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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 요망] 2017 삼성 라이온즈 vs 1982 삼미 슈퍼스타즈

2017-05-26 금, 22:57 By 계민호


박진태 기자-기고 칼럼

2017 삼성 라이온즈 vs 1982 삼미 슈퍼스타즈
 
격세지감이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이라는 속설이 무색할 정도다. 작년에 이어 올 시즌도 삼성 라이온즈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2017시즌 삼성의 초반 행보는 참담했다. 10승 고지를 밟는 것조차 무척 힘들었다.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경쟁자를 유유히 따돌렸던 삼성의 모습은 없었다.
 
VS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
 
올해로 36돌을 맞이한 KBO리그에서 역대 최악의 승률로 시즌을 마감한 팀은 삼미 슈퍼스타즈(1982년 승률 0.188)다. 좀처럼 승수 쌓기에 실패한 삼성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삼미와 비교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은 5월 후반기 반등의 기미를 만들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초반부터 벌어진 승패마진을 보았을 때, 여전히 입이 쓰다.
 
시간이 흘렀고, 지금의 삼성과 삼미를 직접 견주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프로야구 출범 첫해 삼미가 144경기를 치렀다면, 최종 성적은 27승 117패가 된다. 현 시점의 승률로 예상한 삼성의 시즌 성적(40승 2무 102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세부기록도 살펴보자. 1982년 삼미의 팀 타율은 2할4푼(6위)이었고, 팀 OPS는 0.648(6위)이었다. 이와 함께 팀 홈런(40개), 팀 도루(74개)도 리그 최하위였다. 삼미는 당시 약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하지만 더 참혹한 것은 마운드였다. 타자 전체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가 6.11인데 반하여, 투수 쪽은 -0.16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 마운드가 시즌 내내 9승밖에 합작하지 못한 것이 비참한 성적표의 이유였다.
 
2017년 삼성은 어떨까. 성적에서 알 수 있듯, 삼성의 타격은 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다. 팀 타율 2할5푼7리(9위), 팀 OPS 0.712(9위). 하지만 삼성의 더 큰 문제는 삼미와 마찬가지로 투수진이다. 올해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 6.03으로 리그 꼴찌다. 유일한 6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삼성은 경기 당 6.42(10위)점을 잃고 있다. 팀 퀄리티스타트(16개·9위), 팀 홀드(7개·10위), 팀 세이브(6개·9위) 등 투수진의 활약을 평가하는 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삼성의 암흑기, 현실화 되나
 
전통의 명가인 삼성이 출범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시즌은 다섯 번이다. 1985시즌은 삼성이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하여 가을야구가 열리지 않았다. 이 사례를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네 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삼성의 최다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 기록은 ‘3’(1994~1996년)이다.
 
또한 삼성이 팀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한 시즌은 총 네 차례였다. 작년(승률 0.455)을 포함하여 1989년(승률 0.496), 1996년(승률 0.448), 1998년(승률 0.479)이었다. 이처럼 삼성은 안정적인 전력을 오랜 기간 유지하며, KBO리그를 호령했다. 하지만 올해는 승률 4할은 고사하고 3할에도 미치지 못하니, 삼성에게 잊고 싶은 한 해가 될 공산이 크다.
 
삼성은 KBO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패배 위기도 넘겨야 된다. 경기력의 반등이 없다면 삼성은 올해 최악의 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삼성의 승률로 계산한 시즌 성적은 40승 2무 102패다.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2년 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한 총 패배 수를 훌쩍 넘기게 된다. 삼성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수모다.
 
* 주요 구단 단일 시즌 성적 (TOP4)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28승 7무 97패
2002년 롯데 자이언츠 35승 1무 97패
2003년 롯데 자이언츠 39승 3무 91패
2015년 kt 위즈 52승 1무 91패
 
하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직 페넌트레이스는 많이 남아 있다. 최근 7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 승률은 0.514이었으며, 최저 승률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팀은 SK 와이번스(69승 2무 73패, 0.486)였다. 삼성이 잔여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필요한 가상 승수는 62승(37패)·승률 0.626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포기는 이르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기회는 여전히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LG 트윈스다. 당해 5월 중순까지 LG는 10승 1무 23패(승률 0.303)에 머물러 있었다. LG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사령탑을 교체하며, 분위기를 쇄신한 것이다. 양상문 감독 체제로 팀을 재정비한 LG는 6월 이후 고공행진을 했고, 62승 2무 64패를 기록하며 가을야구 진출 티켓을 따냈다. LG의 기적은 삼성에 있어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2014년 LG의 세부 지표다. 당시 LG는 팀 타율 2할7푼9리(9위)로 처참한 기록을 남겼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4.58로 리그 3위였다.
 
