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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투수의 구원자! 승계주자 실점율 TOP3는?

2020-08-21 금, 14:59 By 이승호
구원 투수의 구원자! 승계주자 실점율 TOP3는?
[KBO리그] 좀처럼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으며 믿을맨으로 활약하는 그들

필승조 불펜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상대를 압박하는 강력한 구위? 자신이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예리한 제구력? 이런 것들은 모두 필승조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기술적인 부분일 뿐이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위기 상황에서 팀의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다. 

마무리 투수는 대부분 9회에 올라와 마지막 한 이닝을 책임지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러나 구원 투수들은 자신이 언제 올라갈지 알 수 없다. 또한 그들은 노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한 이닝만 깔끔히 책임지고 내려오는 것 이상의 능력을 요구 받는다.

특히 가장 어려운 상황은 이미 앞선 투수가 주자를 누상에 남기고 간 상황을 막아야 할 때이다. 본인이 출루시킨 주자가 아님에도 벤치는 그들이 책임지고 막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새로운 구원 투수를 등판시킨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완벽하게 타개하며 자신의 가치를 빛내는 구원 투수들이 있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리그 최상위권 수준의 승계주자 실점율을 보여주고 있을지 알아보자.

▲ 깜짝 활약하며 KT 불펜의 단비가 되어가는 조현우 ⓒ KT 위즈

승계주자 실점율 1위는 지난 6월 중순부터 1군에서 뛰기 시작하여 KT 위즈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작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조현우다. 그는 이번 시즌 총 12명의 주자를 물려받았는데 아무도 실점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승계주자 실점 제로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 나가고 있다.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6순위로 호명되며 KT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이적했다. 그러다 군복무 도중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친정팀 KT로 오게 됐는데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7경기 등판에 그치며 활약상은 매우 미미했다.

이번 시즌에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6월 10일 KIA전에 시즌 첫 1군 마운드를 밟을 때만 해도 그가 필승조로서 활약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KT 불펜에서 없어서 안 될 핵심 좌완 불펜으로 거듭났다.

▲ KT 조현우의 통산 기록 

▲ KT 조현우의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총 29경기 나와 1패 1세이브 7홀드 27.2이닝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이다. 8월에는 지금까지  9경기 나와 무려 5홀드를 달성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홀드를 쌓아가고 있다. 6월 16일 SK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도 기록했다.

조현우는 KT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믿을 만한 좌완 불펜이다. 그렇기에 이닝과 상관없이 위기 상황에 상대 타자가 좌타자라면 나설 경우도 많다. 그가 승계주자를 단 한 명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는 점은 팀의 경기 운용에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

심지어 좌타자에게 확연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 더욱 가치가 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28에 불과하고 피안타의 두 배만큼 삼진도 잡아내고 있다. 최근 불펜이 강화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창단 첫 가을야구를 노리고 있는 KT에 조현우의 활약은 매우 반갑다.

▲ 박준표의 부상 복귀가 절실한 KIA ⓒ KIA 타이거즈

승계주자 실점율 2위는 총 19명의 주자를 내보내 2명의 주자만 실점으로 허용한(10.5%) KIA 타이거즈의 박준표다. 그는 지난 시즌에 달성한 커리어하이 기록을 이번 시즌 다시 뛰어넘는 성적을 보여주며 KIA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총 31경기 나서 4승 무패 10홀드 32.1이닝 평균자책점 1.39를 기록하며 25경기 이상 나선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전성기를 맞았다고 평가받으면서 가장 개선된 부분이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볼넷의 감소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더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내면서 차원이 다른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통산 9이닝 당 평균 3~4개의 볼넷을 허용하던 그는 지난 시즌 0.96개로 볼넷의 개수가 확연히 감소했고 이번 시즌에는 무려 0.56개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그는 이번 시즌 32.1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2개의 볼넷 밖에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삼진은 9이닝당 7.52개를 잡아내면서 매우 이상적인 볼넷과 삼진 비율을 보여준다. 워낙투구의 무브먼트가 뛰어났던 투수였기에 제구와 구위 모두에서 결점이 보이지 않는 그를 상대하기란 타자 입장에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각종 세부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0에 불과하며 이 역시도 25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 중 1위다. 

