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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한 2019시즌 KIA, 맷 윌리엄스의 2020시즌 타이거즈는?

2019-12-12 목, 20:29 By 케이비리포트
[KBO리그] 2019 시즌 팀별 투타 총결산 : 7위 KIA 타이거즈

미래를 준비한 2019시즌 KIA, 맷 윌리엄스의 2020시즌 타이거즈는?

두산 베어스가 3년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2019 KBO리그는 막을 내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영향으로 투고타저의 바람이 불어 닥친 2019시즌, 시즌 초반부터 상하위 양극화 현상으로 예년에 비해 맥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 이후 치열한 선두 경쟁과 가을야구 막차 티켓 경쟁이 불붙으며 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궜다. 최종 순위의 역순으로 각 구단별 2019시즌을 되돌아보자. (4편 : KIA 타이거즈)

<2019 KIA 타이거즈 투타 부문별 팀 순위>


<시즌 타자&투수 MVP>

타자 MVP : 터커

(대체 선수로 합류해 재계약까지 성공한 터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MVP를 뽑기 쉽지 않을 정도로 빈약했던 KIA 타이거즈의 타선이지만, ‘뉴페이스’ 터커의 활약은 빛났다. 제레미 해즐베이커 대신 5월 중순부터 KBO리그에 합류한 그는 KIA 팀타선을 이끌며 올 시즌 KIA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95경기에 나서 111안타 9홈런 50득점 50타점 타율 0.311 장타율 0.479를 기록한 그다. 사실 시즌 중반에 합류해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올해 대체 선수로 들어온 용병 타자들(제이콥 윌슨, 카를로스 페게로, 제이크 스몰린스키, 맥 윌리엄슨) 모두 내년에는 볼 수 없게 됐다. 

터커 역시도 합류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5월 한 달 동안 타율 0.216에 그치며 퇴출당한 해즐베이커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6월이 되자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6월 한 달간 타율 0.337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7월에는 타율 0.400에 홈런을 4개나 쳐내며 완벽히 KBO리그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홈구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KIA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홈경기에서 OPS가 무려 0.999에 이르며 원정경기의 2배에 가까운 득점(33득점)을 만들어냈다.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로맥과 샌즈를 떠올리게 하는 활약이었다.

이제는 터커가 대체선수의 신화를 이어갈 차례다. 그는 투수 유형별, 득점권 등의 여러 상황에서 뚜렷한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내년 한 시즌을 통째로 뛸 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다만, 장타력에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이범호가 은퇴하면서 최형우 이외에 뚜렷한 홈런타자가 보이지 않는 KIA는 장타력에 대한 고심이 깊다. 터커는 시즌 중반 합류했음에도 2루타 부문 6위(33개)에 오르며 충분히 중장거리 타구를 쳐낼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홈런은 9개에 그치며 KIA 타선의 약점을 채우기에는 부족한 장타력이었다. 장타력 부분에서도 보다 개선되어 내년 시즌 15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면, KIA 팬들은 여전히 터커에게 여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투수 MVP : 양현종

(‘대투수’ 양현종, 말이 필요 없는 MVP.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을 향한 걱정은 단순한 기우였다. 두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무너지며 선발 투수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던 KIA 마운드지만, 양현종만큼은 굳건했다.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두산 베어스의 린드블럼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1위(2.29)를 차지한 양현종은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4월에는 평균자책점이 무려 9.82까지 치솟으며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중 꼴찌를 기록하며 어렵게 2019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독했던 슬럼프도 잠시, 5월부터 양현종은 극강의 모습을 되찾았다. 5월부터 9월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월간 평균자책점을 1점대(5월-1.10, 6월-1.69, 7월-1.38, 8월-0.51, 9월-1.35)를 넘어본 적이 없다. 8월에는 4일 NC 다이노스와의 완봉승을 시작으로 5경기에서 35.1이닝을 던지며 2자책점만 허용하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그는 한때 9.00에 머물렀던 평균자책점을 2.29까지 낮추는데 성공하며 평균자책점 타이틀 홀더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5번째이자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1500 탈삼진’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데뷔 이후 달성한 총 4번의 완봉승 중 2번이나 올해 거두기도 하며, ‘대투수’의 면모를 보인 그는 시즌 후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1선발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11일 동아스포츠대상 야구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을 비롯해 각종 수상식 참여로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그는 전체 투수 중 WAR 1위(7.43)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내년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최고의 한 해였지만, 다승, 탈삼진, 승률 3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린드블럼에게 골든글러브와 시즌 MVP를 모두 내주며 아쉬움을 삼킨 양현종. 2020년에 그는 ‘골든글러브와 MVP’라는 상과 함께 ‘FA 대박 또는 해외 진출’이라는 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수진>

