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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야구계의 '소수민족' 장지승이 꿈꾸는 미래

2017-04-26 수, 23:15 By 이도영
고교야구 졸업생 외전(1) - 야구계의 ‘소수민족’ 장지승이 꿈꾸는 미래




# 프롤로그 #

<봄날 성균관대학교 교정 안에서 동기 최경호(좌/스포츠과학부 17학번·휘문고졸)와 함께한 장지승(우/스포츠과학부 17학번·동산고졸)>
<사진제공 최경호>



다소 쌀쌀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공존하는 어느 봄날 오후.

껑충한 키의 장지승은 캠퍼스를 거닐다 야구부 동기 최경호(스포츠과학부 17학번, 휘문고졸)와 함께 제법 분위기 나는 벚꽃나무 아래에 걸터앉았다.

아침 1교시부터 수업을 들은지라 피곤하건만, 바로 앞에 지나가는 뽀얀 피부의 또래 여대생들에게 눈길이 가며 자연스레 잠이 깬다. 단지 근처만 지나갔을 뿐인데도 그녀들에게서 풍겨오는 달콤한 샴푸 향과 알싸한 향수냄새가 지승을 기분 좋게 한다.

왠지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불과 반년전만 해도 땀에 젖은 유니폼을 입은 채 시커먼 얼굴을 한 동료들과 운동장을 뒹굴던 그였기에 지금의 상황이 실감이 잘 안 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지승은 허공을 바라보며 지그시 눈을 감아봤다. 

지난 수 년 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인천에서 시작했던 리틀야구, 평범한 학생으로 지냈던 중학시절 그리고 취미로 즐겼던 주니어 야구팀 활동과 뒤이은 동산고등학교 야구부 가입.

이후 정신없이 보냈던 야구부에서의 3년...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다른 선수들과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걸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지낼 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조금 꺼내보려 한다.

#



한국프로야구가 침체기에 빠져있던 200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 유소년 야구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난다. 바로 리틀야구로 대표되는 클럽야구의 활성화가 그것이다.

기존에는 엘리트 선수를 지망하는 어린이들이 소속된 학교 야구부가 우리나라 유소년 야구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었으나,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에 힘입은 야구 붐과 리틀야구연맹의 합리적인 운영정책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취미반 성격이 강한 리틀야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전국 십여 개에 불과하던 리틀야구 팀의 숫자가 2015년에는 전국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인 160팀을 넘나들게 될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 주니어 야구리그 출범 이후에는 주니어 야구팀 포함                                                                                  <출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와 같은 클럽야구 활성화에 힘입어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야구를 즐기게 되었고, 그 중에서 좋은 재능을 지닌 어린이들이 정식으로 엘리트 야구에 입문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저변 확대를 통한 야구유망주 발굴이라는 선순환 체제가 구축된 것 이다.


그런데 몇 년 뒤 새로운 문제가 대두된다. 기존의 리틀야구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만 뛸 수 있었기에, 이후에도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선 정식으로 중학교 야구부에 들어가던가 아니면 야구를 그만둬야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야구를 중도에 그만두는 유망주들이 생겨났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으나 정식으로 중학교 야구부에 들어가는 것은 원치 않았던 리틀 클럽의 선수들이 야구를 계속 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민한 끝에 2012년경 주니어 야구리그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주니어리그가 출범한 덕에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주니어 야구팀에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니어 야구팀에서 뛰다가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정식으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뛸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주니어 야구리그가 출범한지 몇 년이 지나고 주니어 팀 출신 엘리트 선수들이 고교야구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NC다이노스에 입단한 신인투수 소이현(서울디자인고졸)이다. 