다만 언더핸드 투수의 특성상 좌타자에게 약점은 존재한다.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은 0.138에 불과하지만, 좌타자 상대로는 0.288까지 상승한다. 그래도 불펜 투수의 특성상 우타자 위주로 맞춰 등판을 조정할 수 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고 있다.

▲ KIA 박준표의 통산 기록 

▲ KIA 박준표의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스타 팬투표 2차 집계 중간투수 부문에서 1위에 올라서며 생애 첫 올스타 베스트 12를 노리고 있는 박준표. 아쉽게도 그는 8월 초 손가락을 다쳐 현재는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 기간 KIA의 불펜 상황은 최악이다. 불펜 강국으로 불렸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8월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7.85로 리그 최하위다. 문경찬의 트레이드로 인한 이탈도 영향이 있겠지만, 박준표의 부상 복귀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실전 훈련을 시작하며 천천히 복귀 절차를 밟고 있는 그가 KIA의 순위 싸움 열쇠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 홀드 1위를 달리며 타이틀 홀더에 도전하는 이영준 ⓒ 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의 이영준은 홀드 단독 1위를 달리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지켜낸 불펜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록만으로도 그가 히어로즈 불펜의 핵심이라는 것이 충분히 드러나지만 이 이상으로 승계주자 실점률도 3위에 오르며 팀의 믿을맨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17명의 승계주자 중 2명만을 실점으로 허용했는데 8월 23일 전까지만 해도 조현우와 함께 승계주자 실점 제로를 유지한 유이한 선수였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위기 상황을 현명하게 이겨내고 있다. 

이영준은 이번 시즌 총 42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21홀드 33.2이닝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 투수 중 출전 경기수 1위다. 5월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7.56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금새 회복하면서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7월에는 한 달간 10경기에 나서 1승 6홀드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 키움 이영준의 통산 기록 

▲ 키움 이영준의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의 장점은 패스트볼이다. 140km/h대 중후반까지 나오며 좌완 투수임에도 상당히 빠른 공을 구사하는데 심지어 볼의 궤적도 변화구처럼 휘며 커터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71.4%로 높은 패스트볼 구사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무브먼트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타자들이 이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 

또한 그에게는 뛰어난 공 말고도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그의 열정과 노력이다. 이영준은 매우 성실한 노력파로 매일 야구 일기를 적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4년 KT의 지명을 받았다가 1군에 데뷔하지 못하고 방출됐지만 키움에서 육성선수 계약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현재까지 올라왔다. 

프로 초반 130km/h 초중반에 그쳤던 패스트볼 구속은 현재 150km/h까지도 나올 정도로 엄청난 향상을 이뤘다. 그의 야구 인생도 프로 초반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다. 어느덧 리그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 중 한 명으로도 꼽히며 홀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시즌 종료 후에 타이틀 홀더로 남으며 그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마운드에 올라가자마자 출루해 있는 주자를 실점 없이 막는다는 것. 이 상황은 구원 투수에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누상에 주자가 출루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투수에게 큰 영향을 준다. 타자와의 싸움에만 온전히 몰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 있다면 이는 더욱 부담이다.

경기 후반에 올라오는 구원 투수들의 특성상 한 점, 한 점이 소중하기에 주자는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주자의 출루로 분위기가 오를 만큼 오른 상태이고, 구원 투수는 이제 막 마운드에 올랐기에 몸이 덜 풀려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다.

그럼에도 조현우, 박준표 그리고 이영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벤치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으며 진정한 팀의 수호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현재 지금의 이 모습에는 땀과 노력이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 초반만해도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것 조차 쉽지 않았던 이들이 반전을 이뤄내며 팀의 승리를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 이외에도 전상현(승계주자 16명, 2명 실점 허용), 원종현(승계주자 22명, 3명 실점 허용), 등의 선수들도 10~15% 안팎의 승계주자 실점율을 기록하며 리그 최상위권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불펜 투수가 팀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을 때 불러오는 후폭풍은 엄청나다. 그러나 반대로 리드를 지켜낸 채 마무리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것은 큰 조명을 받지 못한다. 팀 승리를 향한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심을 잡아주는 그들의 활약에 더욱 주목해보자.

(글 : 이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