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투구수 제한? 청룡기 배명고가 답이다.
배명고에는 두산의 1차지명을 받은 에이스 곽빈을 포함해 총 11명의 투수가 선수로 등록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선수로 등록된 투수 전원이 청룡기 대회에서 마운드를 밟았다는 점이다. 보통 배명고 정도의 전력을 가진 팀은 이변을 만들어내기 위해 곽빈같은 에이스급 투수들만 계속해서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력의 열세를 뒤집기위해 에이스의 등판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배명고는 효과적인 벌떼작전으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에이스 곽빈을 제외하고도 청룡기에서 깜짝 호투를 보인 또하나의 파이어볼러 이재승과 잠수함 투수 맹성주같은 다른 투수들을 투입해 마운드를 꾸려나갔다. 특히나 준결승에서는 곽빈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경기를 치뤄냈다. 그 덕에 결승전에선 힘을 비축한 곽빈이 강백호,이재원,최현준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서울고 타선을 막아내며 우승기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배명고 김경섭 감독이 청룡기에서 보여준 야구는 지금보다 더 세간의 주목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실적을 강요받는 고교야구 무대에서 선수를 보호하는 용병술로 실적마저 가져온 고교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야구를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고교야구는 이번 청룡기에서 보여준 배명고의 야구처럼 변할 필요가 있다.
보통 팀 성적이 선수들의 진학이나 프로 진출같은 민감한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고교 야구에서 혹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것이 그동안 고교야구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간 셀 수도 없이 많은 고교야구스타들이 혹사로 인한 부상으로 프로 무대에서 재능을 펴보지도 못하고 사라져갔다.
올 시즌 아마추어 야구는 150km를 던지는 '베이징 키즈'들의 등장으로 오랜만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마추어야구계는 내년부터 신설되는 규정과 아마야구의 대한 주목을 바탕으로 미래의 야구스타들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