소이현은 주니어 야구팀 선수출신으로는 사상 최초로 KBO리그에 입단한 선수인데, 2017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NC다이노스에 지명될 만큼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동산고 재학당시의 장지승>

<사진제공 장지승>


동시에 야수 쪽에서도 두각을 내는 선수가 등장하는데 바로 인천 동산고등학교의 외야수 장지승이다. 장지승도 소이현과 마찬가지로 중학시절까지는 주니어 야구팀에서 뛰다 고교시절부터 엘리트 야구부에서 활약한 케이스인데, 고교 3학년 때 3할이 넘는 타율과 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뽐낸다.<표 참고>

비록 부상으로 인해 주로 지명타자로 출장, 확실한 수비포지션을 어필하지 못해 프로구단의 지명은 받지 못했으나 야구특기자로 당당히 성균관대학교에 진학하며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다른 선수들보다 엘리트야구 입문은 늦었으나 그들 못지않은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표-장지승의 고교기록>

<출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케이비리포트에서는 한국 주니어 야구 1세대이자 야구계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성균관대 외야수 장지승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케이비리포트:) 장지승 선수는 중학교 때까지는 엘리트 야구부에서 뛰지 않다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식야구부에 들어간 케이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구부에 들어가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장지승: 일단 제가 야구를 시작한건 리틀야구단이었고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일반중학교에 진학하여 주말마다 친구들과 야구를 즐겼습니다. 그러던 중 주니어 야구팀이 인천 부평구에서 창단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야구팀에 가입하여 주말마다 팀 시합에 따라다니면서 야구를 하다가... 흥미를 느끼고 당시 주니어 팀 감독님이셨던 김홍집 감독님을 통해 동산고 야구부 입단 테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말부터 동산고등학교 야구부 팀 훈련에 정식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주니어 팀에서 매우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고 알려졌는데 간단히 자랑 좀 해주세요.(웃음)

장지승: 공부하다가 야구를 시작했는데 자신 없었으면 시작 못 했죠. 하하!(웃음)



<인천 남동구청 리틀야구단 시절의 장지승(사진 가운데)>
<사진제공 장지승>


처음 엘리트 야구부에 들어가서 다른 선수들과의 기량차이는 없었나요? 아무래도 전업으로 해오던 선수들과 어느 정도는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장지승: 처음 (야구부에)들어갔을 때 조금 놀랐습니다.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저희 팀에도 무수히 많았고 다른 팀까지 합하면 (뛰어난 선수들이)너무도 많아서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장선수와 가장 차이가 났던 부분은 어떤 점이었나요?

장지승: 경험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대처와 매일매일 힘든 운동을 버티는 정신력 그리고 가장차이가 나는 건 기본기였고 (여러모로)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밖에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령 운동부 특유의 엄격한 분위기 같은.

장지승: 제대로 된 단체생활을 처음 접해서 형들한테 매일 인사하는 것이나 잘못을 하면 혼난다는 그런 것들이 처음에 매우 낯설었고, 또한 저 혼자의 잘못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


비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처음 야구부에 들어갔을 때 다른 팀원들과 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나요?

장지승: 아는 사람 하나 없었고 그땐 저 같은 케이스가 없었던 터라, 선배들이 저에게 대하기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팀의 다른 선수들이 장선수를 야구부원이 아닌 일반학생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었나보네요.

장지승: 네,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서요.


<주니어 야구팀에서 활약할 당시의 장지승(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야구관계자들로부터 정식 고교야구부 입단을 권유받는다.>

<사진제공 장지승>


그럼 그 후 어떤 방식으로 야구부에 적응하게 됐나요?

장지승: 제가 먼저 형들에게 다가갔고, 형들도 그 후엔 정말 잘해주셨고 많이 도와주시고... 코치님들도 많이 챙겨주시니까 저도 잘 따르려고 하다 보니 어느새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 선수의 경우는 동방중학교 시절 학업성적도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장지승: 공부하는 걸 좋아도 했고, 야구를 시작한다고 하니 주위에서 왜 그러냐고도 많이 얘기 했습니다. 반에서 2, 3등정도 했었습니다.(웃음)


대단하네요. 혹시 처음에 야구부에 들어가겠다고 하니 집안에서 반대는 안하셨나요?

장지승: 부모님께선 되도록 제가 하고 싶은 걸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반대는 없었습니다.


이후 엘리트 야구선수의 길을 걷게 되면서 월 회비와 간식비 등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들어갔을 텐데, 대략 매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갔나요?

장지승: 회비와 식사비를 합쳐서 대략 월 70~80만원에 야구 용품까지 합하면 더됐던 것 같습니다.


