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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계륵' 보상선수들의 반격 사례

2015-03-27 금, 00:31 By KBReport

 ‘삼국지연의’를 통해 유명해진 계륵이라는 고사성어는 ‘크게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 아깝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시 조조는 유비의 한중(漢中)땅을 취하기 위해 병사를 이끌고 공격했지만 쉽게 함락시킬 수 없었다. 그리고 조조는 휘하의 장수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계륵‘이라는 말을 하고 만다. 

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이 이상이 소요된다.  더불어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바로 ‘보상선수’이다.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하고 지명되는 보상선수는 대개 주전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주기는 아까운, 그야말로 ‘계륵’이라고 할 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9년 FA제도가 처음 생긴 이래로 KBO리그에는 총 44차례의 FA이적이 있었고 이에 따른 27명의 보상선수가 생겨났다. FA이적 선수와 보상선수의 이후 활약상은 ,대부분 FA 이적 선수가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보상선수로 이적한 계륵이 전 소속팀의 속을 쓰리게 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사례는 2003년 스토브리그에서 일어났다. 당시 LG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준 마무리 이상훈(2003년 30세이브)이 있음에도 5년간 평균 30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던 진필중을 FA를 통해 영입한다. 이상훈은 당시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지만 LG는 과감한 결단을 한다.(이상훈과 구단과의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영입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FA실패’ 사례이다. LG로 둥지를 옮긴 진필중이 3년간 기록한 세이브는 단 15개. 그리고 4년의 계약기간조차 채우지 못한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KIA 유니폼을 입게된 보상선수 손지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한다. 손지환이 2003년 LG에서 기록한 마지막 성적은 61경기 타율 0.189. 잠실경기장이 아닌 무등경기장을 홈으로 쓰게 된 2004년 손지환은 114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71, 82안타, 13홈런, 42타점을 기록한다. 그리고 그해 가을야구 진출(KIA 정규시즌 4위)은 덤이었다. 또한 2004년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손지환의 타격은 2005년에도 여전했다(107경기, 타율 0.278, 88안타 11홈런 44타점). 2008년 삼성으로 이적하기 전, 손지환은 KIA에서 자신의 전성기(통산 홈런 47홈런, KIA소속 홈런 34홈런)를 보낸다. 

세 팀이 얽힌 특별한 사연도 있다. 2003년 ‘비밀번호’ 시절의 롯데는 당시 최고액인 6년 40억 6000만원에 두산에서 정수근을 데리고 온다. 당시 정수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였고, 2003년은 정규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두 번째 3할을 달성했던 시즌이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사직에 입성한 정수근이 2004년 기록한 성적은 92경기, 타율 0.257, 75안타 3홈런 24도루였다. 도루 개수는 두산에서 기록한 평균(42.4개)보다 반이나 줄어든 수치였다. 2004시즌 이후 정수근은 타격과 도루에서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하지만 여러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순탄한 사직생활을 하지 못했다. 

정수근을 롯데로 보내며 두산이 받은 보상선수는 문동환이었다. 90년대 후반 롯데의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지킨 그였지만 2001~2003년 극심한 부진에 빠지게 된다. 3년간 문동환이 기록한 승수는 단 4승. 하지만 두산의 전력구상에도 문동환은 없었다. 

한화 채상병과의 트레이드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 그 해 겨울 문동환은 두 번 둥지를 옮긴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동환은 이적 첫해에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문동환의 2004년 기록은 120.2이닝 평균자책점 5.37, 4승, 15패였다. 

그러나 이듬해 거짓말같이 부활에 성공하며 롯데와 두산의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 2005년 173.2이닝 평균자책점 3.47, 10승을 시작으로 2006년 189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05, 16승 9패 1세이브를 기록한다. 2006년은 한화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마지막 해다. 문동환이 한화에서 4년 동안 활약하며 얻은 승수는 연평균 8.75승이었다.

두 팀이 윈-윈했던 사례도 있다. FA로 두 차례 팀을 옮겼던 홍성흔의 보상선수는 이원석(2009년 두산 이적)과 김승회(2013년 롯데 이적)였다. 홍성흔은 대표적인 ‘FA성공’ 사례이지만 두 팀이 그렇게 배가 아프지 않았던 이유는 보상선수가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해줬기 때문이다. 

이적 첫해 이원석은 125경기에 출장하여 112안타 9홈런 타율 0.298을 기록했고 이후 두산의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다. 김승회의 경우도 2013년에는 잦은 보직 이동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2014년 56이닝,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을 기록하며 작년 KBO리그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마무리 중 한 명이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열린 스토브리그에서도 세 명의 보상선수가 있었다. 그 중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하게 된 정재훈은 전 소속팀을 ‘뒤통수’ 칠 대표적인 후보로 보인다.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두산은 FA를 통해 장원준을 영입했지만 젊은 야수를 지키기 위해 베테랑 불펜 투수인 정재훈을 놓치게 된 것. 작년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롯데의 젊은 불펜에 힘이 되어줄 선수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두산 입장에서는 우승을 노리는 올해, 베테랑 불펜 한 명을 놓친 것은 시즌 후반 선수 한 명을 보낸 것 이상의 의미로 돌아올 수 있다(작년 두산에서 정재훈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투수는 윤명준, 오현택, 이현승뿐이었다). 

2015시즌 우리는 전 소속팀의 가슴을 아프게 할, "계륵"의 반격을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