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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KIA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

2019-01-19 토, 16:18 By 정강민


KIA 타이거즈는 올해 외국인투수를 의도치 않게 전원 교체하게 됐다. 물론 팻 딘은 교체가 확정적이었지만, 헥터의 경우 작년 다소 부진했지만 부활의 가능성을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하여 재계약을 추진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새로운 세금규정으로 한국에서 뛰는 도미니카 선수들에게 이중과세가 적용되어 헥터 역시 재계약을 단념하게 됐다.

사실 올해 양현종이 WAR 상으로 다른 구단의 외국인 에이스들과 경합하는 활약을 하긴 했지만, 팻 딘과 헥터의 활약은 크게 저조했다. 두 투수가 합작한 sWAR는 5.07로 10개 구단 외국인투수 조합 가운데 최하위였다. 팻 딘이 별 활약이 없었기도 했지만 헥터도 다른 구단 외국인들에 견줘서 아쉬운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헥터를 예상치 못하게 놓치긴 했지만, 작년 성적만 놓고 보면 외국인투수진의 쇄신도 필요하긴 했다. KIA는 이번 새 외국인투수 조합을 야심차게 구성했다. 우선 한 선수는 작년까지 요미우리에서 2년간 뛰었고 성공도 경험한 바 있는 조 윌랜드이다. 그리고 오늘 살펴볼 투수는 한 떄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가게 된 제이콥 터너이다.

# HISTORY

1991년생인 터너는 미주리주의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2009년 드래프트에 전체 9순위로 디트로이트에 입단했다. 그 해 1라운드에는 스트라스버그(1순위), 마이크 마이너(7순위), 마이크 리크(8순위), 드류 스토렌(10순위), A.J. 폴락(17순위) 같은 선수들이 이 해 지명됐으며, 마이크 트라웃도 드래프트에 나와 25순위로 에인절스에 들어간 바 있다. 터너는 잭 휠러(6순위), 셸비 밀러(19순위)와 더불어 당시 고교선수들 중 최대어로 꼽혔던 초대형 유망주였다.

일찌감치 두둑한 계약금을 받고 처음부터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수령한 터너는 처음부터 싱글A에서 출발해 단숨에 트리플A까지 경험하더니 지명 2년이 조금 넘었던 2011년도 7월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만들어냈다. 터너는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5.1이닝 6K 2실점 호투로 장식했고, 비록 데뷔전 한 경기긴 했지만 앞으로의 활약에 긍정적인 전망을 불어넣기는 충분했다.

물론 한켠에는 너무 페이스가 빠른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2012년 트리플A마저 확실히 평정하는 활약을 하여 스스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IL 소속인 톨레도 머드헨스(10경기 62.2이닝 3.16)와 PCL 소속인 뉴올리언스(5경기 27.1이닝 1.98)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했다. 아니발 산체스 트레이드로 마이애미로 옮긴 뒤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트로이트 3경기 12.1이닝 8.03 / 마이애미 7경기 42.2이닝 3.38)

2013년은 승운만 안따랐지 20경기 118이닝을 던지며 3.74의 준수한 투구를 했다. 그러면서 신인왕인 호세 페르난데스(28경기 172.2이닝 12승 6패 2.19)와 함께 준수한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루는 활약을 했다. 물론 풀타임으로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때까지의 터너의 커리어 타임라인은 점점 솔리드한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정말 거짓말처럼 그의 커리어는 14시즌 이후 꼬이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메이저 풀타임 첫 시즌을 보냈는데 마이애미와 컵스를 거치는 동안 6승 11패 6.13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져내렸다. 그 과정에서 선발자리를 잃기도 했고 밀려나듯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기껏 잘 쌓아온 커리어에 큰 타격을 겪은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트리플A에서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중간중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은 거의 없었다. 그렇게 그는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했고, 급기야 작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전혀 타자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터너는 정들었던 미국 무대를 떠나 아시아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다.

# 플레이스타일


삼진을 잡기보다는 맞춰잡는 투구로 경기를 풀어가는 유형의 투수로 투심을 즐겨던진다. 또한 전체 레퍼토리에서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60% 이상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시즌에는 아예 포심 패스트볼은 버리고 투심/싱커만 던졌다. 그럼에도 평균구속이 150km/h에 육박할 정도로 구속은 강점이 있다. 레퍼토리의 중심이 되고 가진 공들 중에 가장 경쟁력을 보였던 구종인만큼 패스트볼의 커맨드가 한국 무대 활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킹볼로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지는데, 둘 중에는 커브 쪽의 평가가 좀 더 좋다. 초창기에는 커브가 패스트볼을 잘 뒷받침했지만 14시즌 이후에는 커브가 난타를 당했다. 첫 3년간 커브 피안타율은 .174에 불과했지만 그 후에는 무려 .314로 올랐고 순장타율 역시 1할 가까이 폭등했다. 실제 무대에서의 위력은 지켜봐야겠지만 상위리그에서 한계를 보였던 슬라이더보다는 커브에 더 큰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체인지업은 사실 작년에 구종을 구사하지 못했다. 불펜으로도 나왔고, 유일한 선발 경기에서는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면서 던질 기회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평가도 좋았고 던졌을 때의 결과도 꽤 괜찮았던 구종이었다. 물론 14시즌 이후만 살펴봤을 땐 장타 허용이 늘어난 모습이었지만 피안타율 부분에서는 꾸준함을 유지했었다. 체인지업을 즐겨던지진 않았지만, 좌타자 상대로 히든카드 역할을 충분히 활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9이닝 당 2.7개의 볼넷과 0.7개의 피홈런을 줬던 바 있는데 최근 2년간 트리플A에서는 커리어 내내 보였던 볼넷-삼진 비율이 악화된 부분이 있다. 그 2년 간 K/BB가 2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잘 고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홈런의 경우 타자 친화적인 PCL에서 투수 친화적 리그인 IL(인터내셔널리그)로 옮기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보였었다. 다만 한국 리그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리그이고 터너 본인이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피홈런이었던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작년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뛸 때를 제외하면 마이너리그에서는 거의 선발로만 활약했지만 이닝 소화력은 5.6이닝 정도로 다소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선발경기에서 평균 5.5이닝을 투구했던 타일러 윌슨이 작년 KBO 첫 해 개선된 스탯과 함께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로 올라서는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우선 늘어난 볼넷비율을 다시 줄이고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아 이닝 당 투구수를 아낄 수 있다면 이닝이터로의 진화도 한 번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 KBO 외국인 선수들과의 비교