동산고 야구부에 들어간 후 다른 선수들과의 기량차이는 어떤 방식으로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장지승: 일단 (원래)인천에 살았지만 운동을 더 하기위해 기숙사에 들어갔고, 운동을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을 많이 해보니 전 많이 할 때보다 집중해서 제가 할 양을 정한 후 운동을 할 때 얻는 점이 더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일기를 써가면서 운동이 잘 안될 때 전에 썼던 걸 보고 '그땐 그랬구나' 하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언제쯤 동료선수들 못지않게 기량이 올라오던가요?

장지승: 매일 하는 운동을 따라 하다보니까 잔부상이 계속 생겼었는데 웨이트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부상이 줄어들었고 힘도 붙으면서 기량이 조금씩 늘었던 것 같습니다.


<동산고 시절인 2016년 황금사자기에서 활약할 당시의 장지승>


3학년 때는 홈런도 많이 치고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직행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를 했었나요?

장지승: 이미 (3학년)시즌 전에 대학에 가서 공부도 하면서 야구를 같이 하면 두 가지를 다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했습니다.


원래 대학진학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장지승: 네 그렇습니다.


새내기로서의 느끼는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감 부탁합니다.

장지승: 대학야구부에 작년 12월 말에 합류하여 서너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운동량은 고등학교 때와 비슷하지만 수업을 다 듣다보니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긴 하지만, 신입생 오티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사귀고 수업을 들으며 대학생활을 한다는 느낌도 들고 나름대로 만족스럽습니다.


대략적인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장지승: 아침 7시 50분에 아침 식사를 한 후 9시에 수업에 들어가서 오후 3시까지 수업을 받고, 3시부터 운동을 한 후 저녁을 먹고 야간운동을 하면 잘 시간이 됩니다.


<장지승의 이번 학기 시간표. 주로 오전에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훈련에 매진한다.>


<공강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장지승(왼쪽 두번째)과 최경호(왼쪽 첫번째). 수업과 훈련으로 쉴 틈 없지만, 강의 중간 중간에 생기는 공강은 분명 대학생활을 만끽하게 하는 즐거운 요소다.>

<사진제공 최경호>


예전과 달리 학교 강의를 다 듣는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최근에 대학리그에 주말리그가 도입 되었는데 예전 방식과 현재의 방식 중에 어떤 게 더 낫다고 생각하나요?

장지승: 일단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함께 주말리그를 치르다 보니 야구장 사용에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시합 할 야구장이 많이 없다보니 저희 팀이 경기도 팀인데도 강원도 횡성에서 시합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주중에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쉴 시간이 없기에 일요일에 시합을 하면 다음 날에는 쉬어야해야 하나, 수업에 출석해야 돼서 어쩔 수 없이 쉬는 날이 사라지게 된다는 게 안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전 방식을 현 시대에 반영하면 또 다시 체육특기자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므로 제 생각엔 그래도 주말리그가 낫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선수 개개인의 학습권 보장이나 출장기회 보장 측면에서의 주말리그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장지승: 솔직히 말씀드려서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주말리그를 한다고 해서 주중에 수업을 받는 팀이 몇 팀 안 될 것이고, 있다 해도 제대로 듣는 선수는 정말 얼마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하다 보니 알지도 못하는 수업을 듣는 것에 흥미를 전혀 갖지 못하고 아예 등을 돌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선수들만을 위한 기초적인 교육을 해주는 방안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투수는 투구 수가 많으면 며칠을 쉬어야 하는 데 주말리그로 인해 매주 한 경기씩 하다 보니 나오는 선수들만 계속 나오게 됐고, 에이스가 아닌 투수들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보여서 여러모로 단점이 더 큰 거 같습니다.

그리고 선수 출전에 대해서도... 모든 선수가 시합을 뛸 수 있는 방안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본다면?

장지승: 게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이 나오는 대회가 하나정도 생기면 조금이나마 기록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운동부인데 시합 한번 못 뛰고 졸업하는 선수들도 있어서요.


앞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네요. 대학교에서 비야구부 일반 학생들과는 교류가 잘되고 있나요?

장지승: 같은 과끼리 오티를 갔다 오면서 많이 친해졌고,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물어보기도 하고 조를 짜서 과제도 하다 보니 대학교에 와선 교류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도 생겼나요?(웃음)

장지승: 언제 생길지 궁금하지만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대학 강의를 다 듣는 게 일반 학생들과의 교류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군요.