KIA 타선은 계속된 내리막길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2017년 우승을 거두고 난 후 주축선수들은 대부분 하향세를 겪었고, 뉴페이스들은 쉽게 등장하지 않았다.

2019시즌 KIA 전체 타자들의 WAR 순위를 살펴봐도 팀 타선을 이끈 주축은 최형우, 안치홍, 김선빈 그리고 터커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터커를 제외한 세 선수 모두 올 시즌은 본인의 고점과 많은 차이가 있었던 한 해라는 점이다.

(2019 KIA 전체 타자 WAR 순위. 케이비리포트)


특히 최형우는 KIA 타자 중 WAR 1위에 올랐지만, FA 대박을 터트리면서 KIA로 이적한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20홈런을 넘기지 못했고, 타율도 겨우 3할을 지켰다. 

공인구의 영향으로 리그 대부분 타자의 성적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최형우의 나이는 이제 어느덧 30대 후반을 달리고 있다. 더 심한 에이징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부진한 KIA 타선에서 고군분투한 것은 사실이나, KIA는 더 이상 최형우에게만 기댈 수 없다.

KIA 타선의 더 큰 문제는 이범호의 은퇴, 나지완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장타력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KIA는 2019시즌 총 7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팀 홈런 꼴찌에 머물렀다. 최형우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린 선수도 없었다.


(KIA 내야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찬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박흥식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KIA의 젊은 선수들은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특히 박찬호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데뷔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도루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다만 후반기에 급격한 타격 저하가 아쉬웠다. 전반기에는 타율 0.290을 기록했으나, 후반기에는 타율 0.211에 머물렀다. 후반기 출루율 역시 0.248에 불과했다. 한편으로는, 출루 자체가 힘들었음에도 후반기에만 17개의 도루(후반기 도루 공동 1위)를 성공시키며 높은 확률로 출루 후 베이스를 훔쳤다. 타격이 개선된 그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박찬호 이외에도 이창진, 유민상, 이우성 등이 시즌 중간중간 깜짝 활약을 선보이면서, 박흥식 감독대행의 리빌딩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유민상과 이우성은 KIA 타선의 부족한 장타력을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여줬다.

다만, 젊은 선수들 위주의 기용이 100% 정답은 아니였다. 후반기에 수비에서의 불안감이 급증한 것이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실책 수가 적었던 KIA는 시즌 종료 후 최다 실책 2위(110개)에 올라있었다. 

체력적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던 박찬호를 포함해 수비력으로 인정받은 최원준, 황윤호 등도 늘어난 출전 기회에서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박찬호는 133경기 동안 여러 포지션을 옮겨다니면서 16개의 실책을 범하며, 내년 시즌 수비에서의 과제도 남겼다.


<마운드>

KIA의 선발진에는 ‘원투펀치’에서 ‘원’만 남아있었다. 압도적인 에이스 양현종은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그를 뒤받쳐 줄 다른 선발 투수들이 없었다. 


(2019 KIA 전체 투수 WAR 순위. 케이비리포트)


선발 로테이션의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윌랜드와 터너는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었다. 터너는 규정 이닝을 채운 전체 25명의 선수 중 유일한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심지어 부진했던 두 외국인 투수 이외에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국내 선수가 양현종이 유일했다. 김기훈과 홍건희가 그다음으로 많은 16경기, 14경기를 선발로 출장했으나 둘의 WAR은 각각 –1.13, 0.07에 불과했다.

