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외인 리포트] 두산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

2018-01-11 목, 20:14 By 김호연


호연씨. 기존 KBO리그 외국인 선수(역대 과거 선수 포함) 

비교 항목 추가하면 됩니다.


(출처 = Bill Streicher / USA TODAY Sports)

두산의 닉 에반스는 2017시즌 후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2년간 그의 활약상이라면 충분히 재계약이 가능한 타자라고 볼 수도 있었다. 에반스는 .301 .389 .523 51홈런 171타점을 한국에서의 2년 동안 기록했고, OPS는 0.912였었기에 그렇다. 

사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타자 없이 보낸 LG(히메네즈, 로니)를 제외하면, 대체선수로 안착한 로맥(SK), 로하스(kt), 초이스(넥센)와 비교했을 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쌓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서 그런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138경기를 뛴 그보다 50경기나 덜 뛴 로하스나 90경기를 덜 뛴 초이스와 누적 스탯이 비슷하다는 점은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이었다. 결국 올해 .296 .372 .490 27홈런 82타점의 에반스는 클래식 스탯이나 OPS가 좋았음에도 WAR 누적 능력 부족과 함께 후반기 부진, 포지션 중복문제 등의 복합적인 사유들이 겹치면서 두산 유니폼을 벗게됐다.

두산은 에반스를 대체할 타자로 외야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인 지미 파레디스를 선택했다. 2016년에도 두산에서 영입시도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주목했던 타자였고, 올해 에반스와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이번에 파레디스의 손을 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자리는 잡지 못했지만 6시즌에 걸쳐 활약을 했고, 17시즌에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해 일본프로야구에서 잠시 활약했던 선수였다. 2010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휴스턴 유망주 랭킹에서 7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두산은 민병헌과 김현수를 모두 잡지 못하면서 우익수 자리는 끝내 공석으로 남게 됐고 그 자리를 파레디스에게 맡기는 모양새다. 더불어 코너 야수 4자리를 모두 볼 수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도 매력적이다. 기대받는 수비 활용도와 더불어 공격에서도 민병헌의 공백을 메워야할 파레디스는 두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 6시즌을 콜업 자원으로 활약했으나 끝내 잡지 못한 메이저리거 꿈


파레디스의 미국야구 커리어는 2006년에 양키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시작된다. 당시 18세였던 그는 2년 간 루키리그 격인 도미니카 섬머 리그와 걸프 코스트 리그에서 활약했고, 20세가 되자 양키스 로우 싱글 A에서 54경기에 출전,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미국 프로야구에서의 첫 발을 잘 내딛었다.

이듬해에는 트레이드를 겪었다. 2010시즌 트레이드 마감일에 2:1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양키스를 떠나 휴스턴으로 이적했다. 그와 함께 훗날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클로저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마크 멜란슨(현 샌프란시스코)이 휴스턴으로 건너갔고, 양키스는 휴스턴의 ‘킬러 B’ 타선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인 랜스 버크만을 영입했다. 당시 리빌딩 시작단계에 있었던 휴스턴은 34세의 베테랑을 처분하면서 유망주를 수집하게 됐다.

휴스턴 이적 후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고(양키스 싱글A OPS 0.732/휴스턴 싱글A OPS 0.799), 그는 2011시즌을 앞두고 실시된 베이스볼 아메리카 유망주 평가에서 휴스턴 유망주 7위에 올랐다. 호의적인 평가 속에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한 파레디스는 .270 .300 .426 10홈런 41타점 29도루를 기록 중이던 차에 주전 3루수의 부상으로 8월 1일 데뷔해 46경기에 나서 .286 .320 .393 2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급히 트리플A도 거치지 않고 올라왔지만 첫 메이저리그와의 만남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기대 속에 치른 2012시즌 트리플A에서는 .318 .348 .477 13홈런 59타점 37도루로 더블A에서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올라온 메이저리그에서는 실망만 안겼다. 8월 막바지에 올라와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고작 .189 .244 .230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이듬해에도 트리플A에서는 0.8을 상회하는 OPS를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며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다. 그렇게 첫 정착 기회를 놓친 그는 2013시즌 이후 오프시즌에서 웨이버 클레임으로 3번이나 팀을 옮기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캔자스시티로 옮긴 그는 7월 중순 DFA 처리를 당한 아픔을 겪었고, 이후 7월 24일자로 볼티모어에 현금 트레이드됐다. 그래도 8월 말에 콜업된 후에는 18경기 .302를 기록하며 일단 시즌 마무리를 좋게 맺었다.

2015시즌을 부상자 명단에서 시작한 그는 4월 18일 시즌 첫 경기를 메이저리그에서 치뤘고 104경기에 출장하며 첫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전반기는 .299 .332 .475로 OPS 0.8을 넘기는 활약을 하면서 두 번째 정착 기회는 잡는 것처럼 보였지만, 후반기 OPS가 0.517로 폭락하면서 풀타임 신인들이 자주 보이는 체력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최종성적은 .275 .310 .416 10홈런 42타점으로 애매한 성적을 남긴 채 마무리했다. 도루 능력도 잃었고, 선구안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던 그는 김현수, 조이 리카드 등에 밀려났다. 결국 16시즌 토론토와 필라델피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고 17년도에는 일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바 롯데에서는 적응을 못하는 모습으로 단점만 잔뜩 부각된 시즌이었다. 장타 생산은 리그 이동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고, 삼진이 볼넷에 5배가 넘는 등 선구안 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시즌 초반 1할대에 허덕이던 타율은 어느 정도 올려놓긴 했지만, 외국인타자로서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19 .270 .364의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0홈런으로 겨우 두 자릿 수 홈런에 턱걸이한 그를 팀은 시즌 후 방출했다.

