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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선수 발목 잡는 '보상제도' 이제는 정말 손볼 때

2017-12-05 화, 10:07 By 이정민
FA 미계약 선수들 발목잡는 보상선수 제도

실질적인 FA 등급제 시행 필요.

▲ FA 보상선수 '부메랑'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은 임기영 ⓒ KIA 타이거즈

스토브리가 한창이지만 중소형 FA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차갑기만 한 시장이다. 그러자 꽁꽁 얼어붙은 FA 미계약 선수들의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구단까지 생겨나고 있다. 롯데는 여전히 계약에 난항을 겪고있는 원 소속팀 FA 이우민과 최준석에게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FA시장이 열리자마자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을 검토했던 채태인에 이은 두번째 발표다. 롯데의 이우민,최준석 보상선수 관련 보도는 채태인 이후에 두번째 선언이지만 적지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넥센의 경우 원래부터 구단이 '저비용 고효율'의 방침을 통해 팀을 운영하고 있다. 넥센은 시즌중에도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와 맞교환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자리가 중복되는 FA 선수인 채태인을 정리하기 위해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다.

하지만 롯데의 경우는 다르다. 롯데는 성적을 위해서 매년 100억에 가까운 금액을 FA로 지불하고 있는 팀이다. 롯데는 선수단의 연봉 총액을 크게 개의치 않고 운영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기에 FA 선수들의 보상금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이는 넥센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단들이 마찬가지다. 이런 롯데가 굳이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레적인 경우다.

유행에 발 맞추기라도 하듯 kt 역시 미계약 FA인 이대형에 대해 이적을 할 경우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런 기류는 스토브리그의 새로운 흐름이 될 수 있다.

아무리봐도 타팀 소속의 FA 선수를 영입하게 되면 20인 이외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내줘야하는 부분은 기형적인 구조다. 20인 이외의 선수를 내주고라도 기꺼이 영입할만한 선수는 실로 매우 적은 숫자다. 그나마도 2006 WBC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은 대어급 선수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현재가 지난다면 더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차우찬이 LG와 90억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향후 5년간 그만한 젊은 선발투수가 FA에 풀리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뛴 부분도 있었다.

현 구조가 지속된다면 대어급 선수들은 점점 희소해지니 가격이 또 겉잡을 수 없을만큼 오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FA 선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현 제도만 손 볼수 있다면 이런 현상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보상선수를 받지 않아도 되는 FA 자격이 신설된다면 흐름이 바뀔 수 있다. 2차로 FA를 획득하거나 35세의 이상의 선수들에게만 해당 자격을 부여한다면 미계약 FA들의 시장이 지금처럼 꽁꽁 얼어붙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 보상선수 규정이 없었다면 손시헌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훨씬 달랐을 것이다. ⓒ NC 다이노스

종목은 다르지만 국내 프로농구 같은 경우 35세 이상의 선수는 연봉과 관계없이 보상선수 없이 팀을 이적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을 통해 이번에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욱처럼 노장 선수들이 제2의 전성기를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FA 자격 재취득 기간이 4년인 부분도 문제가 있다. 지금의 제도에서는 FA 선수가 다른팀으로 이적을 하거나 자팀과 재계약을 하게되면 계약시 보장받은 기간과 상관없이 4년이 지나야만 2번째 FA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지난 해 SK와 1+1 계약을 보장받고 다소 적은 금액에 사인한 나주환의 경우 올해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며 19홈런을 때려내는등 반등에 성공했다. 재취득 규정이 달랐다면 1년 계약 이후 다시한번 시장의 좋은 평가를 기대해볼 수 있었지만 지금의 제도에서는 나주환에 대한 권리는 온전히 SK 구단에게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FA 시장에서는 이적을 할만한 마땅한 FA 선수들이 없어 시장의 평가보다 높은 금액을 받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 웬만한 대어급 FA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100억에 가까운 실탄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예를들어 같은 포지션에 36세에 재자격을 취득한 내야수 A와 30세에 첫 FA 자격을 취득한 내야수 B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근의 성적은 A는 내야에서 3할 20홈런에 가까운 성적을 매년 기록하는 선수고 B는 2할8푼에 15홈런 정도를 매년 기록하는 선수다. 당장 내년의 성적만 본다면 이 둘 모두 최근과 비슷한 성적을 기대할만 하다. 내년에 당장 우승을 노릴만한 '윈나우 팀'에게는 오히려 B보다 A가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 제도에서는 A는 이적을 할만한 계약을 따내기도 힘든 반면 B는 내야가 부족한 여러 구단의 구애를 받고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다.

하지만 '보상선수 없는 FA 자격'과 '단년 계약'이 활성화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문제로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던 대어급 FA들의 몸값논란도 중소형 FA 선수들의 이동을 활발하게 만들면서 해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KBO리그는 1999년 이후 본격적으로 FA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해왔다. 20년이 다되어가며 여러번 규정을 손봤지만 아직까지 허술한 부분은 분명 남아있다. 총액 10억의 계약으로 대형계약을 이야기하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KBO리그의 덩치는 커졌다. 이제는 덩치에 걸맞는 FA 제도를 손질하며 도입해 리그의 품격을 한차원 올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