암울했던 선발진이지만 불펜진만큼은 양적, 질적으로 모두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영건들이 불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적절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전상현은 57경기에 나서 1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LG 트윈스의 정우영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특히 후반기에 평균자책점 1.71의 짠물 투구를 선보이며 강력한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박준표는 수술로 시즌 중반에야 합류했지만, 빠르게 불펜진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5월 23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019시즌 첫 등판을 가진 그는 이후 무려 49경기에 나서며 5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이닝당 볼넷 개수는 0.96에 불과했고, WHIP(이닝당출루허용률)도 0.86으로 내년을 더욱 기대케 했다.


(타이거즈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문경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 밖에도 하준영, 임기준, 고영창 등 여러 선수가 가능성을 내비쳤고, 특히 문경찬은 올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54경기에 나서 1승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하며 KBO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뒤늦게 임시마무리로 시작한 문경찬은 세이브 순위 5위에도 올랐고, KBO리그의 전체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19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문경찬의 투구는 KIA 팬들이 승리하는 경기를 기다리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리뷰 & 프리뷰>
2019시즌 KIA는 시즌 초 계획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다. 우선 새롭게 합류한 두 외국인 투수 터너와 윌랜드의 부진이 길어지며 선발 싸움 자체가 어려웠고, 양현종도 시즌 초반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불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무리로 낙점됐던 김윤동이 시즌 초 전력에서 이탈했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들의 방망이가 힘을 잃어가며 구심점을 찾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해즐베이커는 결국 중도 퇴출당했고, 나지완은 시즌 끝까지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개막 전 계획이 완전히 엉클어지면서 힘든 시즌 초반을 보낸 KIA는 결국 김기태 감독과 결별했다. 김기태 감독 사퇴 당시 KIA의 팀 순위는 10위. 팀 타율(0.249)과 평균자책점(5.85) 모두 10위를 기록하며 투타 그 어느 곳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박흥식 감독대행이 이후 팀을 이끌면서 KIA는 상승세를 탔다. 부임 후 7연승을 달리기도 하며 팀 순위를 6위까지 끌어 올렸고, 양현종도 제 페이스를 찾으며 맹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문경찬도 마무리로 자리잡았고, 투타 타격지표가 점점 안정화 됐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더 이상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접어야 했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팀 리빌딩의 속도를 올렸다.

2019시즌 KIA의 팀 성적은 분명 실망스럽지만, 선수들의 개개인을 살펴보면 2020시즌을 기대케 한다.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터커는 본격적으로 풀타임 시즌을 시작하며 최고의 외국인 타자 자리를 노린다. 

KIA 내야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찬호는 올해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내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이우성도 트레이드 직후의 강력한 임팩트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투수진은 더욱 희망적이다.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을 일찌감치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 두 자리를 완성 시켰다. KIA 팬들은 적어도 터너와 윌랜드로 이어졌던 2019시즌의 외국인 듀오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국내 선수 중 붙박이 4, 5선발을 찾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KIA의 불펜진은 2019시즌을 거치면서 더욱 탄탄해졌다. 전상현-문경찬으로 이어지는 젊은 셋업맨-마무리 듀오는 앞으로 10년간 타이거즈의 마운드를 이끌어갈 핵심이고, 건강하게 돌아온 박준표 등 여러 선수들도 대기 중이다.

(KIA의 새시즌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슨.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맷 윌리엄슨 감독 체제로 2020시즌을 나서게 된 KIA 타이거즈. 분명 올 시즌은 아쉬웠지만, 올해의 실패는 앞으로 향후 몇 년간을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레전드 출신 윌리엄스가 이끄는 타이거즈는 어떤 모습일까? 하루 빨리 팀의 핵심 타자들인 안치홍, 김선빈과의 FA 계약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2020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