# 플레이 스타일


스윙을 아끼지 않는 선수이고 컨택율도 떨어지는 선수다. 아웃존 스윙은 커리어 내내 한 번도 40% 밑으로 떨어져 본적이 없는데, 2017시즌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40% 이상의 아웃존 스윙 비율을 나타낸 선수는 규정타석 144명 중 9명 뿐이다. 70% 내외의 컨택율 역시도 하위권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그러면서 장타 능력도 뛰어나지 않은 선수다. 프리 스윙어지만 장타력도 눈에 띄지 않는 똑딱이형 배드볼히터로 분류할 수 있다. 세이버매트릭스 입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선수로 볼 수 있다.

다만 좋았다고 평가받는 시절에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풀타임을 치룬 2015시즌과 메이저리그 첫해 2011시즌에는 각각 23.4%, 21%의 라인드라이브 비율을 만들었다. 라이너 타구 생산능력을 살리고 최적 타구발사각도를 찾는 것이 파레디스에게 있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파레디스는 공격에서는 타석보단 루상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였다. 커리어 초창기에는 도루를 잘 하는 선수였다. 마이너 시절에도 언급했듯 도루가 많았던 선수로서 14시즌까지는 시즌 평균 20도루는 기대할 수 있었고, 마이너리그 초창기에는 3-40도루도 기대할 수 있는 준족의 선수였다. 마지막 세 시즌 베이스러닝 지수가 모두 플러스 수치를 기록한만큼 외국인타자로는 최상급 주루 실력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에서는 내야수보다는 외야수로 나섰을 때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에서 3루수로 나섰을 때는 UZR(얼티메이트 레이팅 존)과 DRS(런세이브)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좌익수 자리에서 가장 좋았고, 우익수에서도 메이저 마지막 시즌인 2016시즌엔 커리어 초창기에 비해 꽤 나아진 수비 실력을 선보였다. 일단 우익수 적응이 가장 우선과제이고, 코너 야수 자리에서 파레디스가 가진 유틸성을 살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보여진다.


#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비교


두산의 전신 OB시절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은 우즈는 1998년 42홈런을 기록하며 당시 한 시즌 최다홈런(41개, 장종훈) 기록을 경신했다. 첫 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에도 매년 25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며 5년간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KBO리그 역사를 뒤바꿨다.

우즈가 떠난 후 두산은 뛰어난 외인타자들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수년간 외인타자 흉작이 이어졌지만 칸투가 2014시즌 18홈런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에반스까지 훌륭하게 활약해줬다. 특히 에반스는 2시즌 평균 2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두산의 타선에 힘을 보탰다.

파레디스는 선임자 에반스와 비교했을 때 마이너리그에서 근소하게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더 낮은 OPS와 볼넷/삼진 비율을 기록하며 더 낮은 생산성을 드러냈다. 기록으로 드러난 파레디스는 결코 에반스보다 뛰어난 타자라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반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0.52, KBO리그 통산 0.64의 볼넷/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파레디스는 마이너기록은 에반스에 한찬 못미치는 0.22다. 에반스의 마이너리그 통산 OPS가 0.832인 반면, 파레디스의 기록은 이보다 적은 0.754였다. 실질적인 외인타자 성공 사례는 우즈와 에반스가 유일한 상황에서, 파레디스의 성공을 바라기엔 물음표가 즐비한 상황이다.

하지만 1루, 3루와 좌우 코너 외야수를 모두 수비할 수 있는 수비력과 마이너리그 10시즌 평균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주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남은 건 정규시즌에서 에반스의 빈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다.

# 파레디스의 일본 활약상

https://www.youtube.com/watch?v=cU84bovgD_4

# 체크 포인트


파레디스의 스프레이 히트맵(위)과 발사각도 (출처 = baseballsavant)

파레디스는 물음표 투성이인 채로 KBO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선구안과 컨택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시즌 초반을 벗어나 상대가 분석해서 파훼법을 들고 나왔을 때 속절없이 무너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일본 특유의 현미경 야구로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야구에서 파레디스는 손 한 번 써보지 못했다. KBO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NPB에 수준에까지 미치지는 못하다곤 하나, 약점만 찌를 수 있다면 손쉽게 돌려세울 수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타석에서의 인내심 배양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다른 리그들에 비해 존이 좁다고 평가받는다. 바꿔 말하면 존 바깥에 스윙을 자제하면 치기 좋은 공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트라이크 존을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존을 확실히 설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금껏 해왔듯 분별없이 스윙을 했다가는 일찌감치 짐을 싸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존 안쪽의 공을 헛스윙하는 한이 있더라도 바깥쪽 공을 버리는 것을 학습해야만 한다.

우익수 수비에 있어서도 전 소속팀 지바 롯데의 ZOZO 마린 스타디움의 안개나 마린풍(바닷바람)의 요소는 없지만, 펜스가 더 멀기 때문에 전후로는 넓은 수비 범위가 요구된다. 또 인조잔디구장인 ZOZO 마린 스타디움과 달리 천연잔디를 사용하는 잠실구장이고, 외야수로도 작년 많은 출장이 없었던만큼 잔디 및 수비 적응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팀에서 내야수 출전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기에 내야잔디 적응 여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름 뛰어난 타자로 활약한 에반스의 교체에 대해서 팬들은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파레데스가 최대한 적응을 빨리 하고 견제를 이겨내야만 그 여론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파레데스의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는 않아보이고 기대치가 높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모두 이겨내고 두산 타선의 엔진으로 거듭날지 주목해보자.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팬그래프, Baseballsavant, KB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