한편 삼성은 ‘여름성’으로 불린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면 무척 강했다. 2015시즌 삼성은 7~8월 29승 16패(승률 0.644)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작년에도 부진을 거듭했지만, 이 기간 20승 1무 20패(승률 0.500)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역시 삼성은 여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삼성이 얼마나 승패마진을 줄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삼성의 수비력 얼마나 떨어졌나
 
삼성이 침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수비의 부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를 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한다”는 유명한 스포츠 격언이 있다. 삼성은 작년부터 수비에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5시즌 삼성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는 2.599였다. 이듬해 이 수치가 1.082로 반 토막이 나더니 올해는 0.405로 추락했다. 포지션 전반적으로 수비력이 신통치 않다. 특히 ‘실수가 곧 결정적 실점’으로 연결되는 외야 수비가 문제였다. 올 시즌 삼성은 외야에서 114번(38.5%)의 추가 진루를 상대에게 허용했다. 이는 리그 전체 7위 수준이었다.
 
마운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는 투수가 만사’라는 이야기가 있다. 강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이기에 올해 초반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퀄리티스타트 확률이 35.6%(9위)에 그치고 있다. 즉,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 흐름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다. 왕조의 마지막 해였던 2015년 삼성의 퀄리티스타트 확률은 52.1%(1위)였다.
 
선발 싸움에서부터 밀리고 있는 삼성은 불펜도 고민거리다. 구원 투수진의 WAR 총합이 0.18로 리그 최하위다. 강한 마무리 투수를 바탕으로 한 ‘불펜 역산법’으로 7~9회를 지웠던 삼성의 모습은 과거가 된 것이다. 세이브 성공률 60%(9위), 승계주자 실점 허용률 33%(5위).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삼성의 강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악몽도 발목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에서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삼성은 외인 선수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즉 외인 선수의 스카우트가 실패하고 있다. 삼성은 2016년 외인 교체 카드 두 번을 사용하며, 총 5명의 외인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아놀리스 발디리스(타율 2할6푼6리, 홈런 8개), 앨런 웹스터(4승 4패), 아놀드 레온(0승 1패), 요한 플란데(2승 6패), 콜린 발레스터(0승 3패) 모든 외인이 부진했다. 다섯 선수가 작년에 기록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의 총 합은 1.78이었다. 이 기록은 팀 전체 WAR에 6%에 불과했다.
 
절치부심하여 맞이한 올해에도 외인 실패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말이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 모두 삼성의 입장에서는 아쉽게 느껴질 터. 5월 이후 러프가 홈런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시즌 초반 분전하던 최저가 외국인투수 제크 페트릭(1승 5패)은 등판이 거듭될 수록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가래톳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졌던 앤서니 레나도 역시 복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물론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지만, 그의 몸값(105만 달러, 약 11억 7천만 원)을 봤을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WAR로 판단했을 때 세 선수의 올 시즌 기여도는 19.4% 정도다. 외인 선수 악몽이 올 시즌마저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 골든타임 맞이하다
 
신임 김한수 감독은 사령탑 부임과 함께 “육성 파트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까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함에 따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리빌딩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싶어도 녹록치 않은 현실적인 문제가 여기에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나이도 유망주라 불릴 만큼 젊지 않다.
 
최근 KBO리그에서 여러 구단이 트레이드를 시도하며, 분위기를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선수층이 확연히 얇아졌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타 구단에 제시할 만한 카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삼성의 위기는 복합적이다.
 
결국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된다. 인프라적인 차원에서 삼성을 따라갈 구단이 없다. 삼성은 대규모 투자를 통하여 2군 시설인 경산 볼파크에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시설을 구축했다. 또한 삼성은 스프링캠프가 이뤄지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과 협약을 통하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곳은 모든 국내 구단이 부러워하는 훈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태프가 ‘열쇠’를 쥐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숙고해야 할 순간이다. 몰락과 부흥의 갈림길에 서있는 처지다. 삼성에게 지금은 ‘골든타임’이다.
 
[자료 출처 : 스탯티즈, KB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