장지승: 네 그렇습니다.


<야구부 숙소에서 동기들과 함께한 장지승.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호, 신준영, 장지승, 최경호, 한차현, 신재필, 이정우, 김준성.>


이건 조금 민감한 얘기인데 엘리트 야구를 하면서 이건 좀 부당하다, 개선됐으면 한다는 점을 꼽아본다면?

장지승: 팀 운영이 프로나 대학에 가야된다는 이유로 3학년들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기에 1학년들은 운동에 많이 참여도 못하고 훈련보조만 하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똑같은 회비를 내고 하는 운동인데 같은 조건에서 운동했으면 합니다. 물론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그러진 않았지만 다른 학교 중에 그런 곳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연습할 때도 차이가 있나요?

장지승: 야구에서 제일 많이 차이 나는 건 배팅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학년은 배팅을 치고 저학년은 배팅볼을 던지고 공을 모으는 경우가 많죠.


배팅볼도 너무 많이 던지면 어깨가 상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지승: 그래서 배팅을 할 때 피칭머신을 많이 사용합니다.



<성균관대 야구부 17학번 선수들과 함께한 장지승(사진 중앙)>


다시 주니어야구 얘기로 돌아와서, 장 선수의 정체성은 일반 학생과 엘리트 야구선수 중에 어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주니어 야구팀 출신은 아직까지 우리 야구계에서 '소수민족'이라고 비유 할 수도 있는데요.

장지승: 일반 학생이었지만 야구가 하고 싶어서 엘리트 야구선수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선수가 아닌)일반사람들과 있을 때는 엘리트 야구선수로서의 자각이 강하고 같은 야구인들과 있을 때는 일반학생이었다는 제 과거를 보이려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중간지대에 속해있는 상황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겠네요.

장지승: 중간에서 살짝 야구 쪽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내내 야구에만 투자를 했기 때문이죠.


최근 팬서비스 문제 등 프로선수들을 비롯한 엘리트 야구선수들과 일반 야구팬들 사이의 큰 거리감이 자주 거론되고는 하는데, 앞으로 장 선수가 그 가운데서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장 선수가 과거로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본인은 다시 주니어 야구부에서 야구를 시작하겠습니까? 아니면 미리 중학야구부에 들어가겠습니까?

장지승: 전 주니어 야구를 다시 선택하겠습니다. (야구부가 없는)일반중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주말에 야구를 한다는 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야구에 모든 것을 담지 않고 억압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즐기며 하는 그런 야구를 언제 해볼까라는 생각이 크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같이 주니어야구를 했던 친구들과 시간 날 때마다 만나며 그때를 그리워합니다.


취미로 야구를 즐길 때의 좋은 추억도 가지고 있으면서 선수로서도 이름난 대학교에 진학했으니 어느 정도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장 선수 외에 NC다이노스에 입단한 소이현 선수가 주니어 출신입니다. 사실상 장 선수와 함께 주니어 야구팀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지승: 네, 저희 때 이후론 고교야구부에 들어가는 주니어 야구팀 출신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니어야구도 아마야구의 한 축으로서 충분히 해줄 역할이 있고 장 선수와 소이현 선수 등이 그 롤 모델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 그리고 야구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지승: 앞으로의 계획은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진로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일단은 야구를 더 열심히 해서 프로에 가는 것이 우선이지만 평생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 후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운동하는 후배들에겐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힘들 때마다 얻고자 하는 걸 얻기 위해 지금의 고생을 한다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동산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진학을 선택한 장지승은 현재까지의 대학생활에 꽤나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다. 장지승이나 소이현(NC다이노스)의 경우처럼 정식 중학야구부가 아닌 주니어 야구팀을 거쳐 엘리트 야구선수가 되는 케이스는 아직까지 우리 야구계에서 꽤나 낯 설은 게 분명하다. 사실상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 장단점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중학교 야구부가 아닌 주니어 야구팀에서 야구를 하면서도 엘리트 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이 활성화 된다면, 야구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순기능이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야구계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장지승에게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