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못구한 LG, 윌슨이 해답?
▲ LG 대체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카를로스 페게로 ⓒ LG 트윈스
문제는 LG가 아직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KBO리그 나머지 구단들은 각자 구단의 사정에 맞게 외국인 타자를 구한 상태다. 하지만 LG는 아직까지 신중하게 고민을 하는 상태다.
'장고 끝의 악수'가 나올 수도 있다. KBO리그의 외국인 타자로 뛸만한 선수들은 대부분 지금쯤의 시기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새 소속팀을 구한다. MLB 역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40인 엔트리를 꾸리기 때문에, 지금 시기는 아시아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기 가장 힘들어지는 시기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 얼굴보다는 익숙한 얼굴로 방향을 돌리는 것은 어떨까? 지난 시즌 롯데에서 뛰었던 제이콥 윌슨은 의외로 LG에게 맞는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 지난 시즌 롯데에서 뛰었던 제이콥 윌슨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2020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자연스레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았던 윌슨은 자유의 몸이 됐다. 롯데가 마차도를 선택했다고 해서 윌슨이 장점이 없는 선수인 것은 아니다.
우선 윌슨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다. 2019시즌 1루와 2루, 3루를 넘나들며 전 포지션에서 괜찮은 수비 실력을 보였다. 롯데는 붙박이 유격수가 필요해 마차도를 선택했지만, LG는 윌슨의 멀티 능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정근우, 정주현이 있지만 LG의 2루는 여전히 약점이다. 또한 김민성을 제외하면 3루 쪽에도 마땅한 백업 선수가 없다. 윌슨이 1루수 이외에도 멀티 능력을 발휘해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한다면 LG는 좀 더 유연한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LG가 바라는 타격 능력 쪽에도 윌슨은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특급 외국인 타자만큼의 폭발력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윌슨은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많은 볼넷을 얻어내는 출루율이 좋은 타자다. 윌슨과 같은 유형의 선수는 적어도 평균적인 활약은 보장이 가능하다. 완전히 망할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윌슨은 리그에 적응해나가면서 시즌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 좋은 활약을 보였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리그에 적응기간을 두고 시즌을 준비한다면 2020시즌에는 더 나은 활약도 충분히 기대가 가능한 선수다.
물론, LG 입장에서는 윌슨을 아쉬운 선택지로 분류할 수 있다. 2019시즌 보여준 모습을 생각한다면 대박 성적을 노릴만한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를 새로 영입할 때, 대부분은 최상의 상황을 가정해서 영입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과 비교해 나은 선택지인 선수를 데려오자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 수 있다.
이제는 LG가 정말로 결정을 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스프링캠프는 다가오고 있고 스톱워치는 눌러졌다. 2019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LG가 특급 도우미로 선택하는 외국인 타자는 누가 될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LG가 바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