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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T 리포트

'2018 1차지명' 성시헌 방출, 지역별 1차지명 불균등 해소 방안 없을까

2018-12-03 월, 11:45 By 이정민
1차지명 성시헌 1년만에 방출한 한화

지역별 불균등한 '팜' 해소방안 없을까

▲ 1년만에 팀에서 나가게 된 2018 한화 1차지명자 성시헌 ⓒ 한화 이글스

"가고 싶었던 팀에 가게되어 영광입니다."

정확히 1년전 연고지 팀 한화의 1차지명을 받게 된 북일고 3학년생 투수 성시헌이 했던 말이다. 대전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야구를 시작했던 성시헌에게 연고팀 한화에게 받은 1차 지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시헌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8시즌이 끝나고 1년만에 한화 유니폼을 벗어야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지난 달 30일 발표된 팀 보류선수 명단에서 성시헌의 이름이 빠진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서야 1차지명으로 뽑은 유망주를 1년만에 팀에 내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큰 성장이 기대되는 고졸로 들어온 유망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화가 밝힌 성시헌의 방출 이유를 '기량 미달'이었다. 이미 시즌을 마친 뒤 성시헌은 일찌감치 군 입대를 했고 전역 이후에 팀에서 테스트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마저도 확실하게 팀에 복귀시키겠다는 약속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졸신인 그것도 1차지명을 한 선수를 이렇게 쉽게 포기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화가 성시헌의 잠재력을 낮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성시헌을 가장 잘 알고 있을만한 팀은 한화다. 학생시절부터 연고지에서 성시헌을 체크했고 입단 이후에도 계속해서 성시헌의 실력을 가장 가까운 것에서 본 팀이 한화인만큼 그에 대한 평가는 가장 정확하게 내릴 수 있는 팀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미 1군에서 굵직굵직한 활약을 보인 서울권 1차지명자 안우진(넥센)과 곽빈(두산)등과 비교해보면 초라한 결과다. 이들은 이미 승리투수가 된 바 있고 150km대의 묵직한 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예고한 바 있다.

사실 같은 1차지명자이긴 해도 성시헌을 서울권 1차지명자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베이징 키즈'라고 불리며 고교시절부터 파란을 일으켰던 서울권 투수들과 달리 성시헌의 경우 지역 연고내에 마땅한 선수가 없어 지명된 1차지명에 가깝다.

실제로 당시 아마야구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성시헌이 1차지명이 아닌 2차지명 드래프트에 나왔을 경우 하위권 순위의 지명 정도 밖에 받지 못했을거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지방과 서울권 지역의 이른바 '팜' 불균형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만한 사례다. 지난 해 성적과 관계없이 해당 연고지역에서 우수한 선수를 선발하는 1차 지명에서 꾸준하게 불균형한 지명이 계속된다면 해가 거듭될수록 전력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롯데기 야구대회를 주최하는등 매 년 지역 아마야구 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 롯데는 최근 윤성빈,한동희,서준원등 서울권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양질의 1차지명자들을 손에 넣었다. 끊임없이 지역 팜에 투자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하지만 지방 연고팀중 가장 좋은 인재풀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 마저도 불과 3년전 1차지명자로 마땅한 주인공이 없어 최고구속이 140km도 넘지 못하던 부산고 투수 박종무를 지명했다.

올 해 성시헌처럼 마땅한 주인공이 없어 지명한 선택이었다. 예상대로 박종무는 1군에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현재 입대해서 군 복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지역 인재풀 사정이 안좋은 다른 팀의 경우는 상황이 더 나쁘다. 올 시즌 우승 팀 SK의 경우 1차지명이 부활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단 1명의 선수도 1군 붙박이로 키워내지 못했다. 애초에 SK는 대어급을 지명할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다. 2020년 1차지명이 예상되는 야탑고 2학년 투수 안인산이 정말로 간만에 SK 연고권에서 나온 대어 투수로 SK는 1차지명 부활 후 처음으로 대어급 투수를 지명할 기회를 얻게 될 예정이다.

서울 연고지역 팀이 유리한 이유는 단순히 안우진같은 대어급을 지명할 수 있다는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의 3팀은 총 17개의 학교를 공동 관리하기 때문에 지방팀과는 비교가 안되는 숫자의 선수를 신인 지명 대상으로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대어급 선수가 나올 확률도 물론 높지만 많은 선수를 공유하는 만큼 실패할 확률 역시 매우 낮다. 서울권 팀들은 올 시즌 성시헌 같은 울며 겨자먹기 식의 지명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KBO리그가 드래프트를 도입해 전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 순서를 가지게 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전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략이다. 하위권 팀에게 양질의 신인을 얻게 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력 평준화를 통해 리그의 재미를 더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불균형한 지역 인재풀의 1차지명이 계속된다면 지금의 드래프트의 목적인 전력 균형 맞추기는 무의미해질 수 밖에 없다.

KBO리그 1차지명 불균형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성시헌의 방출은 지역 인재풀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일뿐이다. 이제는 정말로 각 구단들이 머리를 모으고 심각하게 문제점을 토론해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만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