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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길준영의 외국인리포트]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

2018-07-24 화, 14:45 By 케이비리포트



'150만 불'급 한화 헤일, 로저스만큼 할까




[길준영의 외국인리포트]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
‘한화의 승부수’ 데이비드 헤일, 
열쇠는 구속-체인지업-수비
불펜피칭을 하는 한화 헤일(사진: 한화 이글스)

시즌 개막 전 예상을 깨고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가 10년만의 가을야구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올시즌 19경기에 등판 3승 9패 101.2이닝 평균자책점 5.13로 부진한 휠러를 방출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을 긴급 영입한 것이다.

헤일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적지 않은 투수다. 이번 시즌에도 빅리그에서 4차례 등판했다. 경력만 따지면 대체 외국인 투수로는 최고 수준이다. 

후반기 남은 기간 지급되는 50만 달러(약 5억 6775만 원)의 연봉이 헤일을 향한 한화의 기대치를 방증한다. 리그 일정을 65% 가량 소화한 현재 시점에서 50만 달러의 연봉은 풀시즌으로 환산했을 때 약 150만 달러(약 17억 원)에 달한다.

한화는 3년전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2015년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5강싸움을 벌이고 있던 한화는 시즌 막판 로저스를 영입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당시 로저스는 10경기 6승 2패 75.2이닝 평균자책점 2.97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앞세워 SK와 2위 다툼을 하는 한화지만 불펜에 비해 선발진은 상당히 헐겁다. 외인투수 샘슨이 1선발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약점은 한 경기 승패가 결정적인 포스트시즌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가을야구가 확실시되는 한화가 헤일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남은 기간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확정 짓고 보다 높은 곳으로 팀을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과연 헤일은 2015시즌 로저스의 위력을 재현할 수 있을까?

[TV 야매카툰] 헤일만 믿는 한화 (영상 보기)

#HISTORY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헤일은 아마추어 시절 투수와 야수를 겸업했다. 투수로는 간간히 등판하는 정도였고 주로 유격수와 중견수 등 뛰어난 운동능력이 요구되는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3라운드(전체 87순위)에서 지명해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헤일은 야수로 더 많은 경험을 쌓았고 운동능력도 좋았지만 그를 지명한 애틀랜타는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했다.

2009년 루키리그에서 7경기 2승 1패 16이닝 평균자책점 2.25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한 헤일은 매년 한 단계씩 마이너리그 계단을 밟으며 성장했다.

2013년에는 AAA에서 22경기 6승 9패 114.2이닝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뒤 9월 확장 로스터에 포함돼 9월 14일(이하 한국시간)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5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치렀다. 이후 한 경기에 더 등판해 2경기 1승 11이닝 평균자책점 0.82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쳤다.

헤일은 2014년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5경기 4승 5패 87.1이닝 평균자책점 3.30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이듬해 헤일을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쓰게된 것은 헤일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2015년 17경기 5승 5패 78.1이닝 평균자책점 6.09를 기록하며 시즌을 망친 헤일은 2016년에는 빅리그 마운드에 두 번 밖에 오르지 못했고 시즌 중 웨이버를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게 됐다.

볼티모어 산하 AAA에서 신통치 못한 모습을 보인 헤일은 2016시즌이 끝난 후 FA가 됐다. 다시 친정팀 애틀랜타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하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LA 다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뉴욕 양키스 등 여러 팀을 떠돈 헤일은 올해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지만 7월 11일 양키스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적지 않은 나이가 된 헤일은 다시 빅리그 마운드로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고 한화는 가을야구를 대비한 선발투수를 찾고 있었다.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헤일은 KBO리그 진출은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 플레이스타일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헤일은 무브먼트가 좋은 싱커(스탯캐스트에서는 투심으로 분류)로 땅볼을 유도하는데 능한 투수다. 스탯캐스트 기준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는 52.3%로 인플레이 타구의 절반 이상이 땅볼이었다.

다만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속구(포심, 싱커) 평균구속은 91.0마일(146.5km, 스탯캐스트 기준), 최고구속은 93.3마일(150.2km)이다. 최근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에 입성한 이후 구속이 1~2마일 가량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KBO리그 수준에서 느린 구속은 아니지만 딱히 강점을 가질만한 구속은 아니다.

구위로 윽박지르기 보다는 맞춰잡는 투구를 하기 때문에 많은 삼진을 잡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통산 K/9(9이닝당 탈삼진)이 5.27에 그쳤고 마이너리그에서도 7.11로 썩 높진 않았다. 대신 삼진이 적은 만큼 볼넷도 많이 내주지 않았다. 통산 BB/9(9이닝당 볼넷)은 메이저리그에서 3.29, 마이너리그에서 2.75를 기록했다.

