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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데일리안용] 2018년의 나종덕은 2005년의 강민호가 될 수 있을까?

2018-01-04 목, 12:49 By 이정민
강민호 떠난 주인 잃은 롯데 안방
특급 유망주 나종덕, 주전 도약해 안방 꿰찰까

▲ 대형 포수 계보를 이을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롯데 나종덕 ⓒ 롯데 자이언츠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을 공통적으로 포수 고민을 안고 있다. 공·수를 두루 갖춘 대형 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KBO리그 특성상 주전 포수 고민에서 자유로운 팀은 몇 없다.

그간 롯데는 이런 고민에서 자유로운 편이었다. 리그 전체로 따져도 열 손가락안에 들만한 공격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이끄는 포수 강민호가 주전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강민호가 주전급 포수로 도약한 해는 그가 고작 21살이던 2005년부터다. 그때부터 롯데는 적어도 주전 포수를 누구로 세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에게 강민호가 없는 이번 겨울은 매우 낯설다. 종종 강민호의 백업 부재로 고민을 해본적은 있어도 주전 포수 자체를 놓고 고민을 하는 것은 너무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주전 포수를 놓고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롯데가 강민호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며 재능있는 포수 유망주들을 많이 모아놓은 부분이다. 

장성우와 용덕한이 팀을 떠난 2015시즌부터 롯데는 백업 포수로 나이가 어린 안중열과 김준태등을 번갈아 기용하며 경험을 쌓게 했다. 현재 군 입대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그들이지만 돌아오면 충분히 주전 경쟁에 뛰어들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강민호의 보상 선수로 대학 최고 포수 출신의 나원탁을 지명하며 경쟁에 열기를 한 껏 더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지난 해 고졸신인으로 프로에 입단한 유망주 나종덕이 그 주인공이다. 나종덕은 마산용마고 시절부터 청소년대표에 발탁되며 장타력과 안정된 수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NC의 1차지명 후보로도 관심을 모았지만 롯데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픽을 받으며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포수로 매우 빠른 전체 3번째의 지명순위가 말해주듯 나종덕이 가진 잠재력은 매우 풍부하다. 포수 유망주를 두루 갖춘 롯데였지만 실력과 좋은 신체조건을 두루 갖춘 나종덕을 '포스트 강민호'로 점찍고 데려왔다.

롯데는 당초 강민호와 재계약을 확정짓고 나종덕을 차근차근 주전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심산이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무주공산이 된 롯데의 안방 사정은 강민호가 처음 주전으로 도약하던 2005년의 상황과 매우 닮았다.

당시 롯데는 기존의 주전 포수이던 최기문이 병역과 건강 문제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뒤이어 FA로 노렸던 포수 김동수 영입에 실패하고 내부에서 대체자를 찾았다. 백업을 보던 박경진은 주전으로는 기량이 모자랐고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던 최준석은 재활 과정에서 몸이 불어 포수를 보기 힘들어 포지션 전향을 고려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2년차 고졸 신인 강민호에게 주전 기회가 주어졌다. 이는 엄청난 모험이었다. 당시의 강민호는 지금의 나종덕보다 오히려 낮은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프로 데뷔 시즌이었던 나종덕은 지난 해 퓨쳐스리그에서 전반기에는 적응을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후반기에 감을 잡고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강민호는 데뷔 시즌 퓨쳐스리그에서 조차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강민호는 신인 시절 무주공산이던 롯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고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롯데의 과감한 결단력과 강민호의 빠른 적응력이 모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처음 주전 마스크를 썼던 강민호는 분명히 서투른 점이 많았다. 아직 기량적으로 모자란 상황에서 중책을 맡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서 성장해 나갔다. 이후 강민호는 빠르게 성장해나가며 국가대표에 단골로 뽑히며 연말에는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2년차를 맞이하는 2018년의 나종덕은 2년차에 홀로 남았던 2005년의 강민호에 비하면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일 수도 있다. 나원탁이나 안중열 같은 선의의 경쟁을 해나갈 또래의 포수들도 있고 팀 전력 역시 2005년 당시의 비하면 비교도 안되게 좋은 상황이다.

나종덕은 프로 입단 당시 본인의 롤모델로 강민호를 꼽았다. 이는 강민호가 삼성으로 팀을 옮긴 지금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나종덕 역시 본인의 롤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잡아 주전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릇이 큰 선수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그것을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더 올라가곤 한다. 2018년의 나종덕도 2005년의 강민호처럼 이를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