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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3할타자 뭐시 중헌디

2016-09-20 화, 02:32 By 길준영
 최근 들어 출루율과 OPS 등의 지표들이 각광받고 있지만 여전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는 “3할 타자”는 좋은 타자의 상징이다. 많은 팬들이 3할 타자를 잘 치는 타자라고 생각하고, 타자들은 자신의 목표를 타율 3할이라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표 : 역대 최다 3할 타자 시즌 TOP10

 이번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53명, 3할 타자는 37명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의 69.8%가 3할 타자다. 3할 타자 37명은 14시즌 기록한 36명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3할 타자 비중 69.8% 역시 14시즌 65.5%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리그 평균타율이 .290이다. 즉, 리그에서 평균 이상 타자라면 어지간하면 3할을 친다. 올해 1타석이라도 들어선 타자는 276명, 그중 3할 타자는 74명이다. 대략적으로 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타석에 들어선 타자 4명 중 1명은 3할을 치고 있다.

 타율이 타자의 가치를 표현하는 지표로 부족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리그에 3할 타자들이 넘쳐나면 3할 타자를 무조건 좋은 타자라고 할 수 없다. “좋은 타자”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같은 3할 타자라고 해도 시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사진 : 장효조 / 삼성 라이온즈



 역대 통산 타율 1위에 올라있는 “타격천재” 장효조는 86시즌 타율 .329로 수위타자를 차지했다. 하지만 만약 장효조가 올해 타율 .329를 쳤다면 김문호와 함께 리그 공동 13위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86시즌 장효조와 16시즌의 김문호가 동등한 가치의 타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진 : 김문호 / 롯데 자이언츠

 86시즌은 3할 타자가 4명밖에 없었던 시즌이다. 리그 평균타율은 .251에 불과했다. 장효조의 타율 .329는 리그 평균보다 131.1% 높은 성과였다. 반면 16시즌 김문호의 타율 .329는 리그 평균보다 113.4% 높은 성과다. 86시즌 장효조와 16시즌 김문호는 절대적인 타율은 같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86시즌 장효조가 더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렇다면 KBO리그의 3할 타자는 역사적으로 리그 평균타율보다 얼마나 높은 타율을 기록했을까? 35년간 KBO리그 타자들은 1142967타수 303031안타를 기록했다.(STATIZ 기준) KBO리그의 통산 평균 타율은 .265이다. 따라서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KBO리그 통산 평균 타율보다 113.2% 높은 타율을 기록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리그 평균 타율보다 113.2%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KBO리그의 평균적인 3할 타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표 : 16시즌 타율+ 113.2 이상 타자 명단
참고 : 타율+ = 타율/리그평균타율*100, 타율+ 100이 리그 평균이다

 이를 이번 시즌에 적용하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3명 중 리그 평균타율보다 113.2% 높은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13명이다. 올 시즌 3할 타자 37명 중 24명은 역대 3할 타자의 평균적인 성과보다 적은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표 : 06시즌 타율+ 113.2 이상 타자 명단

 가장 최근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06시즌을 살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06시즌은 리그 평균타율이 .255로 역대 6번째로 리그 평균타율이 낮았던 시즌이다. 06시즌 3할 타자는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리그 평균타율보다 113.2% 이상의 성과를 거둔 타자는 9명이었다. 06시즌 이병규(9), 박용택, 정성훈, 김태균은 비록 3할은 치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3할 타자나 다름없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3할 타자라고 무조건 잘 치는 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같은 3할 타자라도 투고타저 시즌이냐, 타고투저 시즌이냐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얼마나 좋은 타자냐는 것이다. 단순히 숫자로 보이는 기록은 많은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숫자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야구의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