# 헤일의 구종 비율(출처 : STATCAST)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헤일은 포심과 싱커 외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헤일의 슬라이더는 미국에서도 플러스급 구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스탯캐스트에서는 커브로 분류될 정도로 각이 크다. 반면 체인지업은 효과적인 구종으로 만드는데 실패했다. 헤일이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 못한 주된 원인이기도 했다.

# 헤일의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커브 투구 히트맵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커브 히트맵(출처 : STATCAST)

# 헤일의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싱커 투구 히트맵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싱커 투구 히트맵(출처 : STATCAST)

헤일의 좌-우타자별 투구 패턴을 확인해 보면 우타자에게는 포심-슬라이더-싱커를, 좌타자를 상대로는 포심-싱커-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로케이션 상으로는 우타자 상대로 바깥쪽 슬라이더와 몸쪽 싱커를, 좌타자에게는 바깥쪽 싱커와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다만 좌타자를 상대로 주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좌타자 공략에 애를 먹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6푼2리였고 피OPS(출루율+장타율)는 7할3푼이었던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각각 3할3리와 8할5푼5리를 기록했다.


#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009년 KIA 로페즈의 성공 이래 많은 싱커볼러 투수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대다수는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KBO리그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싱커볼러 성공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넥센 브리검과 LG 윌슨이 있다. 두 투수는 모두 평균구속 140km 초중반대의 빠른 싱커(투심)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 KT에서 활약한 로치도 세부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성적은 준수한 선발 이상이다. 대다수 구단은 외국인 투수에게 1-2선발급 성적을 원한다. 하지만 현재 KBO리그에서 1선발급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싱커볼러는 윌슨 뿐이다.

한화가 시즌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거액을 들여 헤일을 영입한 것은 당연히 남은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서 샘슨과 함께 팀을 이끌 수 있는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싱커볼러들처럼 4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한화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 체크포인트

KBO리그에 영입되는 외국인투수들을 메이저리그에서 보통 불펜으로 뛴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한국에 올 때 가장 우려를 사는 지점이 바로 체력이다.

하지만 헤일의 경우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모두에서 선발 경험이 적지 않고 올 시즌에도 롱릴리프로 등판해 5.2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있는 만큼 이닝 소화 능력은 문제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

헤일이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는 따로 있다.

바로 구속, 체인지업, 수비다.

일단 헤일의 속구 구속은 KBO리그 레벨에서는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포심 평균구속은 최근 하락 추세였다. 2013년 91.9마일(147.9km)이었던 평균구속은 2014년 91.6마일(147.4km), 2015년 91마일(146.5km), 2016년 90.4마일(145.5km)로 느려졌다.

다행히 올 시즌에는 91.1마일(146.6km)로 구속을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대부분 KBO리그에서 구속이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구속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빠른 구속이 성공의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KBO리그 타자들이 대처에 어려움을 보이는 150km 전후의 빠른 속구를 구사할 수 있으면 싱커의 위력이 배가된다.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외국인 싱커볼러는 대부분 최고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리고 있다.

두번째 체크 포인트는 체인지업이다.

헤일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했다. 좌타자를 상대로 주로 구사하는 체인지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일의 메이저리그 통산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무려 3할5푼7리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했던 체인지업이지만 타자들의 성향이나 리그 환경이 다른 한국에서는 충분히 타자들을 공략해낼 가능성도 있다. 만약 헤일이 좌타자에게 보인 약점을 극복해낸다면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체크 포인트는 수비다.

헤일은 인플레이 타구가 많은 투수다. 땅볼을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것이 헤일의 기본적인 투구 전략이다. 당연히 안정적인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최근 KBO리그의 환경은 헤일에게 좋지는 않다. 2013년을 기점으로 KBO리그의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014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KBO리그 BABIP는 단 한 번도 3할2푼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올해 리그 BABIP는 3할2푼8리로 역대 세번째로 높다.

한화의 수비 역시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 카운트로 연결시킨 비율을 보여주는 수비효율(DER)은 6할5푼7리로 리그 4위였다. 한화 야수들이 수비에서 도와주지 못한다면 고전할 가능성도 크다.

올시즌 전 한화는 리빌딩을 선언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예상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에 최저가(총액 57만 5천불)로 영입했던 휠러를 헤일로 교체하며 본격적으로 가을야구를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한화는 3년전 대체 외인투수로 영입했던 로저스가 보여준 임팩트를 헤일이 재현하기를 바라고 있다. 당시 로저스는 엄청난 퍼포먼스로 한화의 5강싸움을 이끌었지만 결과적으로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96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는 승패마진 +13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한껏 높인 상황이다. 헤일의 영입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포스트시즌 자체를 대비한 측면이 크다.

헤일이 한화의 의도대로 ‘포스트시즌의 로저스’가 될 수 있다면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글: 길준영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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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