전임자 헥터와 같이 비교해보면 둘은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이 닮아있다. 헥터가 중반 이후로는 슬라이더 대신 커터를 던지면서 갈라지긴 했지만, 던지는 구종은 거의 같았다. 다만 포심을 앞세우는 투수인 헥터가 플라이볼 투수인데 반해 터너는 투심을 던지는 투수로 땅볼유도 능력 부분에서 더 뛰어나다. 반면 헥터는 볼넷억제능력에서 더 우위가 있다. 특히 터너는 최근 2년 평소보다 더 자주 볼넷을 내주면서 마이너리그 커리어에 비해 이닝당 3~4개의 공을 더 던져야 했다. 공을 아끼는 능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헥터와 같이 뛴 지크 스프루일과는 구사하는 구종뿐만 아니라 게임을 풀어가는 스타일 측면에서도 닮았다. 여름에 지독한 부진을 겪는 등 실패를 맛보며 떠난 지크인데, 그 배경에는 마이너리그 시절보다 폭등한 볼넷수치도 있었다. 특히 이전까지 그런 조짐이 없었는데도 국내리그에서는 볼넷 억제가 전혀 되질 않았다. 볼넷이 높아지는 것은 보통 제구가 흔들리는 등 존 적응 실패 문제, 타자들의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늘어나는 등의 이유들로 발생하는데, 마이너리그에서도 볼넷빈도가 늘어난 모습을 보였고 이번이 아시아야구가 처음일 터너에게 지크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싱커를 자주 구사하고 땅볼 유도능력을 발휘하면서도 삼진과 이닝 소화력까지 잡은 제이크 브리검은 타일러 윌슨과 더불어 터너에게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할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리그에서 타석당 투구수는 미국보다 조금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국내에서도 15개 수준을 유지해 최상위권에 속하는 윌슨과 브리검은 평균 소화이닝이 6⅔이닝 가량 될 정도로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있다. 팀에서 에이스급을 기대하는 투수라면 평균 6이닝 이상 소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두 선수처럼 경제적인 투구수 관리 능력을 보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 관전포인트

터너 좌타자 상대 투심/커브/체인지업 히트맵 (출처: 베이스볼서번트)

터너 우타자 상대 포심/슬라이더 히트맵 (출처: 베이스볼서번트)

우선 존 적응 능력과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가지고 있는 구위가 통할 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이닝이팅 능력을 판가름할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안타와 볼넷이 잦아진다면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상 성공을 기대하긴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트리플A에서 보여줬던 투구 수 관리능력이 실망스러운 터라 국내에서도 에이스급으로 활약하기 위해서 이 부분에 대한 의문부호는 지우고 갈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피홈런이 잦았는데 투수친화적인 말린스 파크를 홈으로 쓰던 2012-14년 외에는 피홈런 억제가 늘 문제로 붙어있던 선수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KIA가 홈으로 쓰는 챔피언스 필드는 사이즈가 중간 정도 되는 곳이고 홈런 팩터는 초기를 제외하면 투수 친화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홈런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투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진 점은 피홈런 문제를 안고 있는 터너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땅볼유도능력을 갖춘 투수인데 내야 수비가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KIA 수비진과의 궁합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에서 KIA 내야진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물론 국내에서 측정하는 수비스탯이 부정확한 측면이 있다곤 하지만, 해당 스탯과 더불어 병살처리 능력에서도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부분은 터너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실책이 적다는 점은 터너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유로 헥터와 결별을 하게된 KIA는 헥터와 비슷한 레퍼토리와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던 터너를 영입했다. 2016-17년의 강렬했던 헥터의 기억과 초특급 유망주로 유명했던 네임밸류를 믿고 KIA는 터너를 선택한 것이다. 작년 투수진의 붕괴로 아쉬운 시즌을 보낸 KIA는 함께 합류한 윌랜드와 양현종과 함께 터너가 선발 트로이카를 구축해줄 것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끝내 메이저리그 잔류에 실패했지만 그 후 노크한 한국무대에서 터너가 고교 시절 평가받은 포텐셜을 만개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