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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격수’ 이학주, 내야 유틸리티로 살아남을까?
2023-03-20 월,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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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50억 FA’에 밀린 이학주, 롯데 내야에 생존할까?
[KBO리그] ‘승리기여도 –0.49’ 이학주, 트레이드 실패 사례?
▲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시험받는 롯데 이학주 ⓒ 롯데자이언츠
2023 KBO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겨울 외부 FA 3명을 영입한 효과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 유니폼을 새롭게 입은 FA 선수 중 한 명은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가 원소속팀이었던 내야수 노진혁으로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노진혁은 롯데의 고질적 취약 포지션인 유격수 주전을 맡을 전망이다. 지난해 15홈런을 포함해 두 자릿수 홈런을 통산 네 차례 기록한 유격수 노진혁의 가세로 롯데는 공수에 걸쳐 확실한 보강에 성공했다.
노진혁의 FA 영입은 냉정히 평가하면 이학주 트레이드의 실패를 의미한다. 2019년 KBO리그로 유턴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학주는 2021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되었다.
※ 롯데 이학주 KBO리그 통산 주요 기록
▲ 롯데 이학주 KBO리그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삼성은 이학주를 내주고 롯데로부터 사이드암 투수 최하늘과 2023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확실한 풀타임 유격수 대안이 없는 삼성이 이학주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아 뜻밖이라는 시선이었다. 삼성은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이학주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미 전력 외로 분류된 이학주의 트레이드는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이학주는 타율 0.207 3홈런 1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565로 실망스러웠다. 특히 OPS는 KBO리그 유턴 이후 네 시즌 동안 가장 저조했다. 부상으로 인해 91경기 출전에 그쳐 100경기도 채우지 못했다.
유격수 수비도 불안했다. 616이닝 동안 12개의 실책을 저질러 수비 이닝 대비 실책의 숫자가 많았다.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처럼 매우 어려운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 처리하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평범한 타구에 집중력이 떨어져 실책을 범하곤 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49로 음수였다.
▲ 롯데 이적 후 2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이학주 ⓒ 롯데자이언츠
이학주의 부진으로 인해 롯데는 센터 라인 약점을 드러내며 8위로 시즌을 마쳐 이대호의 은퇴 시즌에 가을야구가 좌절되었다. 선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면 한 시즌만으로 트레이드의 성패를 따지지 않고 긴 호흡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겨울 FA 노진혁을 데려와 이학주를 트레이드 시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비록 주전 유격수에서 밀려난 이학주이지만 서튼 감독은 새로운 쓰임새를 찾고 있다. 2루수를 포함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이학주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롯데의 주전 2루수는 안치홍, 주전 3루수는 한동희이지만 두 선수 모두 수비가 다소 불안한 감이 있다. 팀 타선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안치홍과 한동희 중에서 1루수를 맡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이때 이학주가 2루수 혹은 핫코너 수비를 맡아준다면 롯데의 야수진 가용 폭은 훨씬 넓어진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적인 수비다. 이학주가 롯데 내야에 안정적인 수비로 자리를 잡아 팀의 가을야구에 앞장설지 주목하자.
사진=롯데자이언츠, 케이비리포트 [글=이용선, 취재문의 kbr@kb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