋은 영향보다는 넘어서야할 과제처럼 보인다.

* 샘슨의 좌타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메이저리그 기준)


* 샘슨의 우타 상대 슬라이더 히트맵(메이저리그 기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던질 수 있는 구종 수가 적다보니 볼배합 자체의 단조로움에 대해 우려가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프리드릭이나 허프처럼 많은 구종을 구사하지 않음에도 위력을 보인 선수들이 분명 있었던 점은 사실이다. 샘슨 역시 이런 부분을 주목해야 할 것이고, 존 적응력과 패스트볼 다듬기 등을 통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본인의 강점인 정밀한 제구력을 유지해나간다면 경쟁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해까지 메이저리그의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잠깐 주목까지 받았던 선수를 데려온 롯데. 지금까지는 호평이 많은 신임 단장의 행보 속에 이 영입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 시애틀 단장인 잭 쥬렌식의 사례처럼 재건의 결과가 안나온다면 지금의 호평들은 빠르게 잊혀지게 될 것이다. 새롭게 바뀔 롯데의 첫 걸음에 샘슨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그가 롯데의 새로운 발걸음에 순풍을 달지 역풍으로 작용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