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노리는 야구 대표팀, 발데스의 느린 볼 넘어설까

2021-08-06 금, 15:57 By 케이비리포트

준결승 2경기 모두 패배, 자존심 구긴 야구 대표팀

도미니카와의 리턴 매치서 동메달 획득 노려

독특한 대회 규정으로 인해 2번의 준결승 기회를 얻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 일본에 이어 미국에게 마저 패하며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야구 종목에서 2연패를 노렸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금 사냥은 멈추고 말았다.

▲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이어 미국에게까지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 WBSC

두 번의 기회에서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다소 허무한 성적표를 얻은 대한민국 대표팀이지만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낙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만났던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동메달 획득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당초 미국과의 준결승 진출이 걸린 낙아웃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패하고 일찌감치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해있었다. 따라서 다소 체력이 비축되어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SK 와이번스에서 우승을 견인했던 현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의 에이스 산체스가 최종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도미니카의 선택은 산체스가 아닌 77년생 노장 투수 라울 발데스였다. 발데스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동시에 경험한 베테랑이다. 77년생이라는 나이와 2004년 입단이라는 프로 경력이 말해주듯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유연한 완급조절과 완숙한 경기 운영능력을 갖춘 선수다. 좌타자들이 즐비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낙아웃 스테이지 첫 무대에서 만났던 발데스의 능구렁이같은 면모에 농락당하고 말았다.

▲ 동메달 결정전 상대인 도미니카는 일본, 미국과 접전을 펼쳤을 만큼 결코 만만하지 않은 상대다 ⓒ WBSC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구속이 빠르지 않은 발데스를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말리는 모습을 보이며 6회 1아웃까지 잡는 동안 단 1점만 뽑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3:1의 스코어로 경기 내내 끌려갔고 9회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하지 못했다면, 그대로 패배할 수 도 있었다.

도미니카가 중요한 최종전에 발데스를 내보낸 이유는 첫 맞대결에서 대한민국 타자들이 전혀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두 번째 만남이기 때문에 보다 익숙해져 공략이 가능하지만, 언제라도 산체스와 같은 선발투수들을 뒤에 붙일 수 있기 때문에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대표팀에게 중요한 점은 초반에 발데스를 공략해 앞서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객관적으로 공략이 가능한 투수지만, 현재 우리 대표팀은 2번의 준결승 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최악의 분위기에 빠져있다. 쫓기는 마음에 스윙이 급해지면, 완급조절이 좋은 발데스에게 또 말려버릴 가능성이 있다.

13년의 기다림 끝에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선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도전은 아쉽게 수포로 돌아갔다. 이재 대표팀에게는 최종전 명예회복의 기회만이 남아있다. 한국은 7일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의 선발투수로 김민우를 예고한 상황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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