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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최다경기 신기록 -1' 정성훈의 애타는 겨울

2017-12-13 수, 10:23 By 이정민
2135경기 출장으로 양준혁과 공동 1위 정성훈.

현역 생활 연장 의지 강하지만 구인난에 '난색'

▲ 현역 생활 의지가 여전히 강한 정성훈 ⓒ LG 트윈스

지난 11월 정성훈은 LG로부터 충격적인 방출 통보를 받았다. LG는 팀 타선의 리빌딩과 육성을 위해 나이가 많은 베테랑 정성훈을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2009시즌 FA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9시즌동안 팀에 헌신했던 정성훈이었기에 충격은 컸다.

정성훈은 '소리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처럼 항상 꾸준하게 제 몫을 해주는 선수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는 플레이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주었던 선수다. FA 이적 초반에는 탄탄한 3루수비로 불안했던 LG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후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1루수와 지명타자로 전업한 정성훈은 타선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주며 여전히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LG는 정성훈에게 3번째 팀이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지역 연고의 해태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정성훈은 박재홍의 반대급부로 트레이드되어 입단하게 된 현대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대에서 국가대표 3루수로 성장한 정성훈은 꾸준하게 커리어를 쌓으며 FA 자격을 취득했다. FA가 된 정성훈은 당시 3루수를 간절히 찾던 LG의 구애를 받고 입단해 3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팀 내부적으로도 정성훈은 큰 도움이 된 선수다. 정성훈이 입단하던 당시만 해도 LG는 10시즌 가까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정도로 부진했었다. 당시에도 화려한 스타급 선수들은 많았지만 내실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성훈이 입단한 이후 팀은 서서히 변화를 맞이해 이제는 언제라도 가을야구를 노려볼만한 팀으로 바꾸었다. 특히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 2016시즌에는 플레이오프까지 명승부를 보여주며 가을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LG에서 9시즌동안 뛰면서 정성훈은 특별한 기록을 한가지 만들어 냈다. 바로 통산 최다 경기 출장이다. 정성훈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장하며 통산 2135경기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 숫자는 레전드 양준혁과 함께 KBO리그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만약에 내년 시즌 정성훈이 현역 생활을 이어나간다면 1경기에만 출전해도 최다 경기 신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내년 시즌 LG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나가 개막전에 출전했다면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대기록을 축하 받을 수 있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 케이비리포트

정성훈의 현역 생활 의지가 강한 이유는 최다 출장 대기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기량 자체도 젊은 선수들에 비교해 전혀 밀리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성훈은 올 시즌 321타석에 나서 타율 0.321-출루율 0.400-장타율-0.428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가 0.828로 어지간한 선수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좋은 타격 실력을 보여주었다. 육성을 통해 유망한 신인 선수가 저만한 타격 기록을 보이기까지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 현재의 정성훈은 충분히 그 시간을 벌어줄만한 선수다.

KBO리그에 육성 바람이 부는 것은 분명히 좋은 현상이다. 각 팀마다 유망한 선수들을 육성해 뎁스를 두텁게 한다면 그만큼 좋은 선수들은 많아질 것이고 볼거리가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바람에 따라 정성훈같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베테랑들이 밀려나고 있다. 올 겨울 KBO리그에는 유독 갈 곳을 잃은 베테랑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겨울은 길다. 시즌을 준비하다보면 팀마다 약점이 한두가지 정도는 나오기 마련이다. 보통 이 때 약점을 메우기 위한 카드로 베테랑들을 영입하는 팀들이 나온다. 이 겨울, 정성훈이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다면 내년 시즌 최다출장 대기록을